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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장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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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개곰
댓글 1건 조회 2,018회 작성일 11-04-0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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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은 윈스턴 처칠이었지만 처칠이 이끄는 보수당은 전쟁 직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에게 참패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영국은 1939년 전쟁이 본격화된 이후로 배급제를 중심으로 사실상 사회주의 체제로 굴러갔다. 연료는 물론이고 양말 한 켤레까지도 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혼자서 많이 사들일 수가 없었다. 외적과 맞서 싸우려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골고루 배분해야 했고 나보다는 전체를 더 생각하면서 살아야 했다. 부자들한테서는 90퍼센트가 넘는 소득세를 걷었다. 사회주의보다 더 사회주의적인 체제에서 살아가면서 적색에 대한 영국 국민의 저항감은 크게 줄어들었다. 소련이 히틀러에 맞서다 치른 엄청난 희생을 생생히 지켜보면서 영국 국민은 소련 국민에게 연민과 동지 의식을 느꼈고 그것은 사회주의에 대한 우호감으로 이어졌다. 

둘째, 1920년대에 언론의 괄시를 받았던 영국 노동당이 30년대부터는 대중 언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자신을 대변해줄 매체를 적극적으로 키웠다. 1920년대 말까지만 해도 노동당을 대변하는 일간지는 <데일리 헤럴드>뿐이었다. <데일리 헤럴드>는 1910년대 초반 인쇄공들의 파업 소식지로 출발했다가 나중에 노동당의 재정 지원을 얻으면서 일간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대중지라기보다는 활동가들의 정책 홍보지에 가까운 신문이었다. 그래서 대중적 기반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1931년 총선에서 참패를 한 뒤 노동당 지도부는 언론을 통한 지지 기반 확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데일리 헤럴드>를 대중 일간지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마케팅 능력이 출중한 민간 출판사에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팔았다.  대중지로 거듭난 <데일리 헤럴드>는 여느 대중지와 마찬가지로 독자에게 무료로 상해 보험을 들어주었다. 상해 보험은 일종의 판촉용 경품이었다. <데일리 헤럴드>는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적극적 마케팅에 힘입어 1930년대 중반 가장 먼저 200만부를 넘어서는 신문으로 발돋움했다. <데일리 헤럴드>가 노동자 사이에서 많이 읽히니까 <데일리 미러>처럼 어중간한 태도를 보였던 신문도 판매 촉진을 위해 논조가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래서 2차대전이 끝나기 직전에는 노동당에게 우호적인 논조를 펴는 신문의 판매부수가 600만부에 이르면서 좌우 신문 시장의 균형이 이루어졌다. 

정치와 신문은 자웅동체다. 영국을 비롯하여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신문은 처음에는 민감한 자국 정치 현실에 관한 보도를 할 수 없었다. 하나같이 외국에서 일어나는 사건만을 다루었다. 영국 신문이 자국 정치 현실을 조금이라도 보도할 수 있게 된 것은 청교도혁명으로 왕의 절대 권력이 약화되면서부터였다. 신문이 자국 정치 현실을 조금씩 보도하게 되면서 정당 정치는 활성화되었고 각 정당은 자신의 이념을 널리 알리는 수단으로 매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프랑스혁명에서 로베스피에르 같은 원칙파가 초반부터 압도적인 수적 열세를 딛고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로베스피에르의 원칙에 공감하는 다수의 신문들이 로베스피에르의 외로운 목소리를 의회 밖으로 열심히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나라든 비슷하지만 한국에서도 부자들은 매체에 별로 신경을 안 써도 된다. 다른 부자들이 매체를 만들어 자기들의 이익을 알아서 지켜주기 때문이다. 부자들을 대변하는 신문은 진실과 사실은 뒷전이고 부자들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논리만 열심히 생산하고 전파한다. 주류 진보 매체도 진실과 사실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에서는 부자 대변 언론과 똑같다. 한국의 주류 진보 매체는 누가 자기들의 주류 기득권을 위협하는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기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세력은 철저하게 짓밟고 무시한다. 김해와 분당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국민참여당에게 불리한 조건만을 들이미는 민주당의 작태는 눈꼽만큼도 보도하지 않고 부당한 압력 앞에서 국민참여당이 원칙을 요구하는 최소한의 항변은 분열과 몽니로 몰아세우는 주류 진보 패거리 매체의 작태는 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난 패거리 의식일 뿐이다. 

노무현 정신은 공정한 원칙이 정해지면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그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려면 그 전에 정정당당하게 겨루어야 하고, 정정당당하게 겨루려면 그 전에 승부의 원칙이 공정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안의 경력 친노들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자당 안의 후보 경선이나 타당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는 억지를 부리는데도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도 지적하지 않는다. 노무현은 그러지 않았다. 노무현은 이해찬이 돈 공천을 비판했다가 당 지도부의 눈밖에 나서 공천을 못 받자 총대를 메고 나서서 이해찬이 공천을 못 받으면 자기도 탈당하겠다고 항의했다. 노무현은 자기 이름이 걸린 조직이 원칙과 상식을 짓밟고 함부로 굴러가는 것을 용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친노는 그런 노무현의 정신을 실천에 옮기려는 사람들만 쓸 자격이 있지 노무현의 정신이 자기가 몸담은 조직에서 짓밟히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경력 기회주의자들만 써야 하는 독점어가 아니다. 

노무현이 당한 수난의 주범은 사실을 비틀고 덮고 날조하는 좌우 언론의 협공이었다. 그런데 친노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노무현과 똑같이 좌우 언론의 일방적이고 악랄한 사실 왜곡 공세에 시달리는 국민참여당을 보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다. 

노무현의 정신을 옹호하는 언론이 없는 한 노무현과는 언제나 외로울 수밖에 없다. 노무현의 후예를 자처하는 사람들까지도 노무현의 정신을 짓밟도록 부추기는 패거리 매체들이 좌우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죽이는 데 이념을 초월하여 앞장선 패거리 언론의 부당한 엄호 사격을 받으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정치인은 노무현의 후예가 아니다. 또 다른 노무현을 죽이는 데 동조하는 공범일 뿐이다. 노무현을 팔아 입신양명하려는 장사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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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카게산다님의 댓글

차카게산다 작성일

너무나 정확한 말씀.
제대로된 언론하나 키워보자는 염원이 이렇듯 힘이 든다.

서프라이즈 너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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