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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라남의 열풍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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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153회 작성일 22-08-2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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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13

 

김정일동지께서 중부내륙지구 군부대시찰을 마치신것은 저녁 7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군부대장방에서 부대장들과 담화까지 하고나시니 밤 10시가 다되였다.

그이께서는 밤 12시전으로 평양에 가닿으실 작정으로 운전사에게 지름길로 가자고 이르시였다. 그러자 군부대장이 만류하였다.

《장군님, 여기 지름길은 길세가 대단히 사납습니다. 아까 저도 시간이 바빠 지름길로 오다가 고장난 <자주호>차 하나가 좁은길을 떡 가로막고 서있어서 운전사끼리 말다툼까지 했습니다. 겨우 길을 어겨서 빠져나오긴 했는데… 그 <자주호>차가 아직 그냥 그 자리에 있을겁니다.》

군부대장은 그이를 좋은 길로 모시고싶어 지름길이 험하다고 거듭 말씀드렸다.

《고장난 차를 보았으면 좀 도와주고 올게지 그냥 왔단 말이요?》

그이께서는 군부대장의 말을 들으니 오히려 더 지름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시였다.

《지름길로 갑시다.》

그이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말씀하시고 야전차에 오르시였다.

승용차는 얼마동안 포장도로를 달리다가 바닥이 고르롭지 못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인가와 멀리 떨어진 캄캄한 산길이였다. 전조등은 누런 석비레땅과 그 가녁으로 우불구불하게 푸른 선을 그어나간 풀숲가장자리들을 비치다가는 시꺼먼 바위너설이며 무성한 나무숲에 보라색안개같은 뽀얀 빛을 뿌리고 또 그러다가는 깊이를 알수 없는 음침한 계곡과 언틀먼틀한 산등들을 비치였다.

굽이 많은 언덕길을 치달아오르는 승용차의 불빛이 얼마후에는 길 한복판에 서서 손을 내흔드는 웬 사나이의 모습을 비치였다. 헝클어진 머리, 숯검댕이가 묻은 얼굴, 기름에 매닥질한듯 한 허드레옷… 폭이 넓게 세차게 내젓는 그 손은 차를 멈추어달라는 애원의 뜻이였다.

《차를 세우시오.》

승용차 뒤좌석에 앉아 밖을 내다보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운전사에게 말씀하시였다.

승용차는 알지 못할 밤손님과 10여메터 떨어진 곳에서 멎어버렸다.

앞좌석에 앉았던 부관이 급히 문을 열고 나가 길을 막아선 사람에게 물었다.

《웬 사람입니까?》

《길을 가다 차가 고장이 나서 그럽니다.》

그 사람은 전조등에 눈이 부셔 손으로 얼굴을 가리우며 말하였다. 이때 김정일동지께서도 뒤문을 열고 밖에 나서시였다. 그와 거의 동시에 전조등이 꺼져버렸다. 운전사가 일부러 불을 꺼버린것 같았다.

《밤중에 고생합니다. 자동차 어디에 고장이 났습니까?》

그이께서 어둠속에 희미하게 형체만 보이는 그 사람에게 물으시였다.

약 30여메터 되는 앞에 시뻘건 불무지가 보이는데 어떤 거뭇한 물체가 화토불에 반사되여 번뜩거리였다. 군부대장에게서 들은 《자주호》자동차가 생각나시였다.

길손은 그쪽을 돌아보면서 《스프링이 부러지구 바떼리가 새구 말이 아닙니다. 운전사서껀 이 밤중에 부속을 구하려 군소재지에 간다고 떠났는데 구해오기나 하겠는지.》하고 한탄하고는 옆에 서있는 부관에게 뭐 좀 도와줄 방도가 없는가고 하였다.

《우리도 당장은 도와줄 방도가 없지만 같이 힘써 자동찰 살려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우선우선하게 말씀하시였다.

《이거 고맙습니다. 저 담배 좀 없습니까? 전 담배를 하루 두곽씩 피우는 사람인데 담배까지 떨어지니 죽을 맛입니다.》

길손은 푸접이 얼마나 좋은지 조금도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이 부관에게 손을 내밀기까지 하였다. 그는 아직 먼발치에 서계시는 김정일동지를 알아뵙지 못하고있었다. 하기는 이 밤중에 산골길에서 만난 수수한 군용차에 김정일동지께서 타고계시리라고야 짐작인들 할수 있었겠는가.

김정일동지께서 부관에게 담배가 있으면 가져다주라고 조용히 이르시였다.

이윽고 부관에게서 담배를 받아든 길손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는것 같더니 《라이타가 어딜 갔나?》하고 중얼거리고는 비위좋게 불까지 빌렸다. 라이타불에 고개를 수그린 그의 모습이 얼핏 드러났다가 어둠속에 묻혀버렸다. 담배불빛이 어둠속에서 환을 그리며 몇번 커졌다 작아졌다 하더니 그 사람이 갑작스레 기침을 깇었다.

《하루 두곽씩 담배를 피우는건 좀 지나친것 같습니다. 지금 모두 담배를 끊는 추세인데 대담하게 끊어버리는게 어떻습니까. 결심하면 됩니다.》

《하아, 그렇지 않아도 결심할 일이 많은데 뭐 그런것까지 결심하겠습니까. 담배피우지 말라, 닭알노란자위 나쁘다. 그런 말 하나 들을 필요없습니다. 비게가 사람의 몸에 나쁘다더니 인젠 또 좋답니다. 우리 아버지가 의사였는데 우리 어머니한테 늘 그저 제 하고싶은거 하고 먹고싶은거 먹으면 된다고 말했답니다.》

길손은 수다스러운 익살군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너스레를 치는 그의 말에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그런데 어디 계시는분인데 어디로 가다 차가 고장이 났습니까?》

《아, 이거 정말 통성이 늦었습니다. 저는 저 북쪽땅 라남탄광기계련합기업소에서 시험소 소장을 하는 강충현이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ㄹ공장에 볼 일이 있어 가려고 했는데 마침 형석광을 실으려 황산으로 가는 우리 기업소차가 있어 그걸 타고 몇천릴 왔습니다. 그런데 손님은? 그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귀에 익은데…》

강충현은 불시에 말을 끊으며 한자리에 굳어졌다. 급히 다가오시는 김정일동지를 한메터도 되나마나한 가까운 거리에서 뵈온것이였다.

《이거 구면친굴 몰라봤구만. 내가 강충현을 몰라보다니…》

김정일동지께서는 너무 반가우시여 강충현의 어깨를 그러안으시였다. 강충현은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하는 어리뻥뻥한 기색이였으나 다음순간 엄연한 현실을 의식한듯 땅바닥에 무릎을 끓었다.

《장군님! 제 미처 알아뵙지 못하고 버릇없이 그만…》

《일어나시오. 일어나. 이거 뭘 이러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땅바닥에 손을 짚고있는 강충현의 팔을 잡아 일으키시였다.

한줄기 세찬 바람이 소리치며 지나갔다.

그이께서 길옆에 세워놓은 야전차에 고개를 돌리시였다.

《운전사동무, 전조등을 켜시오. 불은 왜 껐소?》

전조등이 켜졌다. 불그레한 불빛속에 얼굴에 검댕이가 묻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강충현의 모습이 드러났다. 회색남방샤쯔도 기름에 얼룩져있고 바지무릎엔 시꺼먼 흙도장이 찍혀있었다. 고장난 자동차를 살려내려고 애쓴 흔적들이였다.

《참 오래간만이로군! 84년 5월 라남에서 동무를 보고 이번이 처음이니 12년만이요. 참 2년전에 화면으로 동무의 얼굴을 봤소. 그래 모두 잘 있소? 어머니는 돌아가셨다지.》

그이께서는 1994년 7월 대국상의 비보를 받는 순간 혼절하여 쓰러진채 소생하지 못한 안성녀의 모습을 그려보며 한동안 묵묵히 계시였다.

《저의 어머니는 생전에 늘 수령님과 장군님의 은덕을 자기만큼 받은 녀자도 쉽지 않다고 하며 인젠 죽어도 한이 없다고 말하군 하였습니다.》

《왜 한이 없겠소. 제일 보고싶은 남편을 만나보지 못하고 갔는데. 형님은 B광물총국산하의 연구소동무들과 공동연구사업을 하고있는데 반영이 아주 좋소. 더러 만나보군 하오?》

《몇년전에 지식인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오는 길에 한번 만나보군… 연구사업에 몰두해서 동생이 찾아오는것도 시끄러워 하는것같습니다. 라남에도 1991년에 조국에 올 때 한번 들리구는 오지 않습니다.

환갑나이가 거의 다 돼서 동생을 처음 봤으니 정이 없는가 봅니다.》

《정이 없는게 아니라 연구사업이 하도 바쁘니 그러는거요. 형님은 나라를 위해 무엇이든 하나라도 좋은 일을 해보자고 애를 쓰고있소. 참 좋은 형님이요.… 그래, 동무네 같이 가는 사람들이 많소?》

그이께서는 먼발치에 보이는, 어둠속에 붉은 반점을 찍은 화토불에 눈길을 보내시였다.

강충현은 상차공로력 다섯명과 ㅂ기계공장에 기술협의를 하러 가는 《HM기》제작단 설계조 성원 탁석준까지 일행은 여덟명인데 운전사와 탁석준은 부속품을 구하려 군소재지로 가고 다섯명의 애숭이상차공들이 《자주호》짐칸에 모포들을 깔고 정신없이 곯아떨어져있다고 하였다.

《탁석준동무도 왔구만. 그 동물 록화기로 봤소.》

94년 11월 9일 《HM기》시험을 할 때 그이께서는 록화기로 한번보신 그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계시였다. 몸이 거쿨지고 행동이 굼뜬 동무, 느릿느릿 몸을 움직이는 그를 보고 안타까와하던 주혁민책임비서의 얼굴이 곁묻어 떠올라 그이께서는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장군님, 정말 죄송합니다.》

강충현은 머리를 수그리였다.

《아직 <HM기>를 성공시키지 못하고있으니 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33번째나 실패했습니다. 너무 속이 타서 다른 공장들에선 어떻게 만들고있는가 알아보려 <HM기>를 맡은 기계공장들에 가보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최첨단기계를 개발하는 일인데 왜 실패가 없겠소. 아직 시간이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21세기를 내다보며 잘 만들어보시오. <지원>의 뜻을 가지고. 그럼 동무네 자동차가 있는델 가볼가.》

그이께서는 검은 바탕에 장미빛 빨간점이 찍혀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시였다.

화토불은 사위여가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짐칸에 곯아떨어져있는 상하차공들을 깨우려고 하는 강충현을 만류하시였다.

《깨우지 마시오. 로독에 지쳐 곤히 자고있는데…》

그이께서는 남쪽방향에 머리를 두고 상처입은 코끼리처럼 침울하게 서있는 《자주호》를 잠시 여겨보시고 사그라져가는 불무지에 마른 나무가지들을 차근차근 얹어놓으시였다. 가무라져가던 불무지에서 뿌지직뿌지직 나무타는 소리가 나더니 인차 시뻘건 불길이 솟구쳐올랐다.

《불을 보니 감자청대생각이 나는군.… 이런 불에 구워먹으면 구수한게 참 좋지. 동무네 먼 길을 떠났는데 도중식사들은 어떻게 하오?》

그이께서는 운전칸 문을 열어보시였다. 운전대옆에 속이 훌쭉해진 배낭 하나가 놓여있었다. 아구리를 헤치였으나 어두워서 그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수 없었다.

그이께서 배낭을 들고 돌아와 화토불에 비쳐보시였다. 배낭속에 넣은 흰 비닐주머니안에 새노란 가루가 골숨하게 들어있었다.

《강냉이가루로군.》

《변성가루입니다. 물을 넣고 반죽하면 찰떡처럼 풀기가 있고 맛이 좋습니다.》

강충현은 불빛에 비친 그이의 근심어린 표정을 일별했는지 일부스럽게 떠들면서 강냉이변성가루의 우월성을 늘어놓았다.

《이게 도중식사로군.… 라남에서도 식량고생을 많이 하지?》

김정일동지께서는 혼자소리로 조용히 뇌이시고 불길이 널름거리는 화토불곁을 천천히 거니시였다. 먹을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며 몇천리 자동차행군을 해온 라남사람들을 생각하며 온 나라 인민들을 다시 헤아려보시였다. 가슴이 저리시였다.

《참, 이 차가 무얼 실으러 간다고 했던가?》

김정일동지께서는 화토불곁에 엉거주춤 서있는 강충현을 돌아보시였다.

《장군님, 형석광을 실으려 황산에 가던 길입니다.》

《형석광?》

형석광은 용광로에서 용해온도를 낮추고 슬라크를 묽게 하는 광석으로서 주강, 주물작업에 쓰이는 원료였다. 라남에서 형석광원천지인 황산까지는 수천리나 되는 먼거리였다. 자동차로 그 먼거리를 다니며 원료를 실어나른다는것은 경제적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였다.

《형석광을 공장사람들이 가서 실어와야 합니까?》

《예, 전기가 모자라 광산에서 형석광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는데 철도수송까지 걸려서 목마른놈 우물파는 격으로 저희들이 실어올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형석광뿐아니라 철도사정으로 주물용모래도 수송되지 않아 광평에 가서 실어다 쓴다고 하였다. 광평이라면 해안마을로서 라남에서는 퍼그나 먼거리였다.

《강동무, 그전에 수령님께서는 일부 일군들속에 청개구리가 있다고 하셨소. 산으로 가라 하면 강으로 가고 강으로 가라 하면 산으로 가는 청개구리처럼 당의 지시를 반대로 집행하는 일군들이 있다고 하셨소.》

《그런 일군들이 있습니다. 실례로 장군님께서 벌써 오래전부터 회의를 간소화하라고 여러차례 말씀하셨는데 말씀전달은 하면서도 계속 회의를 번잡하게 그리고 길게 합니다.》

강충현은 청개구리이야기를 꺼내신 그이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성수가 나서 응대하였다.

《강동무, 내 한가지 물읍시다. 수령님께서는 늘 원료원천지를 생산지가까이 두어야 한다고 가르치시였소. 그런데 동무네는 왜 형석광과 모래를 그렇게 먼 곳에서 나르며 고생을 하고있소. 그것도 청개구리가 아니요? 허허허》

김정일동지께서 크게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장군님, 우리 나라에서 광석용해용으로 쓸수 있는 형석은 황산에 있는 형석광 하나뿐이고 주물용모래 역시 광평에 있는 금사만 쓸수 있습니다.》

《조선에 있는 형석광과 모래를 다 분석해보았소?》

김정일동지께서 긴 나무막대기 하나를 집어들고 불무지곁에 쌓인 허연 재가루에 CaF2라는 글자를 새기시였다. 형석광 분자식이였다.

《라남근처에도 형석광이 있는데 그걸 분석해봤소?》

그이께서 다시 물으시였다.

《분석해보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나라 야금공장들에서는 대체로 다 황산의 형석광과 광평의 모래를 가져다 씁니다. 그게 제일 좋다고 합니다.》

《그게 아마 일제시기 야금전문가들이 내놓은 말일거요. 그런 기존리론과 경험에 포로되지 말라는겁니다. 기존리론을 절대적으로 생각하면 발전이 있을수 없소. 그와 관련해서 참고가 될 옛말 한마디 하겠소.》

그이께서는 몇발자국 걸음을 옮기시다가 초조히 시계를 들여다보고있는 부관을 띠여보시고 《아무리 시간이 바빠도 여기서 좀 이야길 해야겠소.》하고 강충현에게 고개를 돌리시였다.

《소장동무의 아버지가 의사였다고 하니 의사이야기를 좀 합시다. 그전에 항일유격대에 할빈의학대학을 졸업한 군의가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름을 찍으면 서철동지입니다. 그분은 항일투쟁을 할 때 전투장에서 대원들이 총상을 입으면 의학대학에서 배운대로 반드시 총알구멍이 난 상처부위를 철저히 소독하고 약을 발라주군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소독제가 떨어져서 소독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큰일났구나 하고 걱정하였는데 예상외로 소독했을 때보다 오히려 총상이 더 빨리 아물었습니다. 왜 그랬을것 같소?》

김정일동지께서 강충현의 대답을 들어보려고 한자리에 멈춰서시였다.

《우연한 현상이 아닙니까?》

《아니요. 두명의 대원이 관통상을 입었는데 두명 다 빨리 아물었소. 그것은 관통상을 입을 때 총알의 열을 받아 저절로 소독이 됐던거요. 그런걸 괜히 소독을 한다면서 총알이 뚫고 나간 살구멍을 꼬챙이로 쑤셔서 상처를 덧궂혀놓군 했습니다. 보시오. 결국 소독제가 떨어진 악조건이 외과치료에서 하나의 큰 발견을 하게 했습니다.》

그이께서는 오래동안 공인되여온 리론이라고 하여 절대적인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하시며 라남주변에서 형석광과 주물용모래를 찾아보라고 하시였다.

《그래서 형석광과 주물용모래생산기지를 하나 잘 꾸려보시오. 내가 1968년 6월에 수령님을 모시고 5월 10일공장에 갔을 때 라남지구 지질도를 본적이 있는데 라남주변에 형석광이 있는것으로 표시되여있었습니다. 우선 거기있는 형석광을 분석해보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때에 보신 지질도가 눈앞에 선명히 떠오르시였다. 공장이 있는곳에서 얼마간 떨어진 지점에 파란 동그라미를 치고 CaF2라고 표기해놓았었다.

《형석광과 주물용모래생산기지도 21세기를 내다보면서 아주 멋지게 꾸려야 하오.

동무네 오성오지배인이 그전에 만들어놓은 락후한 전극생산기지를 없애버려서 물의가 일어났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한데 대해 적극 지지합니다.

오성오지배인의 말이 옳습니다. 19세기나 20세기초에 쓰던 수공업적인 락후한 생산기지를 꾸려놓고 우리 식이요, 자력갱생이요 하는것은 우리 식과 자력갱생을 비속화하는것입니다.》

그이께서는 계속하여 21세기에 가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높은 생산기지를 꾸려야 한다, 그래서 황산의 형석과 광평의 금사만을 쓸수 있다고 하는 그 절대화된 기존리론과 경험을 뒤집어 엎으면 대단히 큰 의의가 있다고 하시였다.

《장군님! 꼭 찾아보겠습니다. 정말 저두 청개구리였습니다.》

강충현은 지그시 주먹을 그러쥐였다. 무엇인가 비상한 결의를 다지는것 같았다.

《소장동무, 그럼 이젠 나하고 어딜 좀 갔다옵시다. 가면서 라남소식을 더 들어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강충현을 데리고 승용차가 있는곳으로 걸어가시였다. 시간이 바쁘셨지만 군소재지에 들려 차부속들을 해결해주고 평양으로 가실 작정이였다.

강충현은 영문을 모른채 그이의 승용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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