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師父一體'는 시대의 유물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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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여러 학생이 목숨을 끊거나 숨죽이며 고통을 당하고 있다. 창창한 앞길을 희망차게 맞이해야 할 어린 학생들이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캄캄한 폭력에 몰려 고통을 당하거나 목숨을 끊는 현실을 목도하는 것은 그들과 동시대를 살고 있는 어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
이런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정부가 6일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놨다.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제 기능을 발휘해 학교폭력이 근절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그것의 목표가 시행될 것이라고 기대할 순 없다. 제도는 그것이 현실에서 구현돼 효과를 거둘 때만 기능을 완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국무총리가 발표한 종합대책이 그렇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이번 종합대책의 초점이 예방보다는 처벌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으며, 일부 대책은 교육 현장에서 실효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그것을 실행할 주체들이 구비해야 할 현실적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그 대책은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을 교사에게 과도하게 부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처벌할 수 있는 공적인 책무를 지닌 주체는 교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종합대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려면 현장 교사들의 사정에 초점을 맞추고, 교사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소통과 공감의 광장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학교 현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르면, 이제 학생 지도를 위한 학생과의 만남의 시간은 고사하고 수업 준비에 투자할 시간도 점점 없어지고 있다. 교사 본연의 역할인 학생지도와 교과교육이 행정업무에 밀려나고, 과중한 잡무로 교사들은 자신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상실한 지 오래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증가하고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인기가 시들해진 사회 현상은 현재 교사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정부는 과감한 발상으로 교사들이 학생 교육과 지도라는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교사의 잡무를 줄이거나 없앰으로써, 교사와 학생이 직접 만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교사에게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해야 한다. 민주화와 자유화라는 정치 일반의 미덕들이 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학교 사회에 도입됨으로써 교사들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모두 상실했다. 학생의 권리를 신장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되고 있는 두발과 복장의 자유화, 소지품 검사 금지 등은 일선에서 교사들의 학생 지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학생인권조례 시행을 통해 일탈 학생에게 직·간접적인 체벌은 물론 호된 꾸지람을 통한 훈육까지 금지하는 것은 교사들의 손발을 묶어두고, 학생지도를 하라는 것이다. 엄격한 제한을 붙여서라도, 일탈 학생에 대한 교사의 직·간접 체벌권은 교육적으로 허용돼야 한다. 그것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길이다.
학교폭력의 예방·근절 대책에는 교사들의 상황과 처지가 절실하게 반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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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거울님의 댓글
거울 작성일
어른들의 학교인 일반사회가 정상대로 굴러가면 자연히 소멸될 일이다.
썩어빠진 한국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청소년들의 거울에 비친 것이 바로 학교폭력이다.
사회자체가 그만큼 빈부차가 크고, 부패하며, 폭력적이란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일시적으로 무슨 조치를 한다고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정치가 바로세워지고 사회가 안정되고 교육이 바로 설 때
즉 삼박자가 맞아갈 때 장기적으로 스스로 해결되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