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58주년, 세계 최장의 부끄러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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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칼럼] 6·15 공동선언, 10·4선언에서 평화협정 전환의 해법 찾아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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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7월 27일 세계 전쟁사에 남을 새롭지만, 떳떳치 못한 기록을 세웠다.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이 세계 최장인 58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전쟁 당사자들이 1953년 싸움을 중단키로 합의한 뒤 반세기가 넘게 지났지만 한반도의 전쟁 시계는 멈춘 채 움직일 줄 모른다.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은 국제연합군총사령관 미육군 대장 마크 W 크라크,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 팽덕회 3인이 서명한 회담 문건을 , 국제연합대표단 수석대표 미육군 중장 월리암 K 헤리슨, 조선인민군및중국인민지원군대표단 수석대표 조선인민군 대장 남일이 1953년 7월 27일 판문점 회의장에서 만나 조인함으로서 그 효력이 발생했다. 1954년 제네바 협의에서 한발자국도 진전 못한 오늘 정전상태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정전 상태에서 다시 전쟁으로 돌입할지 아니면 지속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으로 갈지는 전쟁 당사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 전쟁의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정전상태의 대표적인 세계사적 사례다. 한국전쟁의 경우, 정전협정의 효력 발생 후 3개월 이내에 한반도에서의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및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의 문제들에 관해 쌍방이 협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 참전 당사국 대표들은 1954년 4~6월 제네바에서 모여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를 협의하다가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6·25전쟁 당시 적대적이었던 참전국들의 관계는 그 동안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남북은 1991년 각각 유엔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평화교류협력시대를 열었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군사대결시대로 돌아가 버렸다. 그러나 남북은 지난 2007년 정전협정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정착시키기로 합의하는 중대한 성과를 이룩했었다. 즉 당시 남북 두 정상은 10·4선언을 통해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는 의지의 표명으로 막중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명박 정권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ARF) 회의에서 남·북·미국·중국이 만나는 4자회담을 주장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는데 이것이 성사될 경우 10·4 선언에 담겨있는 한반도 전쟁상태 종식 문제 등을 협의할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여권 일각에서 8월경에 한반도 정세의 획기적인 변화를 언급하는데 이는 4개국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종전 및 평화체제 구축 선언을 의미한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한국전쟁 당시 이른바 중공군이 참전해 한반도의 재 분단 상태를 초래한 결정적 요인이 되었지만 지금은 남한과 국교정상화를 한 뒤 긴밀한 경제 파트너가 되었고 정치, 문화적 교류가 활발하다. 북, 발리 ARF 회의서 남·북·미·중 4자회담 주장 중국은 1994년 12월 군사정전위원회 대표단을 철수시켜 정전협정 이후 41년 동안 한반도 정전체제를 뒷받침해온 군사정전위원회의 기능을 완전 마비시켰다. 그 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의장국으로 많은 노력을 하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정전협정 당사국으로 평화협정 전환의 책무를 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별 다른 책임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태도는 미국과 함께 한반도 분단 상태 지속을 내심 희망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한다. 북한과 미국관계는 오늘날 여전히 적대적 관계지만 한 때 상당 수준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기도 했다.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2000년 10월 미국을 방문해 북·미 간 전면적 관계개선 검토, 정전협정의 평화보장 체계 전환, 적대관계 종식, 경제협조 교류 증진을 골자로 하는 북·미공동성명을 발표했었다. 이 성명은 이행되지 못했으나 북미 두 나라 미래관계의 청사진은 완성된 셈이다. 한반도 전쟁 당사국들의 다양한 관계 변화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한반도 평화체제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한반도의 평화협정이 이룩되기 이전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북아의 번영과 안정은 불가능하다. 한반도가 전쟁의 위협에서 완전히 해방되기 위해서는 역시 당사자인 남북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주변 국가들은 궁극적으로 자국 이기주의적 시각에서 한반도를 바라본다는 현실적 한계를 직시한다면 그 해답은 자명하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실천한다면 거기에 한반도 문제에 대한 모든 해법이 담겨 있다. |
출처: 미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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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민중님의 댓글
민중 작성일
비정상적인 정전 이후의 남북관계가 너무도 오랫동안 지속되다보니
모두들 그것이 정상적인 것인 줄 착각하고 살아간다.
제 삼의 눈으로 본다면 참으로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 현실인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크게 풀어놓은 것을 맹박이 정권에서 다시
되돌려놓은 죄값은 꼭 치러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