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시는 분들, 팩트 확인하시고 선거 꼭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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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우편물이 무거운 날, 일 마치고 나서 학교에 와선, 도서관에 들어와 랩탑 켜 놓고 깜빡 졸았습니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난 탓도 있거니와 - 세시 반엔가 일어나서 공부 좀 하고, 밥도 아예 그때 먹고- 결정적인 건 나꼼수 24회차가 올라와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예 아이팟에 다운받아 놓고, 아이튠즈 열고서 엉뚱한 열공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후에 이렇게 졸음이 쏟아질 만큼 피곤했던 거죠.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개운합니다.
이번 나꼼수는 아마 선거를 앞두고 마타도어에 밀리는 듯한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이라고 봐도 되겠지만, 일단 그 자세한 디테일 앞에서 나경원 후보 측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 같더군요. 여기에 계속해서 드러나는 비리들이 밝혀지는 과정은 통쾌했지만, 한편 가슴아팠던 멘트도 하나 있었습니다.
김어준의 멘트. "이번 선거는, 투표하는 쪽이 이깁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민주사회 시민으로서의 분명한 권리라 할 수 있는 투표를 얼마나 가볍게 여겨왔습니까. 투표하는 날을 그저 하루 쉬는 날로 생각하면서 자기의 권리를 내던졌던 것들이 얼마나 커다란 댓가로 돌아올 수 있는가를 알려주신 위대한 가카의 업적을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얼마나 미국의 입맛에 딱 맞았으면 상하원 '만장일치'로 가결되어 버린 한미 FTA. 이건 가카 치세 이후 내용이 아예 바뀌어 버렸고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는 것, 섬찟해지지 않습니까?
지금 보궐선거는 나꼼수에서도 지적했듯 '가카와 가카 아닌 것들의 합집합의 전면 대결'입니다. 즉, 정권심판이라는 대의를 분명히 담고 있으며, 나아가 내년의 총선과 대선을 통해 민주진영이 지금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낼 수 있는가의 시금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일 이번에 서울시장을 내어 준다면, 아마 그 절망감 때문에 우리는 체념하고 스스로 힘빠져 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더욱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린 그 절망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투표해야 합니다. 비록 저는 미국 시민이어서 우리 선거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지만, 적어도 내 대신 여러분이 투표해 주실 것을 강권하고 싶습니다. 상식이 몰상식을 이기고, 정의가 불의를 밀어내는 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참여로 가능합니다. 제가 요즘 이곳에서 계속 진행되고 확산되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대중의 참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어떤 희망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몇번씩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이겁니다. 적어도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투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또한번 주진우 기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그렇습니다. "뜨거운 가슴이 있다면, 분노하는 가슴이 있다면,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죠.
여러분, 제 대신에 10.26일에 꼭 투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것은 제가 '박원순'이라는 개인을 지지하는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가 가진 가치관, 그리고 상식은 몰상식을 이긴다는 당위성 때문입니다.
가카 쪽에 있는 모든 것들이 보여주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든 그 구리고 더러운 것들을 결국 치워내야 하는 것은, 지금의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뽑아야 하는 청소부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을 앞장서서 청소하고 서울을 앞장서서 '청소해줄 사람'으로, 나경원이냐 박원순이냐 하는 것은 팩트로 나오는 사실들이 너무나 확실하게 말해줍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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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기회님의 댓글
기회 작성일
투표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당연히 투표해서 바꿔야 한다.
그런 기회가 자꾸 있으리라 착각하지 말라. 쥐떼 천국이 되고 나면 그런 기회마저 박탈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