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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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말들이 오가는 중에, 오래도록 생각한다. 정말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거니. 내가 원했던 것은, 진보정당다운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이었다. 아무 것 없이 믿음을 기반삼아 자라난 것이 진보정당이다. 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만드는 과정이 서로 믿는 동료가 늘어나는 과정이기를 바랬다. 지나친 욕심을 부렸나.
어려운 논의 끝에 최종합의문을 냈다. 합의에 수긍하고 지켜나간다면, 먼저 믿고 돕는 것이 나의 당연한 의무다. 믿음이 줄어드는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걱정도 커진다.
그러나 이미 또 지나간 과거가 되어 버린 것, 문제였다고 인정하지 않아도, 앞으로 합의를 지켜나가면 과거는 묻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내 원칙이다.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진실한 동지를 구할 수 있다면. 앞으로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열 번이라도 다시 믿을 것이다.
무척 속이 아프다. 우리 안에서도 의견의 차이가 불편함을 낳고, 불편함이 오해를 더하며 불신이 되어간다. 언제부터 믿기 전에 의심했나. 언제부터 묻기 전에 넘겨짚었나. 내가, 동료가, 의심받을 만한 존재인가. 지금 우리가 서로를 격려해야 앞으로 함께 할 동료도 껴안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참여당과 관계에 대해, 어디로 가려느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내가 누구인가. 당원들과 함께 가지 않는다면 어디를 가겠는가. 모든 권력을 당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당, 그래서 내가 대표임이 떳떳한 정당이 민주노동당이다.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정하는 것이고, 나는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겠다는 내 인생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어딘가로 가는 문제도 아니다. 내가 한 것은, 국민참여당이 연석회의에 참여하겠다고 하니, 진보정당의 길로 오겠다고 하니, 최종합의문이 나오고 참여당이 여기에도 동의하면 이를 연석회의에서 토론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연석회의 참가자로서 있는 그대로 알린 것이다.
5월 26일에 논의된 것을 최종합의문이 나오자 6월 1일부터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 이외에 더도 덜도 없다. 덧붙인 것이 하나 있다. 진지하게 토론하자고 했다. 이것이 무슨 의도가 실린 말인가?
앞으로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앙금을 털어내고 생각의 차이와 공통점을 확인하는 것을 나는 언제 누구와도 거절하지 않아왔다. 이런 내 정치의 방식을 기성 언론과 정치권은 도발적이거나 사려깊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비밀합의가 있고, 과거를 묻지 말자는 말은 참여당을 향한 것이란다.
진보신당 의결을 어렵게 하려고 말한 것이란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온갖 정치적 추측을 이어붙이면 못 만들어낼 이야기가 무엇인가. 열어두자, 과거에 매이지 말자고 나는 오래 전부터 거듭 말해왔다. 그것은 하나도 기억하지 않는 언론이, 정치의 수준을 비밀스런 협잡으로 내려앉힌다. 낡은 정치의 문법이다.
나는 왜 ‘빌미를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움직이나. 나는 독심술이 있어야 해석할 수 있는 정치가 싫다. 착한 사람도 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고 싶다. 가슴으로 느끼는 정치, 진심을 그대로 말하는 솔직한 정치, 말하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신뢰의 정치를 만들고 싶다. 일하는 사람, 정직한 사람이 정치할 수 있으려면, 그래야 하지 않나.
진보정치를 하겠다는 우리 스스로 낡은 정치의 문법에 갇혀 우리를 판단하고 움츠러들면, 나보다 열배는 더 솔직한 노동자들, 백배는 더 순박한 농민들이 정치에 나서서 재선하고 삼선하며 정치풍토를 바꿔갈 수 있을까. 내 말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나는 복선도 의도도 깔지 않는다. 내 말의 흑심을 캐려고 할 필요 없다. 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그것 때문에 상처를 받더라도, 나는 내 방식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성장하는 진보정치의 앞날을 내가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울 때가 많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내 머리도 마음도 무거워지면, 결국 둘 다 힘겨워진다. 나는 나다. 때로 실수하고 상처 입더라도, 솔직하고 진실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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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툰님의 댓글
폰툰 작성일
왠만한 남자 몇 사람이 가진 배포보다 통이 큰 이정희 위원.
부디 유시민과 온전히 손잡아서, 바라는 뜻을 온전히 이루기 바랍니다.
진심님의 댓글
진심 작성일
/나는 복선도 의도도 깔지 않는다. 내 말의 흑심을 캐려고 할 필요 없다. 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그것 때문에 상처를 받더라도, 나는 내 방식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정희의 진심이 통하는 그날이 꼭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