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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비극을 부를 수 있는 한일군사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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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609회 작성일 12-06-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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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알 수 없는 일, 혹은 찜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국과 일본간의 군사 협정 체결이 가시화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에서 이 발표 시점에 대해서 당혹해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이미 이 문제에 관해선 국민적 저항이 있었고, 이로 인해 한일 군사협정은 거의 백지화 된 것으로 사람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해 일사천리로 한일군사협정 건이 추진됐다는 것은 분명히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압박이 드러나는 지점들이나 정황들은 일단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부치는 것으로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미국이 한일간의 군사협정을 이렇게까지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 냉전시절, 미국은 베트남전에서의 승전을 상정하고, 베트남전 종식과 함께 일본자위대와 한국군을 활용, 베트남에 남아있는 미군들과 오키나와와 한국, 극동지역을 담당하는 군과 함께 북한을 치고 올라가 중국을 수복하고 소련을 압박한다는 이른바 '삼시 계획(미쯔야 플랜)'을 비밀리에 상정하고 추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월남전에서의 패전으로 인해 이 계획은 폐기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의 이같은 계획을 간파하고 월남전의 결과가 자신들의 존망에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 하에 유격전을 감행하게 됩니다. 이른바 '무장공비'라고 하는 것이 그 당시의 북의 유격대들이었고, 이들의 주 목적은 한국의 후방을 교란함으로서 한국군 전력을 분산하고 피곤하게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인 북의 게릴라 작전이 김신조를 비롯한 특수부대원들을 남파시켰던, 68년의 이른바 1.21 사태였고, 이때 박정희 정권은 복수를 외치며 당장 북진해 북을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월남전에서의 전세 악화에 따라 전선을 늘릴 수 없는 상태였고, 이 때문에 한국의 요구를 거부합니다. 또 미국 국내의 반전 분위기도 미국 내 주전파의 입지를 더욱 악화시켜 놓고 있는 상태여서, 애초에 그들이 생각했던 중국 수복 계획은 접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대한민국에 추가 파병을 요구했으나, 미국의 북한 공격계획 반대에 부딪혀 자존심이 상한 정권은 미국의 추가 파병 요구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세길 저, 다시쓰는 한국현대사 참조)

한국정부는 독자적으로 북에 보복 공격을 할 것을 결정하고 비밀리에 특수부대를 양성합니다. 이 부대가 바로 '실미도 부대'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데땅뜨가 본격화되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원치 않던 미국은 한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3년이 넘도록 훈련을 계속하던 실미도의 특수부대는 나중에 청와대로 직접 가서 따지겠다며 자기들을 가르치던 기간병들과 장교들을 사살하고 실미도를 탈출해 나오다가 자폭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정부의 초기부터 대일 문제들에 대한 대응들을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독도 문제에 대해 강경했던 노무현 대통령 때와는 달리, 이 문제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니 기다려달라"는 말을 대통령이 직접 날렸다는 것이 요미우리 신문에 보도되어 물의를 일으켰던 것을 상기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미적미적한 대응만을 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일본과 뭔가 마찰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늘 기저에 깔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미국이 미쓰야 플랜의 부활을 뜻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들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결국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이 만일 한일군사동맹을 압박한다면, 그것은 중국을 다시 주적으로 상정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해양세력인 미국과 일본의 연합에 대륙 끝 반도인 한국이 주체적인 판단 없이 이들과 연합하는 것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국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런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같은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실제적인 군사적인 충돌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여기서 발생하는 비극, 그리고 그 참화는 과연 누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입게 될까요. 우리의 자주적인 선택 없이 주변 강대국들에게 이렇게 딸려가기만 하는 게 우리의 최선의 선택일까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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