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음모, 이거 어떤 자의 시나리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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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음모, 이거 어떤 자의 시나리오냐
두 손 들어야 하는데 꼴이 말이 아니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1-09-01)
작가는 작품을 구상하고 쓰기 전에 세심한 구성을 한다. 구성이 잘되면 작품 성공률이 그만큼 높고 엉성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구성을 잘해야 한다. 마치 설계를 잘하고 집터를 제대로 닦는 격이다.
곽노현을 골로 보내는 설계는 어떻게 했을까. 우선 곽노현을 끌어내리는 게 초점이다. 곽노현이 교육감으로 당선될 때부터가 출발이다. 곽노현과 경쟁하던 박명기가 사퇴해 단일화를 이루어 냈을 때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재래식 사고다.
그런데 도무지 설계가 안 된다. 꽉 막힌다. 이래가지고는 절대로 곽노현을 보낼 수가 없다. 곽노현을 끌어내리고 정치판을 개판으로 만들고 야권을 벌컥 뒤집어 놔야 하는데 뾰족한 묘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무리수를 두게 마련이다. 오산을 했다. 곽노현이 훨씬 윗수다. 그 결과가 오늘 이 지경이 된 것이다. 급하면 오줌은 싸게 마련이다. 바지는 다 버린다.
사실 다급했다. 오세훈은 낙마했다.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지지한(?) 주민투표는 뚜껑은 열어보지도 못했다. 당내 분란은 점점 커진다. 서울시장 선거는 코앞에 닥쳤다. 여론조사는 적색. 한명숙이 단연 선두. 저만치 앞서 간다. 오세훈이 그냥 철면피가 되어 줘야 하는데 덜컥 사퇴약속을 지켰다. 패주고 싶도록 밉지만 떠나버린 KTX다.
서울시장 10월에 내주고 다음은 총선이다. 서울에서 20석만 해도 다행이란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니 남 원망할 것 없다. 그다음이 문제다. 대통령 선거다. 총선에서 참패를 했는데 대통령 과연 당선시킬 수 있을까. 믿는 구석이 박근혜인가.
박근혜가 압도적으로 앞선다고 하지만 그거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이번 주민투표 보니 꼴통보수 똘똘 뭉쳤는데 25.7%다. 여론조사 보니 박근혜 지지율이 5%가 하락했다. 박근혜가 당선되면 좋을 게 뭔가. 도무지 자신이 없다.
우선 서울시장을 먹어야 한다. 서울의 민심을 돌려놓을 방법이 없을까. 곽노현을 엮어서 낙마시키고 야권의 지지로 당선된 곽노현의 추락을 야권 전체의 부도덕으로 부각시킨다. 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1억 3천만 원 받은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아직은 밝히기가 그렇다. 좀 있으면 알아낼 것이다. 좌우간 곽노현에게 돈이 간 것은 알았고 본격적인 행동이 시작됐다.
처음엔 아마 잘 되어가는 것으로 착각을 했을 것이다. 불을 지피자 쓰레기들이 합창을 해댔다. 빨대는 목젖이 붙도록 빨아 대고 ‘알려졌다’들이 써 갈겼다. 여론이 끓는다. 곽노현은 죽일 인간이 되어 간다. 무릎을 쳤을 것이다.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박수를 쳤을 것이다.
곽노현이 두 손을 들 것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아마 인왕산 꼭대기라도 오르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끔찍한 소리지만 그들은 아마 <곽노현 자살>이라는 대문짝만 한 톱기사를 이미 써 놨을지도 모른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얼빠진 엉거주춤한 진보언론의 논객이라는 인간들도 곽노현 죽이기에 나섰다. 공정하다는 매체의 논객이 떠들어 댄다.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아니다. 정말 혼자 춤을 춘다. 초장에 입을 열지 않으면 몸살이 나는 논객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게 저들의 구성대로 작품이 완성 종결되는 것으로 사람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월례조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
설계가 엉성하면 집이 무너진다
국민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냄새가 난다. 도무지 대가성이라는 게 설득력이 없다. 선거가 끝나고 얼마가 지났는데 대가를 지불한단 말인가. 박명기 교수의 행동이 납득불가다.
곽노현은 박명기가 너무 어려워 인도적으로 도와줬다고 했다. 얼마나 돈이 많아서 거금을 주느냐고 한다. 곽노현은 과거에도 남몰래 친구를 도와준 적이 있다. 집 없는 친구를 위해 거금을 내어 집을 구해 줬다. 남모르는 그의 선행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어디서 돈이 났느냐고 물을 수도 없다. 부인이 몇십 년간 소아과 병원을 개업하고 있다.
곽노현 주변 인물들을 이 잡듯이 조사한다. 겁박하는 거다. 과거 내 경우에도 시집간 지 20년이 넘는 딸의 계좌를 뒤졌다고 한다.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에도 주위 사람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렇게 악랄할 수가 있느냐고 하느님을 원망할 정도다. 그러나 곽노현 교수 주변에서 건져 낸 것이 없다.
박명기 교수는 구속되고 변호사를 선임한다. 법무법인 ‘바른’이다. 국민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법무법인 ‘바른’이라면 너무나 유명하다. 일일이 변호사 이름을 댈 필요도 없다. 한 마디로 이 정권의 인재 공급원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 없다. 정동기 이인규 나경원…. 그 밖에 일일이 이름을 거명할 필요도 없다.
BBK, 도곡동, 광우병 사건, 정연주 사건,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 김옥희 사건 등 그야말로 화려하다. 이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건이면 ‘바른’을 떠올릴 정도다. 바로 박명기 변호를 맡은 곳이 여기다.
여론이 술렁거린다. 이거 뭔가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돈이 없어서 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박 교수가 ‘바른’의 변호사를 택했다는 것이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상식이 납득을 못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곽노현 사건을 기획 구성한 쪽에서도 뭔가 꼬여 간다고 느꼈을 것이다. 민주당은 처음에 곽노현의 사퇴를 주장했다. 지금 달라졌다. 일반 국민보다 많은 정보를 가진 정당이 뭔가 느낌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눈치 빠르기에 귀신인 약아 빠진 정당이 그냥 돌아서지 않는다.
박태규가 귀국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거물 로비스트다. 수천억이 걸려 있는 로비스트 박태규를 왜 잡아 오지 않느냐고 아우성인데 바로 그가 곽노현 소동에 묻어 슬그머니 귀국했다. 박지원에게 딜을 하자고 제안했단다. 박지원이 누구인가. 아마 한나라당이 이 무더위에 좀 추울 것이다. 청와대 홍보수석과 골프도 쳤단다. 완전히 기우는 달이다.
곽노현 부인이 글을 올렸다. 담담한 술회다. 감동이 온다. 50여 년 글을 쓴 경험이다. 감동은 진실에서 온다.
어느 기자가 곽노현 사건을 보는 내 견해를 물었다. 딱 두 마디 했다.
‘난 사람을 얘기할 때 그 사람을 보지 말고 그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보라고 한다.’
‘살아온 길을 보면 앞으로 살아가는 길도 보인다.’
사실 소동은 끝이 났다. 그러나 끈질기게 곽노현을 들볶을 것이다. 빨대와 이른바 ‘알려졌다’ 기자들이 끊임없이 합작품을 생산해 낼 것이다.
별건수사라는 것이 있다. 한명숙 총리 재판에서 처음 알았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한 총리 별건수사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1심 무죄가 나자 별건 수사로 지금 재판 중이다. 곽노현도 그럴지 모른다. 역시 잘못 봤다. 결백하면 당당하다. 곽노현은 숨기는 것이 없다. 그게 더울 미치는 것이다.
곽노현이 뭔가 감추고 구린 점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나 명명백백하고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으니 오히려 검찰이 당황한다. 이를 어쩌나. 여론과 국민의 뭇매를 맞아야 할 할 사람은 곽노현이 아니라 검찰과 쓰레기 언론이다. 비겁한 언론은 슬슬 꼬리를 사린다. 발을 뺀다. 검찰이 그럴 것이다. 세상에 믿을 놈은 하나도 없다고 말이다.
어디로 피할 대도 숨을 곳도 없는 절체절명의 한나라당 정권과 권력층들은 살기 위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역시 잘못 생각이다. 그렇게 해서 구명도생 할 수도 없고 설사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하루를 살아도 제대로 살아야 한다.
마지막 발버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이 외면해 버린 엉성한 소동이다. 빨리 손을 드는 것이 덜 손해를 보는 일이다. 박태규 로비 문제에 매달리는 게 현명하다.
진짜 엉성한 시나리오였다. 앞으로는 잘 써야 한다. 시간도 없지 않은가.
2011년 09월 01
이 기 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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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님의 댓글
강추 작성일곽노원 교육감님 강직하고 굳건한 마음으로 사악한 찌질이 검찰들을 제압하시고 당신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승리의 축배를 나눌날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부귀영화님의 댓글
부귀영화 작성일
뒤에서 꼼수를 부리는 하나회 및 대구고등학교 출신들의 짜고치는 고스톱인 것으로 보인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속담을 없애지 않으면 이들의 작전은
설령 실패해도 늘 절반 정도의 목적은 항상 이루게 된다.
새로운 세력의 준동을 막아 자기들끼리 계속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욕심의 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