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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관련 워싱톤 포스트 기사- 의미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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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683회 작성일 11-12-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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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이하 WP)의 국제면에 한국의 언론자유 축소에 대한 기사가 대서특필됐습니다. 22일자로 나온 이 기사 (http://www.washingtonpost.com/world/asia_pacific/in-s-korea-a-shrinking-space-for-speech/2011/12/21/gIQAmAHgBP_story.html)에서는 전반적인 언론 자유 축소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정봉주 전 의원의 유죄선고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WP가 왜 이런 기사를 다루게 됐는지 궁금해졌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가설이긴 하지만, 미국은 이미 다음 선거를 통해 현재 집권층이 모두 물갈이 될 것을 짐작하고 있고, 이를 통해 이명박 정권에 이 기사를 통해 어떤 압박을 가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960년의 4.19, 또 1987년 6월 항쟁을 기억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만일 이에 버금가는 민중적인 항쟁이 일어나게 될 경우 이 정권과 관계를 겉으로 끊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도 미국에서 이런 결정을 할 때는 우선 언론을 통해 그들의 의중을 흘린 선례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생각하면, 미국은 지금부터 한국에서 누가 권력을 잡게 될 것인가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지난번 나꼼수 팀의 미국 공연 때, 미 국무부 한국과 소속인 것으로 파악되는 인사가 나꼼수 팀을 방문해 디도스 공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도 나꼼수 방송을 통해 소개된 바 있습니다. 즉 어떤 식으로든 미국은 지금의 사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지요. 물론,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서는 언제든지 말을 손바닥 뒤집듯 할 수 있는 미국이지만, 지금의 상황은 1987년에 버금가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는 추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미국도 내년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오바마로서는 한국의 현 정부가 그대로 바치다시피 한 통상주권을 전리품으로 갖고 있는 상태에서 비교적 대선에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상황 하나를 그대로 버릴 수가 없다는 거지요. 만일 87년과 같은 상황이 다가온다면 반미 정서의 급속한 확산은 물론 '굴러 들어온 떡' 이었던 FTA 조약까지도 놓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 미국의 속내가 반영된 것이 미국 내에서 비교적 보수적 매체라고 할 수 있는 WP에 반영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상황을 미루어 추론해 볼 때, 미국은 지금 이 상황으로 인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현 집권층의 재집권은 불가능하다고 계산하고 있으며, 이를 물리적으로 뒤집기도 어렵다는 판단까지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이른바 디도스 건으로 상징되는 불법 선거 작전도 통할 수 없다고 할 때, 이 정권의 안전한 퇴임 역시 보장될 수 없을 것입니다. 가카로서는 미국으로부터 내려진 빅 엿을 드신 셈이고, 이런 면에서 볼 때 가카의 안전한 퇴임 역시 보장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어떤 식으로 나올것인가 하는 건데,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한국의 야권 중 친미인사를 물색해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겠죠. 문제는 이게 시간이 많은 문제가 아닙니다. 당장 미국도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변수죠. 국제적으로 볼 때 중국 역시 남북한 어디서든 '시끄러운 일'이 생기길 원하지 않을 것이고, 그 점에선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같으면 미국은 일본을 이용해 경제적으로 한국에 당근을 주거나 압박을 가하거나 했을 테지만, 이미 우리의 경제나 의식 수준은 그정도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정권 핵심부는 '투더 코어'로 친미, 친일이지만, 국민의 정치수준이 높다면 정권핵심부의 성향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미국이나 일본에 휘둘릴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죠.


지난 선거때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남부럽지않게 잘 살고 싶다는 본능적 욕망이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가카는 우리에게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우리 삶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를 깨닫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패배의식에 젖어 체념하기 시작할 때 등장한 '나는 꼼수다'는 그런 우리의 의식에 다시 투지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국민이 그렇게 자각하기 시작한 것을 감지한 미국은 WP 기사에서 보듯 조금씩 '쫄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쫄지만 않는다면 그들이 쫀다는 것이 증명된 것입니다.


비록 지금 우리가 정봉주 전 의원의 유죄 확정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받고 조금 위축되었더라도, 그러지 않을 이유는 바로 우리 자신 때문입니다. WP의 기사 한 꼭지에 불과하긴 하지만, 이런 기사가 미국의 보수적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는 사실은 우리의 각성으로 인한 판세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앞으로도 '쫄지 말아야' 합니다. 희망을 가집시다. 힘을 냅시다. 그리고 연대합시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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