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들의 도발, 그리고 '제대로 된 것'에 대한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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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제대로 된 게 없다"는 푸념을 합니다. 아무리 유명하고 이름난 식당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제대로 된 맛'이 안 나온다고 불평하고 정부는 제대로 된 정책을 안 세우고,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고, 아마 '계절의 기운이 제대로 되어 먹질 않았다'고 불평하는 민족도 우리 빼고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이것도 재밌는 생각거리가 됩니다.
하긴, 전 이번에 선선한 미국의 서부에 살면서도 동부로 여행을 가 '제대로 된 불볕더위'도 경험해 봤고, 제대로 된 고생도 해 봤고, 제대로 된 국수도 먹어보고, 제대로 된 피짜도 먹어보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그 '제대로 된 것'에 대한 그리움이나 노스탤지어 같은 것은 어쩌면 우리 주위의 '제대로 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반발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마음 속엔 그 '제대로 된 것들'에 대한 분명한 갈망이 있습니다. 그것이 이리 고착된 것은 아마 우리 역사 자체가 제대로 굴러오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제대로 청산못한 역사, 제대로 풀어주지 못한 민족의 한 같은 것들이 우리 마음에 '제대로 된 것'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키고, 그리고 제대로 풀지 못한 역사의 뒷탈로 인해 청산되어야 할 역사 속의 부끄러운 쓰레기들이 청산되지 못하며 만들어낸 병균 같은 것들은 민중들에게 '병'이 되고 화근이 되어 지금까지도 우리 모두가 마음 속으로부터 '제대로 된 것'을 갈망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버리는 것이죠.
일본의 의원들이 한국을 찾았다가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가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우리에게 얼마나 적지 않은 부끄러움으로 다가오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대로 우리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의 반향이며, 동시에 그들의 뻔뻔함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당시의 독도 관련 연설에서 보듯, 일본에 대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그 기백과 패기 같은 것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제대로 된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 지금처럼 부끄러운 사태를 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참담함은 우리가 '제대로 역사를 바로잡을 때' 가능합니다. 만일 그것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지금철머 '제대로 되어먹은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일도 잦아들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청산할 것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뤄내는 것. 그것은 제대로 된 모든 것을 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내는데는, 우리 마음 속에 '제대로 된 정신'을 찾아오려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요구됩니다. 분노할 것들에 대해 분노하고, 부끄러워할 것에 부끄러워하며, 진정한 가치들을 찾아 그것을 세우려는 자세를 키우는 것이, 우리에게 '제대로 된 것'들을 돌려줄 것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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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청산님의 댓글
청산 작성일
청산할 것들을 제대로 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하면 뱀대가리를 내밀듯 또 튀어나오니까.
기대해보자.
민족얼님의 댓글
민족얼 작성일
옳으신 지적입니다. 제대로된 정신, 즉 원래의 얼을 찾아야 합니다.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후로 거의 백년간을 이리저리 헤메다 대부분이
얼이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분노와 수치란 단어의 의미조차 잘 모르며 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