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가파른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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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문재인 후보 지지율의 가파른 상승세다.
문재인 후보는 대선주자 적합도(다자대결)에서 21.7%를 기록해 안철수 원장(24.6%)과의 격차를 오차범위 이내로 좁혔다. 지난 7월27~28일 다자대결 조사에서 9.8%를 기록했던 것에 견주면 놀라운 약진이다. 40일 만에 무려 10%포인트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당시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은 31.2%였다.
문재인 후보의 경쟁력 상승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8월25일 제주 경선을 시작으로 9일 대전·세종·충남 경선을 마쳤다. 문 후보는 이날까지 10연승을 이어가며 누적득표율 50.4%로 과반을 넘어섰다. 문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지 않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직행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이다.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42.6%, 안철수 원장 40.9%로 비슷하게 나타난 것도 민주당 경선 효과로 풀이된다.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노영민 의원은 “언론 노출 빈도가 높아지면서 오름세가 뚜렷하다”며 “다른 후보들이 문 후보를 집중 공격했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오히려 문 후보의 진정성이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이미지가 과거 ‘노무현의 친구’ 및 ‘의연한 상주’에 머물렀다면, 4·11 총선과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대중 정치인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의 비서실장인 윤후덕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 자신은 원인을 ‘새로움’에서 찾았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전국 모든 권역에서 저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는 것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갈망을 제게 걸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30일 충북 경선에서 “국민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넘어 혁명적 변화를 바라고 있다. 민주통합당에 들어온 지 몇 달 안 된 제가 쟁쟁한 정치 선배들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상, 정당 근처에도 가지 않은 안철수 교수가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상이 그걸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참모들보다는 문재인 후보 자신이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상승세’의 배경에는 ‘안철수 현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있는 것 같다. 안 원장이 사실상 대선주자 행보를 하면서도 출마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지지층이 이완되고 그 반사이익이 문재인 후보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호남권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보다 눈에 띄게 높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전남·광주와 전북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43.4%를 기록하며 안 원장의 지지율 29.2%보다 월등히 높았다.
문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53.3% 대 42.0%로 11.3%포인트 뒤졌다.
안 원장은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 조사에서 51.3% 대 44.8%로 6.5%포인트 뒤졌다.
이제 관심은 문 후보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다.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은 12일 대구·경북, 15일 경기, 16일 서울로 끝난다. 문재인 후보가 최종 득표율 50%를 넘어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문재인 바람’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는 이날 “후보가 되면 민주당 쇄신 방안을 밝히겠다”며 “친노-비노, 호남-비호남 분열의 프레임을 깨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중심의 당 지도부의 이선후퇴, 친노 성향이 지나치게 강한 인물 배제 등 강도 높은 쇄신 및 화합 처방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민주당 쇄신에 성공할 경우 문재인 바람은 태풍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 탄력으로 안철수 원장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정쩡한 봉합이나 타협에 그칠 경우, 문재인 바람은 순식간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을 향한 유권자들의 지지는 ‘과거의 업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전/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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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님의 댓글
목숨 작성일목숨을 걸고 끝까지 잘 해나가기를 오직 바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