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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광장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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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무현재단
댓글 0건 조회 2,091회 작성일 11-03-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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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치기 전문가’ 이해찬 광장에서 길을 묻다
‘광장’ 설립 3주년 맞아 출판 기념회… “기득권 버려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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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좌석에 앉는데 사람들이 자꾸 등을 떠밀어 이 총리님 바로 옆에 앉으라는 거예요. 저는 싫다고 했어요. 부인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계셔서….”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재단법인 광장(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의 대담집 <광장에서 길을 묻다 : 이해찬과 진보지성 23인의 대화> 출판기념회에서 큰 박수를 받고 무대에 올라온 한명숙 전 총리가 뜻밖의 농담을 꺼내자 좌중은 “와”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이어 검찰 기소 후 힘겨웠던 심경을 내비치며 이해찬 전 총리와의 일화를 덧붙였다.

“사람들이 한명숙도 ‘역시 그렇구나’ ‘역시 똑같구나’ 손가락질할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도 처음 당해 보는 일이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을 때 ‘아냐. 이건 한명숙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민주개혁세력 전체의 문제다. 같이 맞서야 한다’며 처음으로 제 손을 들어준 분이 이 총리님입니다.”

한 전 총리가 축사를 끝내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이 전 총리가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이 양손을 꽉 맞잡고 미소를 보이자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집권플랜’ 고민의 자리

이날 행사에는 이 책의 공동저자 23인(김병준, 김유선, 김진표, 김태동, 김형기, 문정인, 박주현, 박찬욱, 박창식, 오연호, 유시민, 이정우, 이정희, 이종석, 이종원, 이학영, 이해동, 임동원, 장정수, 정세균, 정세현, 조승수, 한상진)과 함께 사회자가 내빈소개만 5분여가 걸릴 만큼 많은 인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노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 각계 인사들과 특히 한명숙 전 총리, 김두관 지사, 조기숙‧천호선 전 수석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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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길을 묻다>는 광장 설립 3주년을 맞아 <계간 광장>에 수록된 특집 좌담 중 10편을 새롭게 정리해서 펴낸 책이다. 재단법인 광장은 2008년 3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폭넓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든 국민의 풍요로운 삶의 실현’이라는 기치를 걸고 출범해 시기별 현안에 대한 분석을 다룬 <아고라 이슈브리핑> 등을 발간해왔다. 또 ‘노무현 대통령 추모심포지엄’, ‘2010년 예산안 대토론회’ 등의 각종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초청 인사들의 축사에 이어 민주정부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담은 동영상 상영, 조국 교수의 특강으로 마무리되었다. 야당 대표들은 주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 플랜’을 어떻게 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축사로, 조국 교수는 ‘민생과 평화를 위한 진보집권’을 주제로 한 독특한 형식의 프리젠테이션 강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해찬 “난 엎어치기 전문가”

이 전 총리는 현 정권에 대한 질타로 인사말을 열었다.

“정치하면서 다섯 분(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의 대통령을 만났는데 제일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정권이 이 정권이다. 이제 2년이 아니라 10달 남았다. 내년 1월이면 총선 공천작업이 시작된다. MB는 TV에 나오지도 않아 눈에 안 보이게 될 것이다. 정말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는 “난 엎어치기 전문가”라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진 후 2012년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내가 선거는 좀 안다고 생각한다. 96년 서울시장 선거, 97년 대선, 그보다 더 어려운 2002년 대선도 승리로 이끌었다. 다들 2012년 대선에서 진다고 하지만 나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산·경남이 바뀌었다. 택시 타보면 기사들이 분위기 바뀌었다고 자기들이 더 좋아한다.”

그러나 단서를 달았다. “반드시 총선에서 꼭 이겨야 한다. 2012년은 92년 대선 이후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거의 일치하는 선거”라며 “92년 대선 전 총선에서 지고 나니 대선에서 도저히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6·2 지방선거 이후 수도권 한나라당 의원들이 벌벌 떨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서) 민자당 만들기 전 의석(130석 미만)밖에 못 얻을 것이다. 총선에서 이긴다면 지금 여론조사 1등 하는 사람의 별명이 앞으로는 ‘독재자의 딸’로 바뀌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강을 맡은 조국 교수는 현 정권과 여당의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한 후 “난 롯데 자이언츠 광팬”이라며 “2012년 진보진영의 대표 후보를 야구 올스타전처럼 당에 상관없이 뽑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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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연연하면 ‘사람 못 살 세상’ 못벗어나

<광장에서 길을 묻다>는 이 전 총리가 주로 사회를 맡아 진보진영 인사들이 참여해 정치와 사회경제, 외교안보, 복지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심도 있는 대화를 정리한 서적이다. 특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의 명암과 진보개혁세력의 과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복지국가 담론과 경제위기, 한반도·동북아 평화 등 개별 사안에 대한 치열한 논의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 총리는 이 책에서 “약관의 나이에 민주화운동에 투신해서 16년간 고초를 겪고 민주화 이후 20년 동안 정치인으로 일하면서 야당에서 10년, 여당에서 10년을 보냈다. 의정 활동 1위로 여러 번 뽑혔고 여당 시절에는 장관과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다. 돌이켜보면 분에 넘치는 자리였다. 이에 보답하는 길은 제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출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엄혹한 현실을 빗대어 “현재 야당과 비판세력들까지 얼마 되지도 않는 기득권에 연연하고 주도권 다툼만 한다면 참으로 ‘사람 못살 세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은 1부 민주정부 10년의 회고와 성찰. 2부 한국정치 진보개혁 세력의 과제. 3부 사회대통합과 민생민주주의 실현. 4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편으로 구성되었다.

이정우 참여정부 정책실장은 이 책에서 1부 2편 ‘노무현시대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서 노 대통령의 겸손함을 드러내는 한 일화를 밝혔다.

“한번은 노 대통령님이 직접 제주도에 가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도민들에게 공식 사과하신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 주민에게 소감이 어떠냐고 물어보니까 현장의 아주머니 한 분은 생전에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하는 거예요. 저는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제주 4·3사건과 관련한 일들은 국민의 정부가 한 것이라고 이전 정부에 공을 돌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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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3월 26일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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