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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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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토니오
댓글 1건 조회 1,838회 작성일 11-05-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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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임은 사랑해서 좋아라.
딸기곷 피어서 향그러운 때를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김소월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귀야 알랴만은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이조년

하루종일 라디오를 듣지 않았습니다. 하루 8시간은 운전을 하는 저로서는 나름 세상과 연을 반나절은 끊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화제가 된 모 오락프로에서 나온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되돌리기로 계속 들었습니다. 마눌님 차를 운전하는데 좋은 것 구웠길래 나도 하나 달랬더니 아직은 측은지심이 남았던지 다음날 일나가는 편에 내 이동용 세크러터리(스마트폰)옆에 놓아 주웠더군요. 전화기는 꼭 들고 나가니 잊지 말라고 한 마음이 더 와 닿았습니다. 근데 마눌님 구운 시디는 그야말로 '불루이즘'의 결정체 이더군요. 그녀가 말했습니다. "나는 요새 우울해".

총알이 날라 다닙니다. 누구는 잘 살아보자고 계획을 세웠고 저희는 그 총알에 진지를 습격당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멀리 전리품이 보이니 득달같이 이 회사 저 회사 달려들고 저희도 꼽사리를 틀려고 작당을 합니다.

신입이 들어왔습니다. 신입은 신입인데 낼 모레가 환갑이십니다. 그래도 그 분이 신입이 된것은 노령층 실업자에대한 사장놈의 염려와 박애정신의 소산이 아니라 "이런 분은 3년은 이직 걱정없이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소자본가의 악랄함의 발로가 먼저일 겁니다. 문제는 언제나 "뜻하지 않는 사고가 생기"고 그것은 결국 사고처리 '비용'이 든다는 겁니다. 돈도, 시간도 사람도. 그래도 착하신 이 분 "최선을 다하자"가 아직도 모토입니다. "최선을 다하는데도 시간과 비용이 지출된다"는 저의 악다구니가 들려옵니다. 누가 "독점자본에 맞서 중소자본가의 진보성을 견인하자"라고 지랄같은 관념을 아직도 배설하고 있는지 뺨따구를 갈기고 싶습니다. 스스로에게.

또 다른 친구는 미팅을 원합니다. 말은 하지 않아도 저녁에 기록만 봐도 이 지랄같은 눈치는 '자본주의적'으로 '사장 프렌들리적으로' 로 인식되어 집니다. 결국 돈의 문제일거고 나는 월급을 올려줄 거고 내 대신 마눌님이 부부간에 악역을 맡아 맘 약한 남편을 또 한번 갈겨댈 겁니다. 이 무슨 모순입니까? 내가 아는한 마눌님 인격은 나보다는 몇급수 맑은쪽인데.....

결국 또 마눌님입니다. 지금까지 변변치 못한 회사 무보수로 불철주야 쓰리잡을 뛰면서 봉사해 주었는데 결국 "나는 지금 우울하다"니요? 아마 이 직원과의 미팅이 가장 빨리 잡혀야 할 것 같군요. 젠장할 부부지간 쌓인것 풀어야 하는데도 그 시간내는것을 '미팅'이라고 써야되는 이 황망함은 또 무엇입니까? '부부'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 편입되는 순간 둘 사이의 관계는 사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버리는 거겠지요. 비극이며 제가 판 무덤입니다. 마눌님 일 줄이려고 알바라도 쓸려면 또 돈이 들거고 마눌님은 그 걱정이 앞서서 그 죽일놈의 '우울함'을 부여잡고 코피터지게 새벽엔 우리 회사일 낮엔 자기 회사일 그리고 밤엔 애들과 장모님과의 수발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울것이고 그것은 우울함에 대한 진통제가 되겠지만 결국엔 그 우울은 폭발일보직전까지 쌓여만 가겠지요. 저의 결론은 "아 이 무능한 사장이여!!"입니다. '부족한 남편이여!!'가 아니라요.

'내 것' '남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하는 '생존'을 위한 경쟁!! 생각해 봅니다.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행위 일반'은 우리가 이해하는 '경쟁'이라는 범주로 즉 '얻는 것'과 '잃는 것' '얻는 자'와 '잃는 자'가 구분되는 것으로 항상적으로 일반화 되는지 그리고  유행하는 말로 '상생'은 현실 가능한 사회적 선동인지를 고민해 봅니다. 자본주의에서 '노력한다'는 '경쟁'과 같은 말이라면 '노력한다'가 패자와 낙오자를 전제하지 않는 또는 패자와 낙오자가 다른 부분에선 승자가 될 수 있는 '경쟁'이 가능한 체제란 실현될 수 있을까요? 정말 봄 날 땡초 낯술에 개트림하는 고민을 해 봅니다.
 
선거도 끝났고 나름 사고를 쳐 놨으니 글도 몇개 써야 되는데 시간은 꼬여만 가고 정신은 산만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속세와 연을 8시간 정도 끊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솔직해지고 당당히 맞장뜨자'구요. 길지않은 인생살이 깨닳은 것이라면 '돌아가는 길은 있어도 피할 수 있는 길은 없다'입니다. 그리고 또 다짐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직장을 만들 수 있는 능력있는 사장이 되자'라구요.

한데도 이소라 그녀의 노래는 하루종일 너무나 슬펐습니다. 모두들 이 봄 날 행복해 지시길 빌고 싶은데 그녀의 바람이 분다는 "눈물이 흐른다"로 끝맺음을 하더군요.  꼭 내 맘 같더군요. 패배에 몸서리를 치는 용기없는 소자본가의 모순된 관념똥덩어리. 극복해야 한는데요. 몇 번의 봄이 다시 돌아오기전에......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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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님의 댓글

늦봄 작성일

늦게 찾아온 봄마저도 이렇게 흐리고 바람불어
활짝 피어난 큰 벚나무에 주먹만한 꽃송이들이 지천으로 매달려
황홀한 모습인데도......

편안하게 마음줄 놓고 바라보며 아름답구나 하는 맘을 품기가
어려운 계절입니다.

이 불황의 끝은 어디인지?
사람들 마음은 언제나 풀어지고 느슨해질지.
그런 좋은 날이 오긴 할 것인지.....

따스한 훈풍 불 날이 오긴 오겠지요.
꼭 와야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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