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민관합조단? 차라리 인터넷을 뒤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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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광우병 민관 합동 조사단'이 미국에 와서 뭘 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게 도대체 뭔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문제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것이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정부는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했던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졌다는 것입니다. 글쎄요, 제가 가진 광우병 진상조사단에 대한 인상은 '광우병 급수단'이 아닐까 합니다. 물타기라는 거죠. 진상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것, 그리고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명박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미국소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여기에 아무리 진상조사단을 보내 봤자, 이들이 그 진상을 "어서 와서 보세요"하고 열어줄 리도 만무하거니와, 개인 기업인 해당 농장이 공개하지 않겠다고 해 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렇다면 조사단은 거기 가서 마일리지만 쌓고 오는 꼴이 되는거죠.
미국 와서 큰 충격을 받았던 것 중 하나는 수많은 양로원들과 거기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특별활동으로 합창을 선택했었는데, 졸업을 위한 학점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능과목 하나를 선택했다가 나중엔 제가 오히려 감동을 받아 나름 열심히 했던 활동이기도 합니다. 그때 우리는 추수감사절, 부활절, 성탄절, 새해 등 미국의 주요 절기들마다 학교 주위 양로원에 가서 공연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 찾아온 노인들은 대부분 알츠하이머 환자라고 했습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떨림이었습니다. 손을 떨고, 다리를 떨고, 몸 전체를 떨고... 그러면서도 우리의 공연을 즐기고 박수를 치고 좋아해주는 외로운 노인들의 모습을 보고선 아, 이걸 계속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원래 한 학기만 하고 말려고 했던 것을, 세 학기동안 계속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떨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은 보기에 안쓰럽고 부자연스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솔직히 뭔가 공포스럽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닥쳐올 '저런 운명' 에 대한 공포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도대체 왜 저럴까?' 란 나의 의문에 오직 한가지 답은 '먹거리'였습니다. 똑같은 양로원이라도 동양계 노인들이 많은 차이나타운 근처의 양로원들은 백인과 다른 민족들이 더 많이 모여 있는 곳과는 완전히 분위기 자체가 틀렸기 때문입니다.
시애틀 다운타운 인근엔 일본계와 중국계들이 많이 모여 있는 노인아파트나 요양시설들이 꽤 됩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페더럴웨이 인근엔 한인 노인들이 집중 거주하는 아파트나 요양시설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시안들은 대부분 요양인력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혼자, 혹은 노부부 단 둘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백인들과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노인아파트에선 남의 도움 없이는 한 순간도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더 눈에 띕니다.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은 결국 먹거리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노인들은 그들의 전통 식습관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고, 육류를 더 선호하는 미국인들에겐 이 '떨림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물론 이것이 모두 알츠하이머는 아니겠지만, 뭔가 먹거리와 관련되어 나타나는 질병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미 이런 연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1989년 일라이어스 마뉴엘리디스, 그리고 부인인 듯한 로라 매뉴엘리디스 박사의 연구 '알츠하이머와 관련한 질환'이란 저서의 100-109 쪽에는 기억상실증과 알츠하이머, 그리고 광우병과 관련한 연구 내용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그들이 연구 대상으로 삼았던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로 진단된 사람들의 13% 가 실제로는 광우병 환자였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A clinical series with 13% of Alzheimer actually CJD
Manuelidis, Elias E. and Laura Manuelidis
Alzheimer Disease and Associated Disorders_ 3 (1989): 100-109
Suggested Links between Different Types of Dementias: Creutzfeldt-Jakob Disease, Alzheimer Disease, and Retroviral CNS Infections
"In our own neuropathological material, in 46 cases diagnosed clinically as AD [(Alzheimer's)], 6 cases were proven to be CJD at autopsy [13%}."
이와 관련한 내용은 미국 내에서도 광우병에 대한 위험을 널리 알리고 육골분 사료를 먹이지 말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비영리단체들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그 예들이 넘치도록 나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저렇게 돈 써가면서 여기까지 와서 광우병 실태를 알아보는 '쇼'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인터넷으로 사례와 논문들을 찾아 번역하고 바로 수입중단을 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을 안심시키는 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위성전파 수신안테나를 설치한 부모님 집에서 본 한국의 TV 뉴스에 비친 한국에서 검역되고 있는 쇠고기의 등급이... 포장을 보니 USDA Select 더군요. YTN 방송이었는데, 그 화면을 보는 순간 한가지를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미국 가정에서 소비하는 고기들 중 상위의 두 등급은 '프라임'과 '초이스'로서 옥수수를 주 사료로 먹여 기릅니다. 그러나 셀렉트 등급은 그 아래 등급입니다. 그리고 그 바로 아래엔 '스탠다드'가 있습니다. 이 두 아랫등급의 쇠고기들은, 여기서는 '윈코'라는 저소득층 수퍼마켓에서나 팔리는 고기입니다. 그리고 햄버거에 쓰이는 고기들은 이보다도 등급이 낮습니다. 미국의 타 지역은 어떤지 모르지만, 적어도 제가 사는 지역에선 그렇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깊게 들어가자면야 그동안 네티즌들이 밝혀낸 수많은 정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아무리 적다 해도, 미국의 현재의 검역 시스템이나 축산업 자체의 시스템 속에서 광우병을 완전히 없앤다는 게 어렵다는 것이고, 수입중단 말고는 이를 1백% 차단하는 길은 없다는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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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비님의 댓글
렛잇비 작성일
너무나 옳으신 말씀.
그냥 얼렁뚱땅 얼버무리려 하는 작태에 쐐기를 박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