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도 원했던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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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당 ME식구들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화제가 됐던 건 나꼼수와 단연 서울 시장 보선이었습니다. 역시 한국인들 답게 해외에 나와서도 한국 정치나 상황에 관심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모양입니다. 서로 박원순이 되어야 한다, 박영선이 되어야 한다 하고 의견들을 피력했지만, 그래도 모두들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게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후보가 되어선 안 된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컸습니다. 동포사회는 생각보다 보수적인 사회입니다. 미국에 이민 온 한국 사람들이 가지는 '정서적인 한국'은, 딱 자기가 이민 온 그 시점에서 정지됩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사회'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유기적인 것이고, 당연히 사람도 그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게 됩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경우 미국의 가치관을 반영하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동포사회는 '자기가 떠나온 시점의 한국'과 '미국식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정말 보수적인 사회이기도 합니다. 그런 정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한나라당은 안 된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보수 정당이 더 이상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통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첫째는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오세훈 시장이 그만큼 서울 시정을 말아먹었음을 어느정도 사람들이 인지했다는 것이고, 그리고 물난리 사건에서 보듯 그의 시정이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정책보다는 자기 과시의 정책으로만 흘렀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또 무상급식 사건에서 봤듯 복지정책 자체를 포퓰리즘의 일환으로 모는 것이 한나라당 전체의 목소리라고 인지한 해외동포들, 특히 어떤 식으로든 복지의 혜택을 조금이라도 입어본 경험이 있는 보수층의 목소리들조차도 한나라당을 더 이상 적합한 보수정당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의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한나라당의 실정과, 무엇보다도 안철수씨가 몰고 온 신선한 돌풍의 파장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안철수 돌풍은 지금껏 부동의 철옹성이었던 박근혜씨를 흔들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어제 그 자리에선 안철수씨에 대한 이야기도 꽤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가 몰고온 이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그것은 모두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일어나보니, 속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됐습니다. 아마, 그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많은 사람들이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되길 원하는 민의의 반영이겠지요. 그리고 이 변화의 바람은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까지 여파를 분명히 미치게 될 것입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것 이외에도 많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나서 자란 도시이기도 합니다. 중구 정동에 본적을 두고 있고, 종로구 누하동에서 의무교육을 모두 마친 저로서는 서울은 분명히 몸과 마음의 고향입니다. 여기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귀국한다'던가 '한국을 방문한다'가 아니라 "나, 서울 가" 라는 말로 귀국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런 서울은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를 필요로 하고,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될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변호사가 그 변화에의 열망들을 수렴하여 새로운 서울,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해외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또 과거 서울시민이었던 사람으로서.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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