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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픈 건 알면서 왜 남이 아픈 건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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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눈팅냥
댓글 4건 조회 2,319회 작성일 11-04-1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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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영화 아저씨. 원빈이라는 배우의 이름만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는데 영화자체도 화려한 영상미와 시원한 액션으로 무장하고 있어 사람들의 열광을 이끌어 냈다. 스토리는 레옹, 맨온파이어 등의 영화를 연상케 하는 아주 전형적인 스토리다. 세상과 벽을 쌓은 비밀에 쌓인 한 남자가 소녀와 소통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고, 그 소녀가 위험에 빠지자 이젠 자신에게 가장 큰 의미가 되어버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내용. 뻔한 얘기를 굳이 극장가서 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료한 시간을 때울 겸 생각 없이 영화를 택했고 영화는 커다란 감동이나 깊은 철학은 없었지만 영화를 보는 그 시간만큼은 확실한 만족감을 내게 안겨 주었다.

  영화 속 명확히 구분되는 선악의 대결구도는 나로 하여금 선의 편에 서서 악을 무찌르길 바라는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도록 만들어 주었다. 악인들은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놈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부분에서 뭔가가 이상했다. 분명히 악인인데 그 악인2명중 형이 동생의 고통 때문에 울부짓고 있었다. ‘뭐야, 너희들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인지할 수 있긴 한 거였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납치해 장기매매를 하는 세상에 다시없을 것 같은 악인들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동생이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 되자 미친 듯 고통스러워하는 악인이라니. 너에게 네 동생의 목숨이 중요하듯 네가 아무렇지 않게 죽인 그 아이들 또한 소중한 목숨이야 왜 그걸 몰라? 영화 속 악인에게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그리고 알았다. 세상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흉은 개인이 가진 고통인지의 범위의 협소함 때문임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때 시민들을 학살하라고 명령한 그 누군가도 집안에서는 너무나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의 모든 악인들도 가장 가까운 누군가에겐 정말 따뜻하고 자상한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왜 악인이 되었는가?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는 범위가 지극히 좁고 그것도 모자라 누군가의 고통에 어떤 감각도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 인지불구의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감각을 깨우는 방법으로 난 예술을 추천하고 싶다. 예술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을 단번에 드러내지 않는다. 숨김으로써 주제를 더욱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하며 친숙한 것을 표현할 때조차도 낯선 것으로 만든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수치심을 느꼈다라고 문장으로 바로 진술하는 것 보단 주인공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상황을 묘사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의 마음을 추측하게 만드는 작품이 더 훌륭하고 더 예술적이다. 예술은 우리가 기존에 생각해왔던 것들의 틀을 깨도록 도와주고 우리가 여기까지만 느낄 수 있다고 믿어왔던 좁은 세계를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예술을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우리자신의 의식을 넓혀주고 타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가장 극단적인 영화 속 악인의 이야기를 했지만 예술은 내게도 꼭 필요하다. 타인에게 이해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내 극단적인 이기심을 볼 때마다 섬뜩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스스로 난 이정도 되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지 이 이상은 이해할 수 없어 라고 한계를 정해놓는 것도 얼마나 어리석은지 잘 알고 있다. 그 좁디좁은 이해의 폭을 늘리기 위해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며 타인의 삶을 생각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 그 다양성의 향연이 우리 삶을 구원할 수 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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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님의 댓글

흠.. 작성일

영화속 등장인물로 나오는 깡패 두형제와 같은 인물은 얼마든지 있죠
전쟁광이 처칠이나 맥아더 장군도 같은 부류에 속하지 않나요?
그들도 자기 자식들에겐 대단히 각별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것도 정신병의 한 부류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의 어떠한 불의나 곤고함에는 냉정하고 어떠한 동요도 없이 담담한데
유독 자신이 올인하는 대상에겐 사랑이 철철 넘치는..

그리고 위의 본문의 필자는 마지막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피력하셨는데요
어느 개인보다 기독교같은 종교에 이런 문제점들이 많이 나타나서 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개인을 그대로 놔두면 책을 통해서든 영화나 생활속의 체험등..이런 다양한 경험으로
스스로 터득해 나갈 터인데
특히 독선적인 기독교같은 경우는 성경만으로 주입식지식이 축척이 되므로 이것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이죠
기독교신자들은 역사/정치등의 지식엔 너무 무지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지도자라고 칭하는 자들이 무지하니 어쩜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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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카게산다님의 댓글

차카게산다 작성일

본 영화는 연출이 무난히 잘된 작품으로 생각됩니다.
소재는 일반적인 것이나 주인공을 분위기있게 끌어갔고
그에 따른 속도감, 촬영각도 등 영화적 연출효과가 다른 영화대비 비교적
나은 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대로 시장에서 성공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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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님의 댓글

시민 작성일

글쓴이의 의도하는 바는 예술, 그 호소력을 통하여 인간성을 개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감각을 깨우는 방법으로 난 예술을 추천하고 싶다. 예술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을 단번에 드러내지 않는다. 숨김으로써 주제를 더욱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하며 친숙한 것을 표현할 때조차도 낯선 것으로 만든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수치심을 느꼈다라고 문장으로 바로 진술하는 것 보단 주인공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상황을 묘사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의 마음을 추측하게 만드는 작품이 더 훌륭하고 더 예술적이다. 예술은 우리가 기존에 생각해왔던 것들의 틀을 깨도록 도와주고 우리가 여기까지만 느낄 수 있다고 믿어왔던 좁은 세계를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예술을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우리자신의 의식을 넓혀주고 타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

드라마 모래시계, 소설 태백산맥, 근래에 나왔던 드라마 대물.......저도 대중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예술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일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오래 전 황석영의 객지를 비롯한 민중의 한을 주제로 했던 소설들을 읽으면서 저 또한 많은 변화를 겪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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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툰님의 댓글

폰툰 작성일

신문사를운영하되 구독자들의 외평이 넓어지도록 지속 노력해야 하듯이
전달하곺은 메세지를 전하려는 예술도 감상자들의 외평을 넓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되도록 작품의 완성도를 넓혀야 합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제대로 달되도록 방법을 동원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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