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의 탄식, "MBC, 80년대 중반으로 되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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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정년퇴직한 신경민 전 앵커가 “지금 MBC 뉴스를 보면서 80년대 중반의 MBC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후배들에게 호된 쓴소리를 했다.
21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신경민 전 앵커는 20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지금 뉴스를 제작 편집하는 후배들 가운데엔 이것이 처세이며, 맞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80년대 중반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전두환 군부 시절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런 식으로 뉴스를 하다보면 권력 감시에 대한 감각 마비현상이 온다. 당시엔 군부독재 앞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정치적 감각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비판은 철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었다. 그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 실제로 당시에 그렇게 기자생활했던 만은 이들이 승진하고, 특파원 가고 출세했다. 잘 나갔다. 반면, MBC의 미래 등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쓰잘데기 없는 생각 하는 사람으로 치부됐다"며 "지금의 MBC는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인 것 같다”고 거듭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금 편집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5공 당시 막내 기자로 뛰면서 5공의 폐해를 몸으로 느꼈던 이들이다. 대체로 80년 대에 입사한 이들이다. 그들 역시 서슬퍼런 5공이었지만 국민에게 얼마나 저버림을 받았는지, 권력은 한순간에 눈녹듯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MBC 뉴스에 대해서도 “뉴스의 편집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미 엄기영 사장 때부터 몇차례 인사이동을 통해 편집감각이 굳어지고 마비된 상태가 왔었다. 몇차례 인사를 통해 누가 뭘 어떻게 한다는 역할은 이미 정해졌고, 이는 내부에 주는 분명한 메시지였다. 지금의 편집감각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MBC의 권력비판 정신은) 한참 전에 끝났는데, 요새 선거의 편파보도가 두드러지니 새로 보는 것일 뿐 MBC 뉴스에 기대를 건다는 것은 ‘연목구어’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MBC의 선거 보도에 대해 “지금 MBC 뉴스를 보면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지가 나타나는데, 뉴스를 (이렇게) 제작해서는 안된다"며 "각 후보별로 제기된 의혹이 규명될 만한 것인지, 단순한 제보에 불과한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뉴스의 가치에 따라 제작 편집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신뢰성이 있는 지적이라면 여야를 따질 필요가 없다. 제보를 갖고 홍준표 대표가 묻는 내용 수준을 갖고 과연 리포트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스스로 되물어봐야 한다. 확실한 내용으로 뉴스 제작을 해야 한다. 중립성이니 객관성이니 하는 말로 지금의 뉴스를 자평하려는 것은 잘못돼있다. 이런 뉴스배치 등은 편집이라기보다 일종의 기술”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MB 내곡동 사저 논란에 대해서도 “이는 말할 가치도 없다. 너무나 뻔한 것이다. 최소한 기자의 감각으로 봤을 때 너무나 분명한 문제이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생각은 않고, 청와대 해명에 급급한 보도가 나갔을 때)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보도국내의 위 아래 어디서도 안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기자의 ABC에 해당되는 것이다. 논급할 가치도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보도국 기자들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는 것 같다. 많은 기자들이 그냥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9시뉴스에 나가는 20여 개 뉴스 꼭지 가운데 자신의 뉴스가 나가냐 안나가느냐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 뉴스 전체의 문제점이나 다른 이들의 뉴스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꾸짖었다.
그는 결론적으로 “MBC의 시스템을 공영방송이라고 해왔는데, 말로만 ‘공영방송’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사실상 MBC는 공영방송이었던 적이 없었는데 말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모두가 착각했던 것이다. 이런 방송을 관영 내지 국영이라고 해야지 이게 무슨 공영인가. 그동안 MBC의 공영방송과 언론자유는 시민들이 이뤄낸 민주화에 의해 일시적으로 주어진 것이었고, 이를 우리가 누렸을 뿐"이라며 "종편이 뜨게 되면, 이제 말로만 외쳐댔던 ‘공영방송’은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이다. 공영방송 종언의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최소한 립서비스 차원의 ‘공영’도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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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시민님의 댓글
시민 작성일
밥숫가락 챙기기에 급급하려면 뭐하러 기자가 되었는가?
그런 기자들 모두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릴 날이 오기를.
처세님의 댓글
처세 작성일
부족하나마 사람마다 각자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가 있습니다.
하도 답답하다보니 개개인이 가진 철학이나 처세 자체를 탓하기도
하게되는데..사실 별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생각과 뜻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점진적 세력을 형성하여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다른 부류들을 힘으로 밀어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참으로 지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