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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체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무모하고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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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의소리
댓글 2건 조회 1,738회 작성일 11-06-17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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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경 고문, '이정희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민주노동당 정책당대회를 앞두고 박순경 민주노동당 고문으로부터 진보통합 추진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아래 글은 박순경 고문의 구술을 정리한 글이다. 박순경 선생은 학자로서 '통일신학'의 선구자이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정권의 극심한 탄압 속에서 통일운동이 맹아를 틔울 때부터 통일운동에 헌신해온 원로다. ]
 
진보통합이라는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애초에 통합을 서두르지는 말자는 입장이었습니다. 서로의 차이점이 서두른다고 해결될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충분히 무르익혀 가면서 추진해가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번에 양측이 어렵게 합의문을 도출했고, 이를 위해 참 많이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문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역시 대북 시각입니다. 양측은 남쪽에서의 개혁과 변혁에 대한 시각은 동일한데 대북 시각과 정책에서는 날카롭게 대립한 것입니다.

합의문에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6.15 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라는 문구가 들어갔어요.

북의 권력 승계 문제에 관해 남쪽 정서와 민주주의에 비추어볼 때 ‘비판해야 한다’는 게 진보신당의 주장이고 민주노동당은 ‘비판론도 있을 수 있다’는 선에서 받아들인 것 같아요. ‘비판해야 한다’는 것과 ‘비판론이 있다’는 것은 뉘앙스가 다르잖아요. 여기서 파생하는 문제가 생긴 것 같아요.

이로 인해 주변에서 너무 서둘러서 이정희 대표에 대한 논란에 가까운 비판의 잔물결이 일어났습니다. 나는 그래선 안 된다고 봐요. 이정희 대표가 엄청 애를 많이 쓰고 노고가 대단합니다. 통합을 위해 노력했고 그러면서도 민주노동당의 여론을 지켜야 하고, 그 사이에서 많은 고심을 해왔습니다. 진보신당이든, 민주노동당에서 통합을 굉장히 서두르는 사람들이든, 그렇게 이정희 대표를 몰아가면 안 된다고 봐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일국 자본주의 세계는 끝났다

다음으로 북에 대한 인식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우리에겐 6.15공동선언을 실현한다는 원칙이 있잖아요. 6.15공동선언에서는 남과 북이 서로의 체제에 대해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게 양측의 합의였어요. 남의 입장에서 북의 체제를 건드려서도 안 되고, 북의 입장에서 남한의 체제를 건드려서도 안 됩니다. 이는 남북의 화해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체제 문제는 접어두고 남북이 합의할 수 있는 지점에서 6.15선언이 성사된 거거든요. 그 부분에서 우리가 자제를 해야 돼요.

남측의 체제는 얼마나 뒤죽박죽이고 문제가 많아요. 또 북의 체제를 비판해봤자 하등의 도움도 안 되고요. 남쪽에 그러지 않아도 별별 비판과 부정적인 목소리, 북을 깔아뭉개는 소리들이 뒤엉켜있는데 진보신당이 그런 태도를 취하면 안 된다고 봐요.

서로의 체제를 건드리는 게 아니라 화해할 수 있는 부분이나 공통점, 역사적인 전통과 문화적 풍토, 경제협력의 세 가지 차원에서 얼마든지 우리가 통일을 성사시킬 수 있어요. 6.15공동선언에서는 북쪽의 연방제를 낮추고 남쪽이 주장해온 연합제에 종합을 해놓았어요. 낮은 단계의 연방제, 이게 무슨 의미인가하면 연방제와 연합제를 양립시킨다, 두 정부를 양립시키고 하나의 국가라는 것은 보류를 한 거예요. 본래 연방제는 하나의 국가 안에 두 정부인데 하나의 국가라는 것은 보류를 했고, 내용적으로 두 국가의 권한을 양측이 따로 따로 행사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연방연합제로서 우리가 화해할 수 있고 교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통일을 가시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를 전제로 진보진영이 대북관를 조절해야 하는 겁니다.

북쪽은 지금 김정은 체제로의 넘어가는 준비단계에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그걸 비판해서 무엇을 노리는 겁니까? 그러면 남한처럼 정권을 자꾸 교체하고, 또 교체하면 되는 건가요. 중국도 쿠바도 그렇게는 안 해요. 미국도 북한 체제를 위협하지 않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남측의 진보진영이 북한 체제를 물고 늘어져서 무엇을 하자는 겁니까? 남한의 정치계 지배세력은 여전히 진보진영이 아닌데, 이런 상황에서 뭘 위해 북의 체제를 건드리나요? 정말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진보신당쪽에 민족에 대한 시야가 결여돼있어요. 민족의 시야가 막혀있으면 역사를, 근현대 민족사를 제대로 못 보게 돼요. 근현대 민족민중운동에 대한 시야가 막혀있는 거예요.

또 우리가 북의 사정이라는 것을 잘 몰라요. 사회주의 체제는 중국도 그렇도 쿠바도 그렇고 권력 이양이라는 것이 자유주의처럼 왔다 갔다 이런 게 아니에요. 이념이라는, 사회혁명이라는 주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버리면 북한 체제가 다 무너지는 것 아니겠어요. 중국도 쿠바도 그렇고. 중국이 아무리 자유주의 세계와 교류하고 개방한다지만 그래도 모택동 전통을 지키고 있고 공산당이라는 이름을 지키고 있잖아요. 서방에서 막 압박을 가해도 말을 안 듣잖아요. 왜 그렇겠어요. 모택동 전통을 다 무너뜨려 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북에서 김일성 주석의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겠어요.

자꾸 외부에서는 ‘어떻게 하면 북의 체제를 허물어뜨릴까’ 하잖아요. 이게 북 붕괴론이지요. 이명박 정부가 특히 북 붕괴정책을 대책도 없이 무모하게 추진해왔지요. 그러면서 북한과의 관계가 이렇게 된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그렇게 나가면 되겠습니까.

남한의 이명박 정부가 지금 북의 지하자원을 중국에 넘긴다고 중소기업이나 사업가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남쪽은 실용주의라면서 실용이라는 글자도 모르고, 어떻게 이런 막대한 손실을 자초하고 있습니까.

이제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일국 자본주의 세계는 끝났어요. 세계가 다변화, 다극화하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 민족경제가 나아갈 길은 뭐겠어요. 남북의 경제협력밖에 없어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남쪽은 북을 헐뜯고만 있잖아요. 경제적으로 강한 남쪽이 식량난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북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하는지, 남쪽의 대북정책은 정말 눈뜨고 볼수가 없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통합은 진보정당에 유리해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 진보정당의 동력을 깎아내리는 문구를 집어넣어서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아주 헛되고 어리석다, 이겁니다.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 통합해서 당을 세워나가고, 자주.평화.통일을 원칙으로 삼아 통일을 추진하고 실제적으로 6.15선언, 10.4선언을 실현해나가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틀을 무시하면서 민주노동당을 자꾸 그렇게 비판하고 옥죄고 해선 될 게 아무 것도 없어요. 그렇게 되면 부정적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박순경 민주노동당 고문
저작권자© 한국의 대표 진보언론 민중의소리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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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툰님의 댓글

폰툰 작성일

똑똑하고 현명한 분들이 많은데...이런 분들의 주장이나 목소리가 항상 무시된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문제입니다. 잘 살펴보면 그 무시되는 이유가 최종적으로 결국 언론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대로된 정론의 언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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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님의 댓글

민중 작성일

폰툰 님이 바로 짚으셨습니다.

'민중의소리'같은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글이니까요.

저 언론의 판을 확 갈아엎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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