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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위협이라는 판타지,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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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폰툰
댓글 3건 조회 1,972회 작성일 11-04-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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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에 실려 오는 적국 핵무기를 중간에서 떨어뜨리는 요격체제는 과학기술로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지만, 형편없는 명중률이 말해주듯 비현실적이다. 설령 기술적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해도 다시 그것을 교란하고 파괴하려는 또다른 기술 개발과 천문학적 군사비 투입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군비경쟁을 가속하고 상호확증파괴의 공포를 배가시킬 뿐이다.

국방부가, 실패로 끝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시절 미국 전략방위구상(SDI)의 복사판인 미사일방어(MD)체제의 한국형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결국 미국과 공동연구 약정이란 걸 맺었다. 해법은 핵무기 자체를 없애는 것이라고 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논법에 따르면, 북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요격체제 등 군비 강화로 대응하는 것은 문제를 더 꼬이게 하는 바보 같은 짓이다. 대결구조 해체가 정답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사이트 월드팩트북을 보면,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공식 환율 기준으로 9863억달러다. 실질구매력지수 기준으로는 1조4670억달러. 지난해 군사비(국방비)가 306억달러였다고 하니 공식 환율 기준 국내총생산의 3% 남짓이 군사비로 쓰였다.

북한 국내총생산은 공식 환율 기준으로 280억달러, 실질구매력지수 기준으로는 400억달러(2009년)였다. 북한 군사비 항목은 ‘자료 없음’으로 돼 있는데, 공식 환율 기준으로 남쪽처럼 군사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3% 정도를 썼다면 8억달러, 20%를 썼다면 50억달러가 좀 넘고, 국방연구원 등의 주장대로 무려 30%를 써봤자 80억달러 남짓이다.

일본의 새 ‘방위계획 대강’과 ‘중기 방위력정비계획’은 앞으로 5년간 약 23조5000억엔의 군사비를 투입하는 걸로 돼 있다. 매년 500억달러가 넘는다. 해외 군사역할을 늘리고 미사일방어와 ‘북한 위협’, 방위산업에 더욱 신경을 쓸 모양이다. 이번 대지진의 파장은 미-일 동맹체제 강화와 함께 이런 추세를 한층 더 굳혀 놓을 가능성이 크다.

거기엔 일본 관료와 정치가들의 그릇된 냉전의식이 깔려 있고, 그 중심엔 ‘북한 위협이라는 심한 거짓말(big lie)’이 자리잡고 있다고 카럴 판볼페런 암스테르담대학 명예교수(비교정치경제)가 최근 <재팬 포커스>에 쓴 글에서 지적했다. 판볼페런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북이 좀 문제이긴 하지만 그걸 치명적인 위협으로 과장하는 일본 보수우파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했다.

북이 바라는 건 체제 인정과 생존이다. 평양의 통치자들이 자살이라도 하려고 마음먹지 않는 다음에야 중국도 러시아도 반대하는 마당에 북의 국내총생산보다 많은 군사비를 쓰는 한국에 대해 전쟁을 감행할까. 게다가 그 뒤엔 한 해 500억달러 이상을 군사비로 쏟아붓는 일본이 있고, 또 그 뒤에는 한국과 일본에 군사기지를 둔 미국이 버티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비는 무려 6930억달러로 정부지출의 42%나 차지했다.

북의 위협이라는 ‘거짓’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건 미국 군산복합체다, 그거야말로 미군의 동아시아 주둔 명분이며, 일본 우파는 그런 논리를 병적으로 추종하는 노예적·식민지적 사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판볼페런은 비판한다. 하지만 일본 우파가 그런 병적인 관계를 자청함으로써 얻는 특혜를 즐기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까지 판볼페런이 생각해봤는지는 모르겠다.

천문학적 국가부채 때문에 해외기지를 토대로 짜인 미 제국체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일본은 주일미군 주둔경비의 70%를 자국민 세금으로 대주고 있다. 일본 보수우파에겐, 한민족에겐 최악일 수도 있는 지금의 동아시아 정세구조 지속이, 극우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언젠가 얘기했듯이 하늘이 돕는(천우신조) 형국일 수 있다.

문제는 한국 보수 주류의 안보관이 북의 위협이라는 판타지와 대결구조에 기댄 일본 우파의 그것과 별로 다른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그게 비극의 출발점이 아닐까. 한승동 논설위원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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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님의 댓글

민중 작성일

한반도 주변의 현실을 제대로 분석한 기사로군요.

북의 위협을 내세우며 그것으로 재미보려는 개인들과 국가들의 매스컴 장악으로
모든 사람들이 왜곡된 사실을 받아들이고 믿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틀을 깨고 한걸음 크게 나아갔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이 더욱 눈부시게 빛납니다.

대한민국의 차후 지도자는 그런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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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카게산다님의 댓글

차카게산다 작성일

옳으신 말씀입니다. 정말 중요한 기로에 서있습니다.
21세기에 한민족이 크게 융성한다하니 아마도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남몰래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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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님의 댓글

어차피 작성일

친미인 한국에서 제한되고 편중된 언론보도로 많은 국민들이 왜곡된 보도를 진실로 받아 들이고
착각하긴 당연한 것이고,어떠한 방법으로 국민들이 특히 서민층의 자각을 이끌어 낼수 있을지가
문제가 되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다른나라들의 예를 봐도 서민들의 자각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일겁니다
실질적으로 단지 몇사람으로 운영된다는 거대한 미국을 보더라도
한국도 깨어있는 지도자 몇사람으로 변화을 이끌어 낼수 있으리라 볼때,
백년단위로 출연하는 이순신장군같은 영웅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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