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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부친 소유 학교 교원에게 정치후원금 받아...'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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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0건 조회 1,660회 작성일 11-10-1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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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부친 소유 학교 교원에게 정치후원금 받아...'불법'

학교 관계자 "부탁을 해서 후원금 낸 것으로 안다"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입력 2011-10-19 09:47:48 l 수정 2011-10-19 10:00:12

나경원 후보가 선대위 안형환 대변인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근 나경원 후보 부친 학교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나경원 후보가 선대위 안형환 대변인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근 나경원 후보 부친 학교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나라당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부친 소유의 '홍신학원'(화곡중, 화곡고, 화곡보건경영고) 교사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현행법상 교사들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나경원 "초창기에 내셨다고 들었다"

나경원 후보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부친 소유 학교 화곡중, 화곡고 교사와 직원들에게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문제제기를 들었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 일일이 개인 후원을 다 확인을 못했다"라면서도 "초창기에 일부 몇몇 선생님들이 내셨다, 이렇게 얼핏 들은 것은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의 교사 불법 정치후원금 문제는 지난해 5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학부모단체들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면서 불거졌는데, 당시 나 후보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검찰도 같은해 10월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단순한 풍문에 해당하는 진정이므로 피진정인에 대하여 공람종결"한다면서 사건 종결 처리를 했다. 

하지만 나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고, 결국 나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에둘러 인정한 것이다. 본지 취재에서도 홍신학원 교사들이 나경원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신학원에 속한 학교 관계자는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학교에 재단측과 친한 선생님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이 있지 않겠냐. (재단측에서) 부탁을 하니까 개별적으로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사장측이 '합법적으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후원활동을 해 달라는 얘기를 했다"라며 "(후원금을 내고)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행정실에 후원금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역 국회의원인 자신의 딸에게 후원을 해달라는 이사장의 부탁 자체를 거절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행정실에 영수증을 제출하면 학교측에서 누가 후원금을 냈고, 안 냈는지 금새 알 수 있는 구조여서 교직원들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학재단이 그렇듯이, 나경원 후보의 부친 나채성 씨가 이사장인 홍신학원도 이사장의 친인척들이 행정실장, 행정실 직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원순 측 "실정법 위반 후보, 서울시장 입후보 불행"

나경원 후보는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신학원 교사와 직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 "몇몇 선생님들이 내셨다고 얼핏 들었다"는 식으로 에둘러 인정하면서 "뭐 집단적으로 냈다, 이런 것은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부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 교사와 교직원들이 후원금을 냈다 하더라도 자발적으로 낸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데, 문제는 자발적이던 강압에 의한 것이던 교사들이 정치후원금을 내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검찰은 민주노동당에 매달 1~2만원 씩 후원금을 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1600여 명을 정치자금법 및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 황우여(현 원내대표), 이군현, 김학송, 김정권(현 사무총장), 박찬숙 의원들도 교원으로부터 150만원~500만원씩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검찰은 이들에게 후원금을 제공한 교원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했다. 교사, 공무원이더라도 정당이 아닌 의원 개인 후원회에 후원금을 내는 것은 합법적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기관의 법령해석을 담당하는 최고 기관인 법제처의 해석은 다르다. 법제처는 2005년 유권해석에서 "교사나 공무원이 '정치자금법' 6조의 규정에 의한 후원회(정당,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후보)에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은 금지된다"라고 밝혔다. 정당에 하던, 의원 개인에 하던 교사나 공무원의 정치자금 후원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지난해 7월 26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의에 "유치원, 초중등학교 교원(학교장 포함)이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위반"이라고 회신했다. 국공립학교가 아닌 사립학교 교원들의 복무에 대해서는 국공립학교 교원 복무규정에 준용하기 때문에, 사립학교인 홍신학원 교원들의 정치자금 후원 역시 불법이다.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나경원 후보는 "초창기에 일부 몇몇 선생님들이 내셨다, 이렇게 얼핏 들은 것은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때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초창기라면 2004~2005년경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데, 지난해 나 후보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의뢰를 참교육학부모회와 함께 했던 김행수 전교조 정책위원은 18일 본지와 통화에서 "당시 여러 교사의 제보를 받아서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는데 2007년, 2008년까지 (정치후원금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까지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면 아직 공소시효도 남은 것이다.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공동대변인은 논평에서 "나경원 후보는 아버지 학교 교사들이 몇 명이나 후원금을 냈는지, 그 총액이 어느 정도인지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 후원금을 과연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냈는지 아니면 부친의 강요로 냈는지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전교조 교사들이 민주노동당을 후원한 일로 고발을 당해 재판을 받으며 고통받고 있는데 법조인 출신 나경원 후보가 이 사실을 잘 모르겠다고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실정법을 위반한 후보가 서울시장에 입후보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하여 나경원 후보가 그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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