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의지 - 나꼼수 7회와 박은정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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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봉주 7회를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다가 결국 다운을 받는 데 성공했고, 들으면서 울컥거리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정의는 아직 죽지 않았군요. 그렇게 허덕거리며 힘들게 자기의 존재를 이어온 '정의'는, 바로 정의를 세워야 하는 사람들 사이의 충돌 안에서 그 빛을 드러냈습니다.
김재호 판사. 나경원 전 의원이자 서울시장 후보의 남편인 사람이, 자신의 아내에게 쏟아지는 친일파라는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판사 자신의 관할 구역의 네티즌 하나를 찍어 기소를 해 달라고 담당검사에게 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네티즌은 기소되자마자 일사천리로 재판이 진행되고 7개월인가만에 3심이 모두 끝났고 상당한 액수의 벌금을 물었습니다.
그가 실제로 배우자를 위해 이런 행동을 저질렀다는 것을 청탁받은 판사가 밝혔습니다. 현재 부천지검 소속의 박은정 검사. 프로필을 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12년간 아동.청소년보호 주력.. “정의로운 처벌이 피해자 치유의 첫걸음” 연예계 성상납 관행에 경종… 성폭력 수사·재판 시민감시단의 ‘디딤돌’상 수상.... 사실 어쩌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충실해 온 사람일 것입니다. 이 분이 이 사실을 밝힘으로서,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 사회에서 나름 엘리트의 길을 걸어오던 사람이 말 그대로 나꼼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것입니다.
이 분은 "내가 저항하고 싶은 이유는 사람이고 싶어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은 바로 그 저항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상식과 정의에 부합되는 일을 행하면 불이익을 받는 사회.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이런 일들은 도처에서 자행됐습니다. 언론의 입에도 재갈을 물렸고, 나꼼수도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방송입니다. 그리고 나꼼수의 진실을 알리려는 활동 덕에, 지금 우리나라는 기성 언론이 제 역할을 전혀 못하는 상태에서 팟캐스트 방송들이 연이어 탄생하며 말 그대로 팟캐스트의 천국이 됐습니다. 바로 그런 시대 상황은 결국 '각성한 시민들의 저항' 없이는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되찾아오기 위해서입니다. 기득권층이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진실을 가리고 불법을 자행하는 것이 상식일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는 바로 시대정신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야당에 선거를 앞두고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사법부가 지켜야 할 정의에 눈 감고 소속원들에게 조직논리를 강요하고, 여기에 반대하는 판사는 재임용을 거부해 법복을 벗기고, 징계가 남발되는 상황들을 보고서도 이걸 그냥 시대가 이래서 이러려니 하고 체념하고 있어야 하는 사회는 절대 정의로운 사회가 아닙니다. 삼권 분립의 민주주의를 국가 운영 이념으로 채택하고 있는 사회에서 행정부의 권력남용에 대한 견제의 한 축이 되어야 할 사법부가 대법원 판결을 내세워 진실을 말하는 전 의원을 수감하고, 기소청탁을 통해 명백한 사적 이익을 챙기는 것은 사법부의 정의 구현을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국가의 근본을 흔드는 행위로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정의들이 이뤄지도록 권력지도를 바꿔야 할 상황, 그 어느때보다도 야권의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의 근간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할 위중한 상황입니다. 시민들의 투표를 통한 적극적인 정치참여는 상식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밑거름입니다. 지금 야당들은 이런 시대적인 절박한 요구에 답해주시길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리고 나꼼수를 지켜주신 박은정 검사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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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race님의 댓글
Grace 작성일
권종상씨 글을 보면 사막에서 오아시스 만난 것 같습니다
글 자주 올려주세요 답답한 마음이 시원해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중님의 댓글
민중 작성일
박은정 검사.. 참 용감한 검사군요.
정권 바꿔서 저런 사람을 중책에 임명해야.
마트님의 댓글
마트 작성일
나는 꼼수다봉주7회/박은정검사 동영상보기
주소: http://cafe.daum.net/korean0011
보석님의 댓글
보석 작성일
Once in a blue moon...우리는 때로 박은정 같은 보석같은 귀한
사람들로 인하여 역사가 바뀌고 발전하는 귀중한 모멘텀을 얻게된다.
권종상님 표현대로 참으로 가슴이 울컥하는 장면이다.
이런 사람들을 귀히 여기고 추앙하고 기리는 문화의 재정립이 참으로 중요하다.
우리는 그간 너무 오랜기간 힘에 밀려 이런 사람들을 잊고 팽개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