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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해군기지들(2):캐나다 해군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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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그네
댓글 2건 조회 2,063회 작성일 11-09-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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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해군기지들(2):캐나다 해군의 경우

- 작지만 유연하고 강인하게 대처하는 캐나다 해군과 그들의 해양정책 -

1. 캐나다 해군의 기지들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캐나다는 러시아에 이어서 지구상에서 두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는 나랍니다. 거기에 더해 해안선의 길이만큼은 구불구불한 지형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이기도 하죠. 그 얘기는 해군이 관할해야 할 지역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소리입니다.

20만 2천 80킬로미터의 해안선을 8천5백명 수준의 해군 현역들과 예비역 5천1백명을 합쳐도

만 오천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고작 29척의 수상함대와 4척의 잠수함으로 지켜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캐나다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퍼파워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력을 생각하면 이 나라가 영토를

빼앗기지 않고 여태까지 국경과 주권을 유지하고 있는게 신기할 정돕니다.

그러나 역사를 잠시 돌이켜 보면 캐나다가 왜 그것이 가능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과 영국의 해군에 이어 세계 3위의 해군은 다름 아닌 캐나다였습니다.

2차대전 내내 캐나다는 친정 영국이 전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도맡았고

특히 대서양에서 이른바 영국으로 실어나르는 전쟁물자호위 선단의 절반 이상을 캐나다 해군이

도맡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수병 만 삼천명 수준으로 전쟁에 뛰어든 캐나다는

이후 10만명수준까지 인원을 늘렸고 미주대륙동부에서 대서양의 거의 절반을 양분하여 이지역에서

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지고 이른바 콘보이(호송선단)를 책임졌으며 전쟁기간 내내 27척의 유보트와

50척이 넘는 추축국 함대를 격침 혹은 나포하면서 2만 5천여회의 대륙간 수송을 성공적으로 수행,

연합국이 유럽전선에서 승리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나 미국이 참전하기 전인 초기 3년간

영국은 캐나다 해군의 희생(장비와 훈련의 부족으로 캐나다 해군은 전쟁초 유보트에게 적지 않은

인명피해를 입었습니다)과 도움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버텨낼 수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만큼

캐나다의 공헌도는 지대했습니다.

전후 그들이 냉전의 소용돌이에서도 자기 주권을 지키고 여전히 세계 2위의 방대한 영토를 누리는

것에는 그만한 희생과 댓가를 치렀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도 영연방과 나토의 주요한 축이자 60년대까지도 항모를 보유했었을 만큼 캐나다 해군은

작지만 야무지고 실속있는 전력을 유지해왔고 이후에도 여전히 효율적인 해군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20세기는 물론 21세기까지 나토의 주요작전중 그들의 해군이 참여하지 않는 작전이 없을 정도로.

현재 캐나다 해군은 대서양에는 노바스코시아 주의 핼리팩스와 뉴펀들랜드 주의 세인트 존스에

기지를 두고 있고 태평양에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밴쿠버 섬의 주도 빅토리아 인근의 에퀴스몰트에

군항을 두고 있습니다. 이 세 곳 모두 외해와 직접 연결되지 않고 내해와 협만을 가진 이상적인 자연조건을

가진 해군기지라는 사실은 앞서의 영국해군기지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이들 기지 역시 캐나다 출범이후

쭈욱 기지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2.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대처하는 유연함

이 시점에서 이 넓고 넓은 나라를 지키는 해군 함대가 고작 29척의 수상함(이지스함도 없는)과 고작 4척의

잠수함 그리고 30대가 채 안되는 헬리콥터를 가진 미니 해군으로 어떻게 지켜지는지 의구심을 가질만 합니다.

하지만 평상시 이 길고 긴 해안선과 해역의 초계와 수상교통로의 보호 그리고 공해와 각종 해난사고를 맡는

또 다른 조직 캐나다 해안경비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상의 군사조직인 미 해안경비대와는 달리

군사조직이 아닌 비무장 연안 감시 조직인 캐나다 해안경비대(일명 CCG)는 캐나다 해군보다 더 많은 선박

(무려 114척!)과 50여대의 항공기를 가지고서 사실상 캐나다의 길고 긴 연안을 지키는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고작 5천여명의 적은 수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만여명의 민간후원조직의 도움을 받아 임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2차대전이 발발하자 신속하게 군사조직으로 전환해 태평양의 길고 긴 연안선을 감시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해상에서의 범죄수사같은 해양경찰의 임무는 빨간 바지의 승마제복으로 유명한 캐나다연방경찰(RCMP)

이 맡고 있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이러한 임무의 분리는 캐나다 해안경비대가 광활한 지역을 관할해야 하는 특성상

자연스럽게 발전한 시스템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사라지면서 여태까지 정기적인 항공순찰외엔 거의

관리를 해오지 않아도 무방했던 캐나다 북극의 연안들이 시급한 안보의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북서항로가 현실화되자 현재의 해군력으로는 이곳을 추가 관리하는 일은 큰 부담이 됩니다.

더구나 까다로운 환경보호기준을 가진 캐나다의 입장에서 환경오염에 상대적으로 더 관대한 러시아와

러시아의 선박들이 북극해를 오가게 되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지구의 온난화로 이곳의

자원개발이 용이해지자 주변 이해국들과의 첨예한 자원 쟁탈전도 예상되는 마당이니, 가뜩이나 예산이

한정된 캐나다 정부와 해군의 입장에선 골치가 아프게 된거지요.

2007년부터 북극해에서 활동이 가능한 경비함 몇척을 추가로 건조키로 하고 또 여태까지 기지를 둘

필요가 없었던 북극해를 관장할 새로운 기지부지를 물색하고 환경 평가를 해오던 중 누나부트 준주의

최북단 배핀 섬 나니시비크에 2011년부터 기지건설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나니시비크는 과거 아연 채굴을

하다 채산성이 떨어져 폐쇄(2002년)된 지역으로 이미 상당수의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라 매우 험악한 기후의

북극임에도 불구하고 건설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6천 2백만 캐나다 달러(강정기지에 1조를 넘게 쓰는 건

아무리 봐도 냄새가 난다고 봐야 합니다) 정도 입니다.

앞으로 이곳은 바닷길이 열리는 여름 시즌(6월-10월)에 주기적으로 대서양 함대 소속의 프리깃 함들이

머물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고 캐나다 해안경비대의 쇄빙선들과 추후 건조될 북극해 전용 해군 경비함들이

이곳에서 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통합군체제로 운영되는 캐나다 군은 점차로 북극연안

에 대한 항공초계와 감시를 강화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다가오는 상황의 변화를 예민하게 주시하면서

현재 할 수 있는 일들과 미래에 해야 할 일들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캐나다도 여야의 정쟁이 만만치 않아(최근 7년간 무려 4번이나 연방선거를 치렀을 만큼) 군사력의

증강 특히 북극해에 대한 해군력의 강화를 놓고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당측과 이에

반대하는 신민당과 자유당등의 야당세력의 대립이 만만치 않습니다. 양측의 주장은 사뭇 논리적입니다.

방대한 국토에 비하면 너무도 부족한 현재의 해군력을 이유로 들어 국방예산 증가를 주장하는 보수당의

정책에 대해서 야당측은 국방비의 증가를 주장하면서도 부유층에 대한 감세를 추진해온 여당 보수당의

이율배반적인 모순을 꼬집고 국방비 증가를 이유로 보통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와 교육 기타 복지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나 하퍼 보수당 정권이 추진해왔던 F-35 전투기 개발 참여가 당초 예상보다 예산이 더 소요되고

계획 자체가 연기되고 있는 점등 여태까지의 국방정책의 난맥상과 각종 예산의 낭비사례를 들어

이에 대한 논의가 분분합니다. 분명 예산의 증가는 불가피한데, 나빠진 경제 여건과 당장 시급하게

써야할 예산들도 적지 않아 이의 분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하지만 보좌관은

커녕 자신의 손에 들린 메모와 머리속의 생각만으로 치열한 논리싸움을 해야하는 캐나다 하원에서의

난상토론과 이를 모니터하는 캐나다 언론과 방송들은 적어도 자기와 생각과 다르면 닥치고 빨갱이 좌빨을

입버릇처럼 웅얼거리는 자칭 보수 우익들이 사방에 넘쳐나고 전국민을 아예 충용한 황국신민스러운 무뇌아

바보로 만들려고 혈안이 된 조중동 김비서방송따위들과는 차원자체가 다르기에 이들이 이렇게 늘상 흔들리면서도

꾸준하게 새로운 안보의 과제를 해결해갈 것으로 대다수 캐나다 시민들은 믿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는 크게

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한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최근 북극의 바닷길이 열리면서 캐나다 북극해안에

대한 여러 대비책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누나부트 주민들에 대한 처우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여론의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이 해군 기지가 추진되고 있는 누나 부트 준주는 캐나다의 10개 주와 3개 준주가운데서 가장 크며

캐나다 영토의 거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광활한 지역임에도 대부분 어름과 눈으로 덮여 있어 살고 있는

인구는 고작 3만 3천명에 불과하며 이들 대부분이 원주민 이누이트들입니다.

그런데 북극의 자연이 변화하면서 여태 사냥에 의존해왔던 이들 이누이트들은 거의 만년에 걸쳐서

지켜왔던 삶의 방식을 모두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 있고 여태까지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북극의 존재가치가 부각되면서 이곳에 사람이 살아야만 이곳의 주권과 이익을 주장할수

있다는 매우 평범하지만 소중한 논리가 캐나다 여론에 먹혀들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군사력 강화를 추진해온 하퍼내각이지만, 최근 들어 누나부트 지역 원주민들의 의료실태를 몇년간에 걸쳐

조사하고 이들을 위한 순회 의료서비스와 병원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은 먼 장래 이곳에 계속 사람이

살아줘야만 캐나다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라겠습니다.

누나부트의 원주민 대표들도 그 어느때보다 자신들의 지역에 대한 캐나다 연방의 지원과 예산 증가를

소리높혀 외치고 있고 이들의 주장을 듣기 위해 수도 오타와에서는 청문회까지 개최되었을 정돕니다.

물론 여태까지 북부 3개 준주에 대해서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이누이트 원주민들을 지원해온 캐나다

연방정부였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이들의 눈치를 살피고 이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야 할 당위성이

대두되고 있는 셈입니다. 현재 북극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지역이 바로

이곳 캐나다 북부 3개의 준주이고 사실상 이들 이누이트 원주민들은 캐나다의 주권을 최전선에서 지켜주고

있는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일견 캐나다의 현재 군사력과 수준으로 저 넓은 해안과 영토를 지키는 일은 불가능해보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여태까지 작지만 효율적인 군사조직과 다른 강대국들보다 훨씬 더 기민한 외교력으로

스스로의 주권과 이익을 수호해왔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발상의 전환으로 앞서가려 합니다.

핵무기에 의한 상호확증파괴가 가능해진 이후, 2차대전이라는 강대국간의 극단적 대립의 교훈으로

대규모 군사력에 의한 전면전은 이미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21세기 안보의 화두는 경제력과 유연하고

기민한 외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바탕에는 국가와 국가의 구성원인 시민간의 상호신뢰와

조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안보상황이 변화하자, 변경에 살고 있는 누나부트 원주민들에 대해서 되려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캐나다 정부,

불분명한 안보상의 이유를 내세워 군사적으로도 타당성이 전무한 장차 외교적으로 큰 화근이 되고야 말

망국적 기지건설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현지의 주민들의 말을 경청하기는커녕 되려 범죄시하고

불온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권과 군...

비교가 아니라 차원 자체가 아예 너무 다르다는 생각입니다.

같은 G 20을 개최했어도 국가의 격은 사뭇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탄식이 나옵니다.

안보를 위해 국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임무입니다.

하지만 그 당연한 임무의 바탕에는 그나라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와 협조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강정기지를 강행하는 해군과 정권의 인식과 태도는 그들이 설치해놓은

철조망의 꼬락서니만 봐도 분명합니다. 역사에서 민의를 외면하고 군사력만 믿고 의지하다

나라를 말아먹었던 사례는 가까운 20세기에도 즐비했었습니다.

민심을 잃었던 장제스의 중화민국과 썩어 문드러졌던 남베트남 공화국의 말로가 어떠했던가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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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님의 댓글

감사 작성일

귀한 내용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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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민심을 거스르는 추악한 정권과 정책의 뒤엔 기지 건설로 인한 더러운 떡고물에 대한 미련이 너무도 큰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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