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폭발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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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폭발 직전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가 합의점을 찾은 가운데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는 이번 합의 내용을 두고 조승수 대표 등을 성토하고 당을 지키자는 의견들이 쇄도하고 있다. 분당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당원들도 눈에 띈다. 진통 끝에 나온 합의안이지만 진보신당 내부에서 당원들의 승인을 ‘매끄럽게’ 얻어내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단체들 대표로 구성된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는 1일 5시께 극적으로 합의문을 도출해냈다.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4시 40분까지 진행된 ‘마라톤 회의’ 끝에 만들어진 합의문이었다. 양 당의 의견차가 가장 컸던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6.15 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선에서 합의됐다. 이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당원 게시판에는 주로 독자파로 보이는 당원들의 반발이 뒤따랐다. 한 당원은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왔군요. 한마디 정리하겠습니다. 당 대회 때 보겠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유시민 개혁당 사태가 이 당에서 재연될 줄이야”라는 반응을 보인 당원도 보였다. 이 당원은 “어떻게 당 대표가 현장에 있던 대표단과 새진추 위원들을 싹 무시하고 ‘당 해산 요구서’에 서명을 한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합의문은 무슨 합의문, 투항선언문이지”라고 규정한 당원도 있었다. ‘평범아줌마’라는 닉네임의 당원은 “도대체 왜 분당했는가? 그 합의문이 과연 분당을 하면서까지 지켜내려던 우리의 의지가 있는것인가”라고 한탄했다. “당 대회에서 통합안이 가결되면 노회찬, 조승수, 심상정이라는 이름을 지우며 무당적자로 살겠다”고 선언한 당원의 글도 올라왔다. 닉네임 ‘물같이’는 “비겁한 자야! 갈 테면 가라!!! 우리는 진보신당을 지키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막시작’은 “나는 진보신당 당원입니다. 진보노동당 당원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한 당원은 이별을 주제로 한 가수 김광진의 ‘편지’ 가사를 올리기도 했다. 게시물의 제목은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였다. 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당원들도 상당수였다. 닉네임 ‘등대지기’는 “2008년 명망가의 당선에 도움이 될까해서 입당했다”며 “그 명망가가 떠나도 버전업된 진보신당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탈당하지 말고 끝까지 당을 사수합시다”라는 글도 게시됐다. 이외에도 “소위 통합파에게 ‘진보정당 대통합파’란 호칭은 부적절하다. ‘민노당 복당파’가 정확하다”, “앞으로 통합진보정당이 생기면 낙선운동을 할 것”, “당의 소환 관련 규정에 따라 매당노들에 대한 즉각 소환 절차에 돌입해야 합니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당대회에서 합당안이 부결되도 기어들어 갈 놈들 명단”이라며 조 대표와 심상정, 노회찬 두 전 대표의 이름을 열거하기도 했다. 협상과정을 지켜본 김준수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 위원은 “조승수 대표와 노회찬 추진위원장은 최소한도의 원칙을 어기는 협상을 한 것”이라며 “조 대표는 막판 2+2 협상의 결과에 대해 현장에서 새벽까지 대기하던 부대표들과 새진추 위원들의 입장과 동의여부도 묻지 않고 바로 협상장으로 내려가서 합의문에 싸인을 했다”고 비난했다. 최병천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이번 합의문에 대해 “‘친북 편향 정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조직적인 성찰의 의지는 전혀 없는 것은 물론, 국민적 눈높이에서 가지고 있는 정당한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조 대표와 노 전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조 대표는 “우리 안을 관철시키기 보다 상대가 수용할 수 있는 것까지 고려해가며 어렵게 합의에 이르렀다”며 “이런 과정을 당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죽을 힘을 다해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의 이같은 각오가 날선 당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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