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 장병 휴대폰 조사 땐 사고위치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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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희생 장병 휴대폰 조사 땐 사고위치 나올 것”
- 김성전 소장 “사고원인은 현장에 있다”
- 이종인 대표 “가스터빈 덮개 폭발과 무관”
- 신상철 대표 “케이블 끊어진 형태 폭발이 아닌 증거”
(미디어오늘 / 조현호·조수경 / 2011-03-28)
천안함 침몰과 46명의 장병이 희생된 지 1주년을 맞아 침몰 원인조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던 전문가들 사이에서 당시 필수적인 조사조차 외면하는 등 사고조사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함 선체와 그 주변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확한 침몰시간과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희생자인 46명의 장병 휴대폰 통화내역과 해군작전사령부, 2함대 사령부, 속초함 장병 통화내역에 대한 조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당시 임종인 의원 보좌진으로 서해교전 사건의 교신기록 등을 조사한 경험이 있는 군사평론가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은 지난 25일 천안함 1주년을 맞아 미디어오늘 주최로 열린 좌담회에서 이같이 기본적인 사고조사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 소장을 비롯해 해난구조·인양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 선박·항해전문가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천안함 합조단 민간위원)가 참여했다.
김 소장은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모든 사고의 단서는 현장에 다 있다는 점에서 천안함 조사결과는 사고조사의 원칙에서 벗어났다”며 “이는 국민들 모르게 사고의 진실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낳게 한다”고 지적했다.
▲ 지난 25일 천안함 1주기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군사평론가인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 ⓒ이치열 |
김 소장은 그 근거로 △TNT 250kg이 폭발했다면서 생선 한 마리부터 화약과 같은 부유물조차 떠오르지 않았고 백령도 근처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고추정시각인 밤 9시15~22분은 굉장히 조용한 시간이고, 백령도는 더더욱 고요한 곳임에도 TNT 250kg이 2.5km 앞바다에서 터졌는데 그 소음을 백령도 주민 누구도 듣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이는 말이 되질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폭탄 하나라도 터지면 그 소리가 어마어마하다. 공군이 소유한 직도 사격장에서 같은 시간대에 TNT를 한번 터트려보면 그 엄청난 소음과 불빛, 버블, 물기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며 “해군이 보유한 천안안급의 퇴역 함정이 있다면 갖다놓고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위치와 침몰지점 특정과 관련해 김 소장은 “그 당시 교신내용을 보게 되면 다 나온다. 특히 사고 직후 함장과 해군 참모총장이 휴대폰 통화를 했다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군 참모총장에게는 군령권이 없기 때문”이라며 “휴대폰 통화 기록 일체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희생 장병 46명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강조했다. 그는 “이들 46명이 보유하고 있는 휴대폰이 물에 잠겨 통화정지된 시간을 추적하면 배 침몰시간이 나오고,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46명의 휴대폰이 네트워크에서 사라진 위치를 삼각측면법으로 보면 침몰위치가 정확하게 파악된다”며 “간부들이 주변 병사의 휴대폰을 빌려서 통화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생존장병이 2함대 작전사령관과 근무한 통화내역 (여부), 해작사 상황실 내의 병사들 통화내역, 해군참모총장이 해군본부 작전상황실 내 근무한 통화내역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이유로 이 당시 통화내역이 3개(해작사·해군본부·2함대) 사령부와 이뤄졌을 경우 폭발인지 다른 이유인지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안함이 폭발에 침몰한 상황이었다면 통화 자체가 이뤄지기 불가능했을 것이고, 다른 사고 상황이었다면 배를 구하기 위한 시도였을 것이라는 얘기다. 천안함과 멀지 않은 위치에 있던 속초함에 탑승했던 장병들의 휴대폰 통화내역도 조사대상이라고 김 소장은 덧붙였다. 합조단은 최종보고서에서 생존장병의 진술과 증언만을 제시했을 뿐 희생자는커녕 생존장병의 통화내용에 대해서도 일체 기재하지 않았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이치열 |
폭발 외의 다른 이유와 관련해 좌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김 소장은 백령도 모래바닥의 특수성도 언급했다. 백령도 모래바닥의 경우 중형 수송기가 착륙해도 변형이 안 오는 단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고, 모래 언덕에 부딪혔을 경우 파고와 지렛대원리에 의해서 큰 전함 자체를 부러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폭발) 시 물방울 맞았다는 견시병의 진술에 대해 김 소장은 “견시병은 전투가 벌어지면 벨트를 묶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상황 시) 탈출이 용이하게 하려고 풀어놓는 경우가 많다”며 “폭발이 일어났다면 견시병 2명은 배에서 튕겨져 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1m 떠올랐다고만 했고, 멀쩡하게 있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하나하나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절단면과 관련해 수중폭발에 의한 버블효과로 천안함이 절단됐다고 하지만 버블효과로 선체가 ‘브이’자와 ‘역브이’자를 반복해 부러질 경우 절단면에 위아래로 구부러진 형태가 남아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도 천안함의 절단 형태에 대해 “시간을 두고 찢어진 것”이라며 “엿을 양쪽에서 당겨보면 가운데 부분의 표면이 말짱하다가 일부 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튼 자국이 생기는데, 쇠로 된 배 역시 마찬가지다. 천안함(절단면)의 경우 표면이 뜯겨진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함미 인양 시 하단의 여러 구멍에서 물이 샌 것을 두고 합조단이 ‘씨체스트’(냉각수 유출입구)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이종인 대표는 “천안함엔 이 구멍이 9개나 되는데, 이게 모두 씨체스트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천안함 보다 큰 대형선박도 많아야 4개 뿐”이라고 지적했다.
▲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전 합조단 민간위원) ⓒ이치열 |
이 대표는 또한 가스터빈실 덮개의 형태에 대해서도 “우리 사고해역에 잠수해서 문짝 2개 만한 크기의 가스터빈실 덮개를 발견하고 동영상으로 촬영도 해놨다”며 “그 형태는 폭발로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니라 뜯겨져나갔음이 분명해 보였다”고 강조했다.
케이블이 끊어진 형태에 대해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그 안의 구리선이 드러나 있는데 모두 휘어 있다. 폭발로 인해서 끊어졌다면 녹아내렸거나 확 끊어진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천안함 절단면의 케이블과 구리선을 보면 피복이 먼저 끊어지고 구리선은 늘어지다가 끊어지면서 끝 부분만 휜 것이다. 이는 폭발에 의한 절단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진실 규명과 관련해 제3의 인물로 조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서 모든 자료를 놓고 ‘수사’ 수준의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성전 소장은 “사고조사의 기본원칙과 수칙대로 가면 다 밝혀진다”며 “조사의 주체를 제3의 인물로 짜서 다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민주당이 합조단 민간위원으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를 추천하기 전에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을 먼저 추천했으나 본인의 고사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김 소장은 이날 “신상철 대표에게 미안한 감이 있다”며 자신이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으로 제의받았으나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거절 사유로 “생업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의 보전을 해줘야 하며 조사위원 활동을 한다면 4개 분과(폭발, 함정구조/관리, 과학수사, 정보분석)에 다 오가며 비밀이라도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조건을 내세웠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이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정부의 들러리 설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 천안함 함미 우현 ⓒ이치열 |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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