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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탈출구 ‘보편적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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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돼지
댓글 1건 조회 2,051회 작성일 11-03-19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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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감 보궐선거의 작은 불씨였던 무상급식이 복지논쟁으로 만발하면서 내년의 총선과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정세 전환이다. 세계 10위 경제대국이 심한 빈부격차로 의식주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자살률이 세계 1위가 되고, 출산율이 세계 꼴찌이며, 청년들까지 실의에 빠져 자포자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복지가 거대한 빛으로 떠올랐으니 한국 사람들의 집단적 지혜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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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1972~81년에 런던에서 살면서 “영국 같은 자본주의도 있구나!” 하고 놀란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어린아이 셋을 데리고 갔으니, 걸핏하면 병원에 가고 한 애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는데 모두가 무료였으며, 유아학교부터 대학원까지 한 번도 돈을 낸 적이 없다. 내가 박사과정에 있을 동안은 런던 중심의 기숙사에서 식구가 많아 세 개의 층을 배정받았는데도 월세는 한 개의 층을 사용하는 학생과 거의 마찬가지였다. 월세는 그 주변 시세의 10분의 일도 안되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는 그 동네의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겼는데, 마찬가지로 큰 공간을 배정받았다. 월세는 가족 소득에 따라 지급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회보장 확립, 내수 확대 연결

영국의 사회보장제도가 확대되는 과정에서는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후보자들을 압박한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기업들의 이해타산도 많은 역할을 했다. 기업은 아이디어가 많고 건강한 노동자가 필요한데, 기업이 스스로 무상학교와 무상병원을 지어 운영하는 것보다는 정부가 기업 전체를 위해 운영하는 것이 값싸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이 장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식주생활을 정부가 보증하는 복지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이런 복지제도는 모든 국민이 하나의 권리로 당연히 누리는 것이므로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복지논쟁에서는 누가 세금을 내는가가 큰 이슈인데, 사회복지는 부자를 포함한 납세자 모두가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부자들만이 세금을 내서 가난한 서민을 돕는다는 생각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소득계층별로 세금총액에 기여하는 비율을 계산하면, 예컨대 국부의 90%를 소유하는 최고부유층 10%가 세금총액의 90%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은 소득세 누진율에 따라 자기 소득의 일부를 세금으로 정부에 내고, 정부는 이 세금으로 사회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복지제도가 정부의 세금총액을 초과한다면, 정부는 누진세율을 높이든지 새로운 세금을 만들어내든지, 아니면 불요불급한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1948년 무상의료를 실시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 있던 식민지를 독립시키고 주둔군대를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도 엄청난 규모의 정부 지출을 삭감할 수 있으며, 종합부동산세와 소득세를 이전의 형태로 뒤돌리더라도 대규모의 세금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호법이 자식을 가졌다는 이유로 보호를 받아야 할 노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의 “실제로 못사는 사람에게 복지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전혀 다르지 않은가? 또한 “부모들의 소득수준을 따져서 공짜로 점심을 줄 학생과 주지 않을 학생을 가려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소득기준을 어디에다 그을 것이고, 소득조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이며, 거짓으로 신고할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따지는 행정비가 오히려 더 든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얄팍하고 얄미운 발상으로 사회복지를 처음부터 허물어뜨리려는 그런 사람들을 다음 선거에서 대폭 낙선시켜야 할 것이다.

‘뉴딜정책’이 존경받는 이유

지금의 세계대공황을 이전처럼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을 올려 금융귀족이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방법으로 극복하려 하는 것은 대공황을 연장하는 미친 짓이다. 모든 나라가 실업을 줄이고 임금수준을 높여 국내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당장 필요하며, 국내시장을 확대하는 특효약은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이다. 루스벨트의 뉴딜이 아직도 총명한 아이디어라고 존경받는 이유는 실업자와 서민을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을 올리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권장했기 때문이다.

2011-02-15 20:49:38             김수행 | 성공회대 석좌교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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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님의 댓글

돼지 작성일

"노동자들이 장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식주생활을 정부가 보증하는 복지제도가 도입된 것이다. 이런 복지제도는 모든 국민이 하나의 권리로 당연히 누리는 것이므로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

"루스벨트의 뉴딜이 아직도 총명한 아이디어라고 존경받는 이유는 실업자와 서민을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을 올리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권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노조 알기를 우습게 아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시해 버리는게 다반사가 되버렸읍니다.

우리가 아는 최선의 복지는 일할수 있는 직장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안심하게 일할수 있는 직장이
아니라 파리 목숨보다 더 못한 직장이니 거기에
복지라는것을 말한다면 사치가 될수 있겠죠.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이 더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노조원이 일터를 보장해달라고 시위를 하면 공권력을
개입시켜서 노동자를 초죽음 시키는게 한국일것입니다. 

쌍용 자동차 노조가 한예가 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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