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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반토막나 버린 미국의 부동산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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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711회 작성일 11-05-3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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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한 교우가 초대한 집들이에 다녀왔습니다. 엄청나게 넓은 집이었습니다. 집에까지 들어가는 길 양쪽에 숲이 있는 멋진 집... 우리는 모두 그 집을 보고 한 마디씩 했습니다. "정말 좋네" "어디 놀러온 것 같아요." "건사하려면 힘 깨나 들어가겠는데?" 그런데 정작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그 지인은 채 40만달러도 되지 않는 가격에 이 집을 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때 이 집이 마켓에 1.5 mil 에 나왔었다고 하는데, 드디어 집들이 안 팔리면서 점점 가격이 내려가고, 이 집의 경우는 마켓이 가장 뜨거웠을 때 가격의 5분의 1이 조금 넘는 가격에 팔려나간 것이죠. 그것은 지금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집을 구하면, 거의 대저택이라 할 수 있는 물건을 예전에 중산층들 한참 구하던 패밀리 하우스 가격보다도 낮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곳의 부동산 매매 전문 사이트 질로우 닷 컴(zillow.com)으로 우리 집 가격을 봤더니 다행히 저 같은 경우엔 처음에 집을 산 가격만큼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한참 집값이 올라갔었을 때보다는 10만달러 이상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게 지금 미국 부동산의 현실이라는거죠. 여기에 커머셜 매물들이 계속 차압 대열에 합류되면서 부동산은 어찌 보면 처치곤란한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결국 부동산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 십수년간 그 거품을 키워 먹고 살아온 미국이 걸린 당뇨병의 모습은 바로 이런 모습들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년 전인가, 처음 미국 부동산 이야기를 거론하면서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동산은 '반값'이 될 거라고 이야기했을 때 적지 않은 분들이 제게 '헛소리 하지 말 것'을 당부해 주셨더랬는데(특히 아고라에서), 지금 어떻게 됐는지 한번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결국 불로소득을 꿈꾸는 탐욕은 재테크도 뭐도 아닙니다. 그리고 노동이 바탕되지 않은 재력이란 것은 절대 건강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이게 진행형이라는 것이고, 특히 커머셜 부분에서의 '대지진'은 이제 그 심지가 다 타들어간 폭탄 같은건데 (이미 조그만 규모의 폭탄들은 사방에서 터지고 있습니다만서도..) 아무튼 미국의 경제든, 한국의 경제든, 그 펀다멘털이 부실하다는 것과,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웃고 울게 만드는지, 요즘은 참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 목격하고 있습니다.

역시 문제는 적어도 미국의 경우, 안정된 일자리와 복지 등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런 것만 충분하다면 굳이 부동산과 같은 폭탄을 잡지 않았어도 미국의 소비경제는 지탱됐을 거란 사실입니다. 후회하기엔 참 늦은 것 같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세제개혁과 복지확충을 통해 이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을텐데... 이 극단적인 양극화 속에서 서민들이 그들의 장난에 피눈물 흘리는 건 여기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인 듯 싶어서 좀 답답하네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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