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MB 기말고사의 날'"…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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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가 끝난 뒤 가두행진을 진행하면서 경찰과 사소한 마찰이 있긴 했지만 7일 진행된 반값등록금 촛불 집회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한 10차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는 150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대학생들은 이날부터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경찰은 광장을 사전에 봉쇄했다. 이에 부득이 촛불집회는 인근 서울파이낸셜센터 앞에서 진행됐다.
가수 박혜경 "여러분이 항상 옳다"
이날 집회에서 가수 박혜경 씨가 노래를 부를 때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박혜경 씨는 "시간이 늦어 무대복을 그대로 입고 이 곳에 섰다"며 "이 곳을 뛰어오면서 수 많은 경찰들이 배치돼 있는 걸 보고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나도 무서운데 이 곳에 있는 학생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경찰도 내 미모와 노래에 반해 착한 마음으로 변했으면 한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박 씨는 "그간 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나를 행복하게 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여러분의 주변에도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자신을 가리켜 "어떤 색깔을 가지거나 정치적 지향점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그냥 여러분을 지지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 여러분이 항상 옳다. 나는 나답게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플라스틱 의자 위에 올라가 '레몬트리', '안녕', '주문을 걸어', '고백' 등의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앵콜을 제창하며 박혜경 씨의 공연에 호응했다.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 안한 MB는 숙제 안 해온 사람"
이날 열린 집회 현장 곳곳에 걸린 현수막들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무대 뒤편에 걸린 현수막에는 '다음문제에 답하시오'라며 '임기 내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어떻게 실현하겠'읍'니까?', '반값등록금 공약 발뺌해온 것에 전 국민에게 사과하겠'읍'니까?'라는 문제 2개가 적혀 있었다.
여기 현수막 옆에는 '숙제 안 해 온 사람, 이명박, 한나라, 황우여, 이주호'라고 적어놓아 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이날 집회를 현 정권의 반값등록금 실현 의지를 시험해보겠다는 뜻으로 '6월 7일 2MB 기말고사의 날'이라고 규정하는 현수막도 무대에 설치됐다.
뿐만 아니라 이날 집회에서는 민주노총에서 저녁을 먹지 못한 학생과 시민들을 위해 쌀 한가마 분량의 주먹밥을 준비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경희대와 중앙대 총동문회에서 식혜 등 음료수 1000개와 초코파이 등도 준비했다. 이외에도 트위터를 통해 모인 국악 전공자들이 '뱃노래' 등의 국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방사능에 피폭된 것과 같다"
반면 경찰의 강제진압과 연행을 두고 쓴 소리도 이어졌다. 쌍용차노조원들의 심리치료를 하고 있는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는 "국민들이 어려움을 당하면 보살펴 달라고 우리는 국가에 세금도 내고 우리의 권리 일부분을 국가에 이양했다"며 "하지만 되레 공권력은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혜신 씨는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방사능에 피폭되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며 "극한 모멸감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살아가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80년대 공권력에 의해 내상을 입은 사람들과 쌍용차 진압과정에서 폭력에 노출된 노동자들을 치료하면서 들여다본 그들 마음속은 대부분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이 자리에 있는 경찰들은 이 곳에 모인 시민들에게 절대 폭력을 행사하지 말기 바란다"며 "여기에 있는 이들은 전경들에게 삼촌뻘이고 친구이고 엄마, 아빠다. 폭력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5일 반값등록금집회에 참여했다 연행됐던 정용수 중앙대 학생은 "연행돼 조사받은 곳이 관악경찰서였다"라며 "이 곳에서 경찰은 내게 '너희 같은 놈 잡으려고 내가 있다. 너 같은 놈 머리 열어보면 텅텅 비었을 것이다' 등 모욕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했다"고 밝혔다.
정용수 학생은 "그곳에 있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옛날 영화에서 보았던 공안 정권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였다"며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고쳐달라고 하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윤희숙 청년연대 공동대표는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살수 없는 상횡이기에 청년들이 나서고 있다"며 "등록금 문제를 말로만 해결한다고 할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나서야 할 때"라고 요구했다.
한편, 시민 500여 명은 밤 9시 30분께 집회를 마치고 을지로 방향 쪽으로 가두 행진을 진행하며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역 방향 편도 4차선을 잠시 점거하기도 했다. 이후 대학생들은 밤 11시께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자진해산했다.
한대련은 오는 10일 대규모 집중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은 8일과 9일에 걸쳐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실현, MB정부 대국민사과 요구를 위한 총투표'를 실시한다. 또한 10일까지 매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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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 주최한 10차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는 150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대학생들은 이날부터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한다고 했지만 경찰은 광장을 사전에 봉쇄했다. 이에 부득이 촛불집회는 인근 서울파이낸셜센터 앞에서 진행됐다.
가수 박혜경 "여러분이 항상 옳다"
이날 집회에서 가수 박혜경 씨가 노래를 부를 때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박혜경 씨는 "시간이 늦어 무대복을 그대로 입고 이 곳에 섰다"며 "이 곳을 뛰어오면서 수 많은 경찰들이 배치돼 있는 걸 보고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나도 무서운데 이 곳에 있는 학생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경찰도 내 미모와 노래에 반해 착한 마음으로 변했으면 한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 가수 박혜경 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 씨는 "그간 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나를 행복하게 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여러분의 주변에도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자신을 가리켜 "어떤 색깔을 가지거나 정치적 지향점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그냥 여러분을 지지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 여러분이 항상 옳다. 나는 나답게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씨는 플라스틱 의자 위에 올라가 '레몬트리', '안녕', '주문을 걸어', '고백' 등의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앵콜을 제창하며 박혜경 씨의 공연에 호응했다.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 안한 MB는 숙제 안 해온 사람"
이날 열린 집회 현장 곳곳에 걸린 현수막들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무대 뒤편에 걸린 현수막에는 '다음문제에 답하시오'라며 '임기 내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어떻게 실현하겠'읍'니까?', '반값등록금 공약 발뺌해온 것에 전 국민에게 사과하겠'읍'니까?'라는 문제 2개가 적혀 있었다.
여기 현수막 옆에는 '숙제 안 해 온 사람, 이명박, 한나라, 황우여, 이주호'라고 적어놓아 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이날 집회를 현 정권의 반값등록금 실현 의지를 시험해보겠다는 뜻으로 '6월 7일 2MB 기말고사의 날'이라고 규정하는 현수막도 무대에 설치됐다.
뿐만 아니라 이날 집회에서는 민주노총에서 저녁을 먹지 못한 학생과 시민들을 위해 쌀 한가마 분량의 주먹밥을 준비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경희대와 중앙대 총동문회에서 식혜 등 음료수 1000개와 초코파이 등도 준비했다. 이외에도 트위터를 통해 모인 국악 전공자들이 '뱃노래' 등의 국악을 연주하기도 했다.
▲ 7일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연합뉴스 |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방사능에 피폭된 것과 같다"
반면 경찰의 강제진압과 연행을 두고 쓴 소리도 이어졌다. 쌍용차노조원들의 심리치료를 하고 있는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는 "국민들이 어려움을 당하면 보살펴 달라고 우리는 국가에 세금도 내고 우리의 권리 일부분을 국가에 이양했다"며 "하지만 되레 공권력은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혜신 씨는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방사능에 피폭되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며 "극한 모멸감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살아가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80년대 공권력에 의해 내상을 입은 사람들과 쌍용차 진압과정에서 폭력에 노출된 노동자들을 치료하면서 들여다본 그들 마음속은 대부분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이 자리에 있는 경찰들은 이 곳에 모인 시민들에게 절대 폭력을 행사하지 말기 바란다"며 "여기에 있는 이들은 전경들에게 삼촌뻘이고 친구이고 엄마, 아빠다. 폭력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5일 반값등록금집회에 참여했다 연행됐던 정용수 중앙대 학생은 "연행돼 조사받은 곳이 관악경찰서였다"라며 "이 곳에서 경찰은 내게 '너희 같은 놈 잡으려고 내가 있다. 너 같은 놈 머리 열어보면 텅텅 비었을 것이다' 등 모욕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했다"고 밝혔다.
정용수 학생은 "그곳에 있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옛날 영화에서 보았던 공안 정권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였다"며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고쳐달라고 하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윤희숙 청년연대 공동대표는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살수 없는 상횡이기에 청년들이 나서고 있다"며 "등록금 문제를 말로만 해결한다고 할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나서야 할 때"라고 요구했다.
한편, 시민 500여 명은 밤 9시 30분께 집회를 마치고 을지로 방향 쪽으로 가두 행진을 진행하며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역 방향 편도 4차선을 잠시 점거하기도 했다. 이후 대학생들은 밤 11시께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자진해산했다.
한대련은 오는 10일 대규모 집중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은 8일과 9일에 걸쳐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실현, MB정부 대국민사과 요구를 위한 총투표'를 실시한다. 또한 10일까지 매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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