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뚜껑 다 열리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 '위키 리크스' > 통일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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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쩌면 시간 싸움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위키리크스의 한국 관련 번역사이트가 생겼습니다. 주소는 www.wikileaks-kr.org 인데, 벌써 적지 않은 문건들이 번역되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도 몇 건은 지금 원문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해주시는 분들이 적극적이어서 금방금방 번역이 되고 있군요. 아마 이 정도 속도라면 꽤 중요한 문건들도 번역되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의 뒤를 이을 것 같은데요.

나꼼수에서도 지적됐지만, 이 위키리크스의 한국 관련 폭로는 정말 '대사건'입니다. 그 의미를 절대로 축소할 수 없는 거지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정말 매우 중요한 문건 하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굳이 저도 '소설을 하나 쓰자면' 줄리안 어샌지가 일부러 꽁꽁 감추고 안 내놓는 것이 있던지.

제가 보기에 그 매우 중요한 문건은 '천안함' 관련 문건입니다. 아마 적지 않은 분들이 어떤 의문과 의혹은 물론,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국론 분열 한 가운데에서 벌어진 이 모든 소모적 논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파괴적인 효과를 가진 원자탄이 될 수도 있겠죠. - 아, 소설이라니까요.

아무튼, 지금 주류 언론들이 위키리크스에 대해 소극적으로 다루거나 다루고 있지 않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이런저런 사건들이 보도되기 시작하고 그 파장이 증폭될 경우, 결국 어느 언론이든 이 문제를 다루지 않고 피해갈 수는 없을 겁니다. 거기다가 위키리크스 측은 이 문건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알려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왜, 줄리안 어샌지가 정의의 편이라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오히려 뭔가 장사거리가 있는 건 아닌지 조금 불안해지기도 하네요.

어쨌든, 지금까지 퍼진 것만으로도, 위키리크스는 그 자체로 핵폭탄입니다. 정말 시간을 다퉈가며 나오는 이 문건과, 그 번역본들은 진실이 더 이상 판도라의 상자에 강제로 잡혀 있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나올 문건들은 더 있을 겁니다. 기왕에 나올 문건들이면 더욱 확실하게 공개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모르죠, 지금쯤 호주 대사관이 불나게 바쁠지도(어샌지는 호주 사람이죠).

진실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고 맙니다. 영원한 비밀은 없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알고 싶은 비밀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그 비밀은 폭발로 이어질 외연과 내연을 너무나 많이 가지고 있는 듯 하군요.

그리고 그렇게 밝혀진 진실들을 들여다보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거기에 드러난 이명박 대통령과 측근들의 모습, 정치판의 모습... 그리고 그 비밀 문서들을 통해 본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보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당신의 분노는 어디로 갔습니까? 이 마땅히 분노해야 할 모습들을 보면서 그냥 체념할 겁니까?

정말 선거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장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그리고 내년의 총선과 대선.

제 분노 게이지 만큼이나 제 대신 투표해 주시길 여러분께 부탁드려 봅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