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총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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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총선이야!!!
2011.03.20 05:42:16
진보개혁진영을 통털어서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가장 뛰어난 정치적 자산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유시민이 이제 원장이라는 직함 대신 참여당 대표라는 직함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미 그 감동의 일말을 적은 바 있듯이, 이번 참여당 전당대회에서 유 신임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자산은 모든 국민의 몫, 부채는 우리의 몫'이라는 요지의 연설로 그 연설을 눈으로 보고 들은 이들 중, 적어도 참여정부와 노무현에 대해 아직도 식지 않은 열정을 지니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울렸다. 과연 유시민답고, 참여당다운 발상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왜 하필 지금인가?'라는 형태의 의구심도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너무 빨리 대표에 오름으로써, 불필요한 공격에 너무 많이 노출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어 보인다. 누군들 그런 걱정이 없겠나만은, 필자는 유시민이 이런 결심을 한 그 마음이 대충은 짐작된다.
유시민의 이런 저런 연설을 가만히 들어보면, 절대로 자기가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을 안한다. 할 수 있으면 자기가 하겠지만, 안되면 다른 이들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할 뿐이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게 노무현, 유시민의 어법이라고 보면, 이건 그의 속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나는 실제로 유대표가 저런 마음 가짐을 갖고 있다고 본다.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마음 가짐이다. 권력욕이 좀 약해 보이는 걸 약점으로 삼는 이들에게는 미흡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상의 스탠스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신중한 유시민이지만, 전국 시도당 대회 다니면서, 아니 정확히는 당대표 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확언'에 가깝게 이야기하는 내용이 있다. 현 시점에서 보면 '무모한 약속'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민주진보개혁세력의 의석 총합 180석, 참여당몫 20석 확보론'이 그것이다.
사실 잘 해석해줘도 희망섞인 자기 암시, 혹은 자기 최면용 멘트일 수밖에 없는 게 현 상황이지만, 바로 이 대목이 유시민이 지금 이 시점에서 전면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양아치 언론 나부랭이들 어느 누구도 이 이야기는 안하고, '사실상의 대선 출마' 운운하고 자빠져 있지만, 사실 어지간한 '우리들'은 다 짐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유대표가 전당대회에서도 직접 언급했듯이, 지금 참여당에 가장 중요한 일은 내년 총선을 충실하게 대비하는 것이다. 심하게 말해서 대선에서 참여당은 유시민이 직접 나가서 승리하면 최선이지만, 여건이 불비해서 야권 단일 후보가 되지 못하거나, 경기지사 때처럼 단일 후보가 되어 출마해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그다지 큰 내상을 입을 게 별로 없는 당이다. 오히려 이기면 그게 진짜 황당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니까, 져도 잃을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총선은 다르다... 총선에서 참여당은 의미있는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그 고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큰소리를 뻥뻥 치고 있지만, 독자 생존은 고사하고, 낙동강 오리알처럼 오도가도 못하는 정치적 미아 집단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게 지금 정치 지형이다. 물론 그럴 경우, 우리나라 정치의 개혁은 또다시 물건너가겠지만, 대부분의 정치인들, 특히 유력 정당의 정치인들과 양아치 기자 나부랭이들 중 정치 개혁의 참뜻과 대의에 동참은 커녕 이해라도 하고 있는 애들이 거의 없다는 걸 감안하면, 이것은 유시민이 서울신문과의 장문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매우 상황이 안 좋다'고 표현한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유시민 개인의 정치 생명뿐만 아니라, 참여당의 정치 생명, 나아가 참여정부의 부채를 인수해서 갚아 나감으로써, 못 다 이룬 노무현의 꿈을 현실화시키길 간절히 원하는 이들의 꿈까지 모두 풍비박산 나버릴 위험이 있는 대도박이 바로 내년 총선인 셈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목도한 바와 같이, 현재 참여당의 당세로는 결코 내년 총선을 낙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보는 것처럼, 참여당에 참여한 시민들의 기세는 물론 훌륭하지만, 객관적으로 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인재풀이 절대적으로 빈약한 것이 참여당의 현실이다. 내년 총선에서 야권의 대약진이 예고되어 있는 지금, 많은 이들이 자천타천 내년 총선을 노리며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그들 중 참여당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극히 드문 게 냉정한 현실이다. 대의와 명분만 갖고 투표하는 유권자가 절대다수라면야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후보의 스펙도 무시 못할 요소임을 감안하면, 참여당은 유시민 대표 임기 중 역량 있고 참신한 인재들을 광범위하게 이 당에 끌어들이고, 이들을 내년 총선 관문에 대표 선수로 내 보내기 위한 작업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돈도 없고, 전망도 불투명한 참여당이 이걸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야권 연대에 올라타는 것뿐이다.
그 것이 바로 유시민이 바로 이 시점에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라고 본다. 그래도 그 당에서 이런 일을 할 사람은 유시민이고,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인 그가 직접 총대 메고 전국 돌아다니면서 당 이미지를 제고하고, 당 인지도를 높이고, 조직력을 높여 가는 동시에, 이를 지렛대로 야권연대 협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해서는 바로 이 시점에서 참여당 운영의 키를 그가 쥐어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기에, 많은 상처를 각오하고 지금 그가 전면에 나선 셈이다.
이동당사 이야기도, 일점돌파 이야기도, 결국은 내년 총선 승부수를 지금 띄우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당연하고도 옳은 선택이다...
일각에서 민주당과의 마지막 일합을 위해 유시민 대권 후보 지지율을 최대한 올리는 게 시급하고 어쩌고 하지만, 그거, 솔직히 지금 하나도 안 중요하다고 본다. 유시민 지지율이 높으면 인재 영입에 좀 유리하긴 하겠지만,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참여당 지지율을 최대한 올리는 거니까...
참여당의 지지율을 유시민이 15%로 제시한 이유가 뭐겠나? 참여당 지지율이 15%라는 소리는, 참여당 소속의 후보들은 어지간하면 선거 비용을 다 국고에서 보전받게 됨을 의미한다. 당연히 나가 보고는 싶은데, 민주당은 경쟁자도 많고, 좀 그렇기도 하고 해서 못 가는 이들은 참여당이 꽤 괜찮은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밑져보았자, 비용도 다 돌려받으니, 아주 썩 괜찮은 선택이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4-5%의 지지율로는 이런 이들을 끌어오기 어렵다. 대의가 아무리 좋아도, 선거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게 참여정부와 이런 저런 인연을 가진 많은 이들이, 민주당으로 가지도 못하고 외곽을 떠돌면서도 선뜻 참여당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 아니었나?
유시민은 앞으로 참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우리 정당사에서 최초로 시도하게 될 이동당사 운영이 꽤 재미있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면, 지지율15% 달성도 그다지 허망한 목표는 아니다. 오는 4월 재보선에서 기대대로 원내진입이 이루어지면, 지지율 면에서 안정적인 3위에 안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해 봄 직하다. 야권 연대 과정에서 참여당과 유시민의 이름은 언제든 오르내릴 수밖에 없고, 유시민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이들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못하고, 참여당에 주권당원으로라도 가입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당의 외연을 신속하게 넓히면서, 인재풀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는 것이 유시민 신임 당대표가 앞으로 사활을 걸고 해 나가는 일의 주된 목표가 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개혁진영이 승리하면 대선은 저절로 이긴다는 전망이 많다. 일리가 있는 분석이다...
근데 이건 참여당에도, 유시민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참여당의 유의미한 의석수로 원내3당에 등극하는 순간, 유시민의 지지율은 20%를 향해 달리게 될 것이다. 원내 의석 0의 참여당 후보로 15% 정도까지 기록 중인 그에게 이런 예상은 결코 허황된 게 아니다...
혹시라도 유시민이 그대로 결승선까지 직접 골인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이라면,
이제는 유시민이 아니라, 참여당 지지율 올리는데 '올인'해야 할 때다. 참여당 지지율이 15%가 되면, 지금은 실낱같아 보이는 그 가능성이, 눈앞에 잡히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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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님의 댓글
돼지 작성일
유시민이 바로 보고 있군요.
참 다행입니다.
대선에서 이길려면 총알이 필요한데
유시민에게는 그 총알이 바로 국회의원을
얼마나 갖고있는가에 달려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