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스테인드글래스 복원하는데 15년 계획 잡고 하는 프랑스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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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모 나그네 님의 글)
프랑스 법무부와 파리 경찰청이 인근에 위치한 생 샤펠 성당은 1200년간에 축조된
고딕양식의 고풍스런 성당입니다. 바로 옆에는 대혁명 당시 2600여명의 특권귀족층을
단두대 기요탱으로 보내기 전에 수용했던 콩시에르주 건물이 있기도 하죠(이곳에는
마리 앙토와네뜨가 최후를 보냈다는 방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법무부와 경찰청이
인근한 관계로 파리에서 들어가 본 성당중에는 유일하게 짐검사와 체크게이트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랍니다.
유럽에는 널리고 널린게 성당이라지만, 생 샤펠 성당은 특유의 아름답고 예술적 가치가
지극히 높다고 알려진 스테인드 글래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약간의 성서상식과 성당의 건축적
의미와 가치만 알고 있으면 이곳의 스테인드 글래스가 왜 그렇게 대단한지를 느끼는덴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그 오래전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던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하지만 거의 9백년 세월의 풍상을 견뎌야 했기에 요즘 이곳 생 샤펠 성당은
일부 스테인드 글래스 부분을 가리고 복원 작업이 한창입니다.
덕분에 기대했던 몇장면은 작업중이어서 직접 볼수가 없었던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물론 파리도 여러 문화유산이 많은 도시라서 많은 유물이나 건물들이 이러한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곳 생샤펠 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 복원작업은 복원작업
자체가 다시 또하나의 예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옛날 방식 그대로 꼼꼼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손상된 유리부분을 조심스레 떼어내 성분과 색감과 채도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다시 그와 동일한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기에 작업을 시작한지 6년이
지났건만 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는 겨우 35%정도만이 복원을 마친 상태라더군요.
더구나 스테인드 글래스는 채색을 하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일정기간 숙성과 건조를
거쳐서 붙여야 제대로 유지가 되기 때문에 이 장대한 작업이 완성되려면 최소 15년에서
20년을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 복원작업을 보면서 저는 자연스레 불타없어진 국보 1호 숭례문이 생각났습니다.
숭례문의 연식도 따지고 보면 생 샤펠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에 뒤지지 않건만 어떻게 해서
국보 1호의 복원은 5년도 채 걸리지 않았는지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우리의 빨리 빨리 성과주의는 장점도 적지 않지만 적어도 문화의 차원에서 이러한 속성실적주의는
언제나 폐해만을 낳았다는 것을 정녕 몰라서 이러는 것일까요?
물론 정권의 입장에서는 임기가 가기전에 번듯하게 새로운 숭례문을 보여주고 싶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서두르느라고 복원된 숭례문에는 반드시 꼭 필요했었을 화재에 대비한 소화시스템마저
생략되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아직도 여전히 문화적으로 진짜 선진국들의 표준에는 못미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재기발랄하게 국보 1호를 5년도 안되어 뚝딱뚝딱 다시 세우는 나라와
일개 성당의 스테인드 글래스 복원에 15년을 투자하는 나라의 국격.................
나라의 품격은 경제나 군사, 정치보다 때로는 이런 분야에서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인천 국제공항의 시설은 샤를 드골 공항보다 서너수 위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서 주춤거리는 이유는 바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의식수준에서 오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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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님의 댓글
문화 작성일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서 주춤거리는 이유는 바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의식수준에서 오는 것은 아닐지... 정말이지 옳은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