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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에 온기, 권력에 단호’…박원순 ‘서울시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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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0건 조회 4,082회 작성일 12-02-1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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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에 온기, 권력에 단호’…박원순 ‘서울시 100일’
거침없는 ‘개혁과 파격’…“시민들의 ‘페이스메이커’ 되고파”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2.02.11 17:18 | 최종 수정시간 12.02.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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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님을 보고 있으면 정말 감사하다. 선거가, 사람이 이렇게 중요한 거구나.”

지난 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용산참사’ 관련 구속자 8명에 대한 사면요청 건의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소설가 공지영 작가가 트위터(@congjee)에 남긴 글이다. 그리고 지난해 10.27일 이후 트위터 상에는 공 작가의 글과 비슷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계속 이어졌다. ‘박원순표 서울’이 출범한지 벌써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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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박원순 시장이 보여준 100일간의 행보는 10년간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이 잡고있던 서울시정의 방향을 바꾸는 작업에 다름 아니었다. 

전임 시장인 이명박-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의 ‘브랜드 화(化)’와 ‘청계천’-‘한강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토건사업에 역점을 두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박 시장은 그보다는 민생 행보에 더욱 주력했다는 평가다.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과감한 복지정책 추진과 소외계층을 살피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더불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문제 등 ‘성역화’ 된 부분들에 대해서도 개혁의 칼날을 휘둘렀다. 박원순의 개혁은 현재진행형이다.

‘실용주의’ 취임식과 이어지는 ‘복지-개혁 드라이브’

시작부터가 파격이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시장에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전면 무상급식 지원예산안에 서명했다. 당시 구속 수감중이었던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주는 장면이었다. 11월 1일부터 서울시내 모든 초등학생들은 무상급식 혜택을 받게됐다. 

같은달 3일에는 182억원의 예산을 사용해 서울시립대의 내년도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1~2인 가구 중심의 임대주택 8만호 건설계획도 발표됐다. 다음날에는 서울시 산하 기관에 근무중인 비정규직 근로자 2800여명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서울광장도 활짝 열었다. 

11월 16일 열린 취임식은 박원순표 ‘실용주의’의 백미였다. 자신의 집무실에서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룬 것이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시장의 집무실을 공개하고 자신이 진행까지 직접 맡았다. 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많은 세금이 쓰여진 만큼, 예산을 아끼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었다. 

박 시장의 개혁드라이브는 계속됐다. 12월 1일에는 민주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비정규직 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이에 대한 경총의 반발에 박 시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노동자가 행복해야 생산성이나 효율성이 높아지고 경쟁력이 생겨난다”며 “잠깐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비정규직으로 노동환경을 악화시켜서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고 맞섰다. 

아울러 서울시는 최근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부지 6만818㎡ 가운데 그간 테니스장으로 사용해온 2만여㎡를 시민들을 위한 농업공원으로 임시 조성하기로 했다. 당초 이 곳은 오세훈 전 시장이 오는 2014년까지 6735억원을 들여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을 짓기로 계획돼 있었지만 지난해 박 시장이 취임한 이후 올해 예산에 해당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 역시 많은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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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11월 23일에는 겨울철 화재 취약지역인 서울 노량진 고시촌을 찾아 월동대책을 점검했으며 같은 달에는 겨울철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위한 ‘희망온돌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서울 하늘 아래 밥 굶는 사람, 냉방에서 자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박 시장의 철학이다. 

이같은 철학은 노숙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노숙인 지원정책 관련 정책워크숍’을 열었으며 이달에는 노숙인 지원센터를 방문해 실태점검에 나섰다. 서울시는 서울역 측에 노숙인의 퇴거조치를 완화해달라고 정식 요청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6일 무연고 노숙인의 빈소를 찾아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무박 2일 민생투어’에 나서기도 했다. ‘희망온돌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시내 한 아동의 집을 방문해 ‘산타클로스’로 변신하는가 하면 철야근무를 하는 서울시 직원들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노숙인 희망센터, 한부모 복지시설 등 어려운 이웃들이 모인 곳을 찾는 것은 박 시장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2012년 새해를 맞아 박 시장은 지난달 1일 지하철 안전을 점검하고 직접 지하철에 올라 시민들과 직접소통에 나섰다. 

“장관들의 서울시정 비난, 두렵지 않았다”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따뜻한 정을 나눠주는 박 시장이지만 ‘권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놓고 여야가 대립중이던 지난해 11월 7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의견서를 보내 최대 쟁점이었던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같은 날에는 서울시가 시유지에 위치한 이명박 대통령 홍보시설과 관련해 청와대를 상대로 토지보상 청구에 나설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박 시장은 같은달 24일 오후 인터넷 생방송 시정브리핑 ‘원순씨의 서울e야기’ 첫 방송을 통해 “FTA 통과 과정도 그렇고 물대포도 그렇고 우리 시민들을 이런 식으로 밖에 대할 수 없는지 저도 가슴을 여미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며 한-미 FTA 반대 집회 참석자들에게 물대포를 쏜 경찰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머니투데이 뉴스1>은 지난달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정철학인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기존의 체납징수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키로 하는 등 체납세 징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며 “서울시에 따르면 고액 체납자를 추적해 징수업무를 담당해 온 38세금기동대가 올해 1월 1일자로 38세금징수과로 확대 개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3년째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방세 체납액 3800여 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전국은행연합회에 관련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서울시는 전 전 대통령의 명의 재산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과잉 경호 문제가 대두된 이후, 서울시는 전 전 대통령 사저의 경호동으로 사용되는 서대문구 연희동 소재 시유지의 무상임대 기간이 오는 4월 30일로 끝난다는 공문을 경찰 측에 발송했다. 향후 무상임대는 물론, 유상임대도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보수진영은 박 시장의 행보를 마뜩찮게 바라보고 있다. 박 시장은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우파성향 여성에게 “빨갱이 XX”라는 욕설을 들으며 가격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부터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하며 지금까지도 박 시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 정부 인사들도 박 시장에 대한 비판에 나선 바 있다. 최근 서울시 교통요금 인상을 놓고 박 시장과 대립각을 세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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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하지만 박 시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시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국토부 장관, 외교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서 서울시가 하는 일을 비난했지만 두렵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두려울 뿐”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닥친 일들을 빈틈없이 하려고 한다. 금세 바꿀 수 있는 일은 전광석화처럼 바꾸려고 한다”며 “서울시민이 투표로 결정해 주신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 확대 실현, 거침이 있을 수가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서울 사람들이 다시 꿈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사람을 위해 도시가 변하는 것이 맞고 시민이라는 위치가 가장 소중한 지위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서울 시정이 앞으로도 ‘사람을 위해, 시민과 함께’라는 박 시장의 원칙과 철학을 계속 담아낼지 서울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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