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한국 뉴스... 안 볼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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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있으면 출근준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기저기서 뉴스기사들을 찾아 읽다가 속이 다 꼬이는 느낌입니다. 커피의 향은 느끼지만, 커피를 마시고 나서의, 뭔가 새벽을 충만하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상황이랄까요. 일본의 원전 문제는 어찌 돌아가는건지... 계속해서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모두 '총합적인 거짓'들이 다 모인 것 같습니다. 이른바 50인의 결사대는 내몰린 독신의 젊은이들과 '파견'당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느낀 감정은 일종의 배신감 같은 것이었고, 계속해서 터지는 사고들은 우리에게 거짓과 허위의 폭발로 인한 불신의 방사능을 퍼뜨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아직도 그 진실 여부를 두고 공방중인 천안함 사건은 그 1주기를 맞았어도 그 진실의 실체에 접근하기는 커녕, 비상식적 파시즘의 광기로 뭉친 집단과, 진실에 애써 눈 감기를 요구하는 세력들, 그리고 그들의 나팔수들이 일체의 객관적인 데이타의 접근 자체를 불허하려 하는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고, 이미 그들의 나팔 소리에 지쳐버린 많은 사람들은 그 상식의 소리들에도 눈감고 있음을 멀리서 바라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내겐 답답함과 울렁증, 그리고 괜한 흡연 욕구만을 부를 뿐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묻혀버린 적지 않은 사건들, 예를 들어 이제 곧 해빙기에 터질 매몰된 가축들로부터 시작될 재앙의 가능성이나, 혹은 계속 올라가고 있는 살인적인 물가라던지 하는 문제보다는 거의 중년 남성들의 관음증이라고나 묘사될 수 있는 신정아의 모니카 르윈스키 같은 행각들이 포털뉴스의 탑꼭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정작 가장 필요하고 실제로 알고 대처해야 할 것들은 이미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찬밥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어디서부터 '희망'을 챙겨야 하는가 아득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그저 그러려니 하고 그 '만성화된 거짓'에 순응되어 가는 것. 사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매일 매일의 삶에서 보고 느끼는 것들을 스스로 생각하면서 걸러내고 취합해야 하는 상황,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믿을 수 있는 것이고, 무엇이 윤색되고 각색된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드는 이 세상의 시스템은 암담하게까지 느껴집니다. 그나마 내가 이곳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또 고민하고, 사고하면서 살 수 있는 현실이 그냥 고맙게만 생각되는 것은 어쩌면 몰상식이 상식으로 둔갑해 판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인 듯 합니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컴퓨터를 켤 때마다, 들여다볼 때마다 생기는 이 욕지기 현상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이른바 정보중독 현상 때문에 모니터를 안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들여다볼 때마다 느껴지는 이 우울함은 결국 상식과 정의, 그리고 원칙이 제자리를 잡고서야 완치될 증상인 모양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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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세상이 좋아졌다지만 진실은 숨겨지고 거짓과 허위가 판을 치는 와중에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거짓을 진실로 알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모두 많이 똑똑해져야 주어지는 정보의 내면을 꿰뚫어보며
진실에 조금이나마 접근할 수 있는 참으로 엉터리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스컴이 진실을 말하고
보고 듣는 소식들이 진실인가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은 우리 민중의 의식이 깨어나지 않고는 오지 않을 모양입니다.
폰툰님의 댓글
폰툰 작성일
모두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얄팍한 금전에 휘둘리는 삶을 살게됩니다.
그 와중에도 깨어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그들이 스스로 진실을 말하게 될 것입니다.
배운자들의 각성이 중요한데...말로는 되지않고 나부터라도 먼저 주변을 챙겨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