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오직 진실만을 원한다[3]: 군사기밀보다 더 중요한 민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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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오직 진실만을 원한다[3]: 군사기밀보다 더 중요한 민의 신뢰
해군과 국방부 그리고 이명박 정권은 군사기밀이라는 그럴 듯 해보이지만 냄새가 나는 명분을 내세워 이른바 육하원칙(5W1H)에 의거한 천안함의 사고정황을 하나도 단 하나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서 발표 한 천안함의 북한어뢰 폭침 주장은 이제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지금 국가와 사회 그리고 시민의 여론을 갈기갈기 찢어발긴 진짜 국론분열의 주범이자 원흉이 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진상을 밝혔다면 진작에 끝났을 사안을 2년이 지나도록 갈등하도록 만들 면서까지 지키고자 하는 군사기밀 혹은 국익이라는 게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
일찍이 공자는 제자 자공과의 문답에서 국가안보의 기본은 군사도 물력도 아닌 국가와 그 나라 백성간의 믿음이라고 단언했다. 국가가 최후의 순간까지 버려서는 안될 것은 단 하나, ‘인민의 신뢰뿐이다’라고 단언한 공자의 말은 이후 역사에서 사실로 입증되었다. 대만으로 밀려난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 미국이 떠나자 5년도 못 버티고 와르르 했던 베트남 공화국. 모두 민의 신뢰가 없이 군사력과 물력만 추구하다 끝장난 경우들 아닌가. 10만 양병설을 주창했다고 잘못 알려진 율곡선생도 자신의 전집인 전서의 군정책에서 “나라에서 마땅히 먼저 해야 할 바는 인의와 믿음에 있지 않겠으며, 나중에 할 바는 군정 에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적었다. 그 어떤 군사기밀도 민의 신뢰를 잃었다면 소용이 없다.
지금 온 나라는 천안함에 대해서 각자 자기가 믿고 싶은바 대로 생각하고 있다. 정권과 군의 입장에선 대단히 속쓰릴 얘기지만 그쪽의 말을 믿는 사람보다 안 믿는 사람이 더 많 다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진실이 제대로 세상에 드러나기 전까지 이 현상은 끝없이 지속 될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고도 명료하다.
우선 기본적인 상황 데이터의 조건 없는 전면공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1. 천안함 침몰 전후 1시간의 천안함과 해군 2함대 그리고 작전사간의 교신내용 공개 2. 백령도 해병대 초소에서 촬영된 침몰을 전후한 시간의 TOD동영상의 무삭제 공개 3.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사건 발생 시각 1시간을 전후한 KNTDS 기록의 전면 공개
이와 같은 기본 데이터의 공개로 정확한 사건 발생 시각부터 파악하고 난후에야 공신력 있고 전문성을 가진 중립적인 진상조사단의 구성과 함께 공개적인 사건 진상 재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천안함이 폭침이건 아니건 선박이 바다 속에 가라앉았는데, 선박전문가가 한명도 포함 되지 않았던 윤덕용 민군합동조사단은 전문성이 있을 수 없었다. 그건 애초부터 폭발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결론을 상정한 조사에 불과했다. 또한 군과 정권의 입장과 다른 견해 를 표명했던 과학자들이 포함되어야만 조사의 공정성이 답보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군의 발표를 입증할 모의 공개실험을 제안하는 바이다. 정부와 군이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고 장황한 데이터와 도표와 자료를 만드시느라 정말 로 애쓰셨다는 점은 인정해드린다. 그런데 그것들이 정말 자신이 있다면 일체의 조건과 상황을 정부와 군과 당시 조사단이 설정한 데이터와 자료대로 해도 좋으니, 아니 뭘 어 찌 해도 상관 없으니 축적만 달리해서 자그마한 천안함 모형을 상대로 모의 어뢰폭발 실험을 공개적으로 해보자.
그렇게 해서 파괴된 모형의 모습이 현재의 천안함과 동일한지 따져보면 간단할 일이다. 우주왕복선 컬럼비아 사고 때, 미국도 같은 모의 실험을 통해서 연료탱크에서 떨어져 나간 섬유수지가 선체에 치명적인 구멍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사고원인을 규명했 던 것처럼 우리도 정부와 군이 주장한 내용이 사실인지 모의실험을 공개적으로 실시해 규명하면 될 일이다.
또한 사고 관련해서 천안함 생존자들 전원에 대한 자유로운 언론조사와 접촉이 이뤄져 야 한다. 지금까지 정권과 군은 무엇을 숨기고자 했을지 모르나 철저하게 이들과 언론의 접촉을 차단해왔다. 왜 숨기고 감추려고만 하는가.
현재 천안함의 진실에 대해서 정권과 군의 발표는 신뢰를 잃었고 이후 무한국론 분열과 대립의 나락에 빠져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혼란을 계속 할 것인가. 해군과 국방부는 직시해야 한다. 다가올 총선에서 집권당이 패배하면 그땐 하고 싶지 않아도 청문회와 각종 조사위로 불려나와 지금까지 군이 애써 무시하고 부정했던 논리 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추궁과 심문을 당할 것은 뻔한 수순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들 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을 때, 군이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더욱더 의심과 불신을 살 것도 자명하다.
89년 전함 아이오와의 포탑 폭발사고 때 미 해군당국은 성적소수자였던 사망수병 한명을 지목해 마녀사냥식으로 범인으로 몰고 가 사건의 진상을 덮으려 했으나 사망자 유족들의 거센 항의와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반대증거로 인해 미의회는 사건의 재조사를 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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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윗글에서 계속)
미해군은 사건 초기 철저하게 증거를 남겨놓지 않아 사건의 진상은 영원히 미궁으로
남았다. 그러나 미의회는 해군이 그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는 증거물들을 모두 고의적
으로 없애고 진상을 파악할 수 없도록 조작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명기했다.
미해군은 범인으로 몰았던 하트윅 병장의 유족들에게 굴욕스런 사과를 했고 얼굴을 들
수 없는 개망신을 당했다. 그리고 전함 아이오와는 동급 전함 중 가장 먼저 임무수행
부적합 판정을 받고 조기 퇴역하는 불명예를 당했다. 사건의 진상을 호도하려던 해군은
결국 네임십 아이오와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더한 꼴이 되고 만 것이다.
해군당국과 국방부는 전함 아이오와의 사례보다 천안함의 경우가 나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자신하는지 모르겠으나 천안함의 진상이 설령 영원히 미궁에 빠지게 되더라도
그 조작과 증거은폐의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결코 미궁에 빠지지는 않는다는 평범
하지만 무서울 진실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들이 증거를 이미 다 없앴을 수도 있다. 그러나 증거를 은폐했다는 사실까지
없앨 수는 없는 일이며 그것만으로도 군의 명예와 신뢰는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수명이 다된 정권의 눈치를 봐가면서 그릇된 뒷골목 양아치의 의리와
국가와 시민에 대한 진정한 충성심을 혼동할 셈인가?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군이 진정 명예를 생각하고 이나라에서 천안함 문제로 국론분열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면 기초적인 데이터 공개와 함께 공정한 재조사 그리고 명쾌할 모의실험을
통해 스스로 결백을 입증하라.
얼마 전 큰 인기를 모은 ‘해를 품은 달’에서 악을 직접 행하지는 않았으나 중전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왜 그랬던 것일까. 그녀는 무녀 장씨가
일갈했던 대로 “진실을 알고도 침묵했으며,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탐했고, 가장 나쁘게
는 참회와 용서를 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했던” 덕분에 그리된 것이다.
반면 그 잘못을 뒤늦게나마 인정했던 민화공주는 죄값을 치르고 다시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드라마라지만 그저 우습게 볼일이던가?
군과 정권에게 마지막으로 권고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더 이상 혼란과 대립과 갈등 대신
금양호 선원들을 포함한 모든 천안함의 희생자들이 편히 안식할 수 있도록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용기 있는 결단을 해볼 수는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