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남동쪽으로 30여㎞ 떨어진 로가르 주의 한 계곡. 황량한 산악지대 산 중턱에 무장도 하지 않은 한 무리의 병사들이 땅 밑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구리 광산인 아이나크 광산에서 구리를 채굴하는 중이다. 가까이에서 보니 병사 같은 사람들은 구리를 채굴 중인 중국인이다. 2007년, 중국 공기업 중국광물개발공사(MCC)는 이 아이나크 광산 채굴권을 따내려고 34억 달러(3조9000여 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캐나다·유럽·미국 등 다른 나라의 경쟁 입찰 기업보다 10억 달러가량 많은 액수였다.

아이나크 광산 반경 수마일은 모래 주머니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안에 중국 노동자 수백명의 임시 막사가 설치되어 있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구리를 채굴할 예정인 중국은 아프간 정부와 채굴량을 절반씩 나누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34억 달러라는 투자 규모는 아프간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외자 투자액이다. 중국은 앞으로 25년 동안 1100만t에 이르는 구리를 채굴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중국 내 구리 추정 매장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아이나크 광산을 중국에 빌려주는 대가로 아프간 정부는 연간 4억 달러 규모의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