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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야전렬차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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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4,094회 작성일 22-11-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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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 회


10

 

4월초.

는개비 뿌려치는 깊은 밤 야전렬차는 자강도의 험준한 골짜기들과 높고낮은 령들을 감돌아 달리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렬차칸의 쏘파에 앉으신채 잠드시였지만 밤의 적막을 깨치며 쉬임없이 레루우를 굴러가는 그 쇠바퀴들의 둔중하고도 규칙적인 쓸림소리에 인차 깨나시였다.

여러날 겹쌓인 피곤이 채 가시지 않아 몸이 무거우시였지만 더 주무실수 없으시였다. 귀전을 울리는 차바퀴소리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그이의 심혼속에 정답게 흘러들면서 새날의 사업, 당과 국가활동의 중추적인 일감에로 떠미는듯싶으셨다.

구배심한 령길을 오르는지 렬차는 속력이 느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휘장을 제쳐놓으시였다.

아직 새벽어스름조차 비끼지 않아 차창밖은 컴컴하고 창유리에는 고산지대의 봄눈까비들이 달라붙어 밤추위에 얼어붙기도 하고 녹아내리기도 했다.

그것을 보시느라니 진눈까비를 맞으며 여러날에 걸쳐 돌아본 자강도의 공장, 기업소들이 떠오르시였다.

인민경제와 국방공업발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노는 그 공장, 기업소들에서 벌어지는 최첨단돌파전, 높은 수준에서의 생산정상화, 자력갱생의 창조물들이 얼마나 흐뭇하게 했던가.

현대적인 전기로와 전로들에서는 무르익은 귤빛같은 쇠물이 쏟아지고 계렬생산공정이 완비된 흐름선을 타고 다이야들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작업장마다에 줄지어 늘어선 CNC공작기계들, 정밀하고도 성능높은 기계제품들은 나라의 기간공업부문을 믿음직하게 떠받치고있다.

고난의 행군시기 사생결단의 각오를 가지고 강추위와 몰아치는 눈보라를 헤치며 험산령을 넘어 자강땅에 가서 인민들을 불러일으키고 강계정신을 창조한지도 십년이 넘었다. 그동안 자강도인민들은 국방공업과 인민생활향상에서 그야말로 획기적인 전변을 이룩하였다.

그래서 김정일동지께서는 자강도의 일군들과 인민들을 신뢰하고 사랑하시고있으며 고향땅처럼 언제나 찾아가보고싶으시고 가면 떠나고싶지 않으시였다.

다른 도들에서도 자강도사람들처럼 생산과 건설에서 비약을 일으켰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들도 당에서 경공업발전에 다시한번 박차를 가하려고 결심한 이 2011년에 경제의 물질기술적토대를 튼튼히 다지고 인민생활을 높이려고 분투하고있지만 성과는 많지 못하다. 벌써 4월에 접어들었는데 새해공동사설을 받들고 들끓던 정초의 기세는 숙어지고있다.

지난 세기의 묵은 생산공정을 과학화, 현대화해야만 오늘날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걸맞는 생산장성을 이룩할수 있다는 철리에 순응하려하지 못하고 여전히 낡은 생산방법, 낡은 생산기술공정, 낡은 경제관리방식, 낡은 사고방식에 물젖어 구태의연한 걸음으로 날과 달을 맞고 보내는 일군들이 적지 않다.

2012년에는 기어이 강성국가의 대문을 활짝 열어제끼려는 당의 호소를 결의모임과 집회의 토론으로 굼때고 보장조건에 빙자하면서 책상두리에 앉아뭉개며 자리지킴을 하는 일군들도 있다.

그래도 함경남도사람들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공장, 기업소들을 과학화, 현대화하기 위해 떨쳐나서고있다.

숨죽었던 비날론공장을 되살리고 현대화하여 비날론솜과 실을 뽑아내고있으며 흥남에서는 머지않아 갈탄가스화 1계렬공정이 완공되면 비료도 꽝꽝 쏟아질것이다. 대형설비, 대형기계생산에 능수인 룡성기계련합기업소, 마그네샤크링카생산의 비콕스화로 이름떨치고 마그네사이트광석 로천채굴에서 대담하게 다량채굴법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대흥청년영웅광산, 룡양광산, 검덕광산, 단천항건설… 이름만 꼽아보아도 함경남도에서 어떤 비약의 불길이 타번지고있는지 알수 있다. 함경남도의 지방공업, 경공업공장들은 생산을 정상화하고있으며 랭해를 심하게 받는 동해안지대에서도 농사를 괜찮게 짓고있다.

함경남도에서 벌어지고있는 이 거창한 창조의 기세가 잦아들지 않고 그들이 전국의 모범이 되여 계속 대고조진군속도를 높이도록 해야 할텐데. …

김정일동지께서는 함경남도에 다녀오신지 한달 남짓한데 또다시 가보고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치미시였다.

언제한번 조건에 빙자하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적이 없는 윤정기책임비서와 일군들, 함남의 로동계급이 그리워지고 만나보고싶으시였다. 자신께서 직접 현지에 가보아야만 그들이 말못하고있는 애로, 걸린 문제들을 풀어줄수 있으며 작은 성과라도 고무하고 떠밀어줄수 있는것이였다. 억양센 말투를 번지는 재능있고 일욕심많은 그들과 마주앉아 의논하면 현대화에서 부딪치는 어떤 난관도 뚫고나갈수 있다.

그이께서는 어떻게든 함경남도에서 새 세기 산업혁명의 열매들이 주렁지게 하여 전국의 모범이 되도록 하고싶으시였다. 함경남도를 전면에 내세워 래년 태양절까지 경공업발전과 인민생활향상, 강성국가건설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키고싶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렬차집무실의 조명을 켜지 않은채 팔걸이의자에 앉아 사색을 이어나가시였다.

어느덧 야전렬차는 령마루에 올라서 잠시 숨을 톺느라 멎어섰다.

차창너머 어둠속 멀리 산발들우에서 희끄무레하니 려명이 트기 시작하였다.

그이께서는 려명이 밝아오는 새벽을 좋아하시였다. 조국이 잠들고 인민이 안정의 고요속에 쉬고있는 이른새벽에 잠자리에 누워보신적이 없는 그이이시였다.

푸른 새벽은 그이의 분망한 하루일과의 드팀없는 첫시간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렬차의 고르로운 진동을 잊으신채 한창 문건들을 보고 일을 해나가실 때에야 검푸른 하늘깃이 닿은 산발의 륜곽이 선명해지면서 장미빛려명을 앞세운 붉은 해가 떠올랐다.

진눈까비가 멎고 동녘하늘 귀퉁이의 구름이 해살에 불타며 서쪽으로 흩어지고있었다.

《외무성 1부상동무가 도착했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렬차집무실칸에 조용히 들어선 책임부관을 띄여보고 물으시였다.

《예, 어제밤 늦게 성간역에서 올랐습니다.》

《먼길을 오느라 곤할텐데 푹 쉬게 하오.》

그이께서는 1부상이 어제 저녁 뉴욕에서 돌아오는 즉시로 자강도로 떠나왔다는것을 헤아리시였다.

《1부상동무는 장군님께서 일찍 일어나시는걸 알고 기다리고있습니다.》

《그런가, 만나보자구.》

좀 있어 예순살을 썩 넘겼는데도 정수리머리칼이 버성겨졌을뿐 사오십대의 사람들 못지 않게 체구가 단단해보이는 외무성 1부상 한계훈이 들어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바람에 달려왔다지.… 평양에서 만나도 될텐데 뭘 그다지 급해서 그러오. 미국이 우리와 당장 전쟁이라도 하자고 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얼굴에 긴장감이 력연히 떠도는 한계훈의 손을 잡아주며 웃음을 지으시였다.

《장군님,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은 4월 초하루가 되기 바쁘게 또다시 우리의 우라니움농축문제를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 상정시키고있습니다. 제재결의는 다루지 못해도 최소한 의장성명채택이라도 강행하려고 동분서주하고있습니다.》

《그냥 서서 말하겠습니까. 쏘파에 편안히 앉으시오. 4월에 중국이 유엔안보리사회의장직을 꼴롬비아에 넘겼으면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유엔무대에서 또 부산을 피워대리라는거야 뻔하지.》

《이번에는 아주 도수가 넘게 나오고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말에 우리가 공개한 우라니움농축시설을 참관한 해커의 보고서를 문건화해서 유엔안전보장리사국들에 돌리는가 하면 의장직을 내놓은 중국에다는 북조선의 우라니움농축문제를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서 다루기 전에는 6자회담재개에 절대로 응할수 없다고 통고하였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직면하고있는 일련의 외교상문제들을 걸고 끈질긴 압력과 회유책을 쓰고있습니다. 이번에는 기어코 중국이 의장성명채택을 반대하지 못하도록 돌려세우려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묵묵히 들으시였다.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달라지지 않고있는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를 반대하는 미국의 온갖 도발적책동은 언제한번 즘즘해지거나 도수가 낮아진때는 거의나 없었다. 거짓미소와 너스레를 떨며 수그러든적이 있다면 우리한테 된매를 맞거나 우리의 초강경조치에 굴복했을 때뿐이였다.

우리와 직접 맞서기 두려우니 노상 주변나라들, 특히 중국을 든장질해서 저들의 체면을 깎이우지 않으면서 외교상리득을 챙기고 우리에 대한 고립압살목적을 이루려고 모지름쓴다. 그래서 미국무성과 국방성의 고위관리들이 뻔질나게 베이징을 나들고있다.

정초에 중국을 방문한 미국방장관 게이쯔는 호금도주석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벌려놓고 자기의 중국방문목적을 력설했다. 북조선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싸일개발에서의 전진이 적어도 5년내에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는것을 납득시키려 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북조선이 방해되므로 린방인 중국이 안보리사회 상임리사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은 북조선의 우라니움농축문제의 유엔상정을 반대하지 말아야 하고 북조선을 고립시키는 국제적인 행동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것이다. 일종의 공갈이다.

《미국이 우리의 우라니움농축활동을 6자회담 9. 19공동성명과 국제법들에 대한 〈위반〉으로 몰아붙이고 유엔안전보장리사회 의장성명채택을 강행하려는것은…》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지막하나 준절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데도 있지만 보다 근본목적은 유엔의 간판을 악용해서 조선의 우라니움농축활동을 〈비법〉이라고 규정해놓고 평화적핵활동권리마저 빼앗아내려는겁니다. 엄중한 자주권침해행위입니다.》

그이께서는 손을 꽉 그러쥐시였다. 나라의 생명인 자주권과 존엄이 손상당하고 침해되는데 분격하시였지만 그로 해서 초래되는 경제적손실, 경제발전에 가져다줄 막대한 피해를 생각하면 참을수 없으시였다.

《미국은 장기간에 걸치는 저들의 제재압살책동으로 조선이 당하고있는 이른바 3대곤난―에네르기난, 식량난, 자금난중에서 에네르기난을 가장 중시하고있습니다. 오바마의 조선문제전문가들이 작성한 〈전략적인내〉정책의 본질도 북조선이 당하고있는 이런 곤난들에 바탕을 두고 승산을 내다보고있소. 북조선과의 경제협력고리들을 끊고 자금줄을 차단하여 계속 압박하고 인내성있게 기다린다면 종당에는 조선이 저들에게 누그러들고 굴복할수 있다는 오판입니다. 여기서도 중요한것이 에네르기문제요. 미국은 북조선이 기운을 쓰지 못하게 하자면 뭐니뭐니해도 에네르기, 동력개발을 못하게 하는것이 상책이라고 보고 오랜 세월 갖은 술책을 써왔습니다. 흘러간 력사는 그만두고라도 지난 세기 말엽에 미국은 우리의 평화적핵동력공업발전을 가로막으려고 얼마나 집요하게 책동했습니까. 경수로발전소도 그때 미국이 첨예한 조미대결전에서 이겨보려고 발버둥치다가 패하고 막부득해서 우리한테 바친 진상품입니다. 엎드려바쳤지만 검은 배속에는 장차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 흉심이 가득찼댔지.》

미국은 조선에다가 이 구실, 저 구실 대며 느릿느릿 경수로발전소를 건설해주느라면 몇해 못 가 완공되기 전에 북조선의 사회주의정권이 《붕괴》되리라고 믿었다. 저들의 믿음이 수포로 돌아가고 북조선정권《붕괴》가 장기성을 띨 경우에도 조선의 힘으로 경수로발전소는 도저히 돌려낼수 없다고 장담했다. 그것은 경수로핵발전소의 연료인 저농축우라니움을 조선이 생산할수 없기때문이였다.

우라니움농축권한은 유엔상임리사국들인 중국, 로씨야, 미국, 영국, 프랑스 5개 나라만 가질수 있다. 대국들이 저농축우라니움을 주지 않을 때에는 아무리 경수로발전소를 번듯이 건설했어도 무용지물이 된다. 미국이 조선땅에 경수로발전소를 건설한다면서 얼마 안되는 중유와 식량제공을 껄렁껄렁해오다가 집어치운것도 다 그런 속심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그따위 얕은 수에 넘어갈 조선이 아니였다. 장차 조미핵대결전의 평화적결착이 어떻게 번져가리라는걸 조선은 알고도 남았다. 그래서 조선은 자기 땅에 풍부하게 매장되여있는 우라니움자원을 가지고 경수로핵발전소원료를 생산하는 우라니움농축공장을 건설하였다. 그런데 미국은 중유납입과 식량제공을 집어치운지 10년도 썩 지난 지금에 와서 우리가 당당히 자체로 우라니움을 농축하여 경수로발전소를 돌리려 하니 불에 덴것처럼 헤덤벼치며 소동을 피우고있다. 9. 19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헌신짝처럼 줴던지고 조선의 핵동력공업을 파탄시키고서도 철면피하게 국제사회에다 북조선의 《핵위협》설만 퍼뜨리고있다.

그러나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가기마련이다. 물지 못하는 개 그악스레 짖어댄다.

그때 우라니움농축을 자체로 할 중대한 결단을 내린것이 얼마나 잘한 일이였던가. 그러니 오늘에 와서 미핵전문가들이 깜짝 놀라 인정하다싶이 미국우라니움농축공장시설에 짝지지 않을 발전을 가져오지 않았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부심을 느끼시면서도 지난 시기 미국의 끈질긴 방해책동으로 우리의 평화적인 핵동력공업발전이 저해를 받고 10년나마 아까운 시간을 흘러보낸것이 가슴아프시였다. 자립적핵동력공업발전이 응당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그로 하여 에네르기부족을 막심하게 겪어왔다.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이 커다란 지장을 받고있는 지금에 와서까지 미국이 량심이 바로잡혀 경수로발전소를 완공하겠지하고 그냥 기다릴수 있겠는가. 조선을 《붕괴》시킬 야망을 버리지 않고있는 미국이 경수로발전소를 약속대로 운영하겠다고 저농축우라니움주머니를 차고 조선의 대문을 두드리기를 기다린다는것은 수닭이 알낳기를 기다리는것만치 어리석은 일이다. 수닭이란 놈은 목청을 높여 울어대기는 잘하지만 알낳는 둥우리에는 올라가본적이 없다.

《그래 1부상동무는 유엔무대에서 벌리는 미국의 책동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 조용히 물으시자 한계훈은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바로 긴급히 변화되는 정세, 유엔안보리사회의 의장성명이 채택되면 기필코 공화국정부의 대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이 난감한 유엔외교문제를 해결할 가르침을 한시바삐 받으려고 달려온 그였다.

《장군님, 저는 미국이 앙심을 먹고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지 못해 날뛰는 조건에서 보복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한테 체포된 미국공민 전용수를 선의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는걸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대외에 공개하자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1부상이 서류가방에서 꺼내올리는 보고문건을 받아 읽어보시였다.

미국공민 전용수가 우리 나라에 들어와 반공화국범죄행위를 감행한것으로 하여 2010년 11월에 체포되여 해당 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과정에 자기의 범죄행위를 인정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해당 경로를 통하여 미국측에 통보되였으며 미국의 리권을 대표하는 주조 스웨리예대사관과 련계하여 령사접촉을 비롯한 인도주의적편의가 보장되고있다. 해당 기관은 그의 범죄가 확정된데 따라 재판에 기소할 준비를 하고있다.

보도내용은 짤막했으나 미국공민이 저지른 반공화국범죄행위에 대해 엄격한 형사상 법적절차를 밟으려는 공화국법기관의 랭정한 실무적의도가 예리하게 비껴있었다.

《미국공민 전용수가 라진에 들어왔다가 체포됐지?》

그이께서 나직이 물으시였다.

《그렇습니다. 기업가의 신분을 가지고왔지만 저지른 짓거리는 용서받기 어려운 반공화국범죄행위입니다.》

《나이는 몇인가?》

《쉰일곱입니다.》

《남조선출신이라지… 건강상태가 나쁜가?》

《예, 지금 평양친선병원에 입원시켰는데… 건강이 나아지는 차제로 재판을 받게 됩니다.》

《1부상동무, 평양친선병원에 말해서 전용수를 잘 치료해주라고 하시오. 미국공민이지만 조선사람이 아니요. 미국에 있는 처와 아이들이 얼마나 걱정하겠소. 적대국의 범죄자지만 인도주의립장에서 가족과 전화통화도 할수 있게 보장해주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생각깊은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죄를 지었으면 조사를 받고 해당한 법적처리를 받는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술책이 악랄하다고 해서 인도주의문제를 정치화하지는 마시오. 조선의 인격이 미국의 인격과 대등해서는 안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계훈 1부상이 사업수첩에서 고개를 들자 말씀하시였다.

《외교는 어디까지나 외교니만치 적대감은 누르고 먼저 우리 공화국외무성의 유감스러운 립장을 미국정부에 전달하는게 순리지.》

《그렇습니다. 저는 뉴욕접촉선을 통해 조선반도핵문제는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전쟁위협과 적대시정책으로 해서 산생된 문제로서 그 근원을 제거할수 있는 대화방식이 필수적이라는걸 미국측에 통고하겠습니다. 아울러서 미국을 포함한 유엔안보리사회 상임리사국들에 조선의 우라니움농축활동은 전기생산을 위한 평화적핵활동이며 9. 19공동성명에도 명기되여있고 국제법적으로도 공인된 보편적권리라는걸 다시금 밝히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그러나 외교상관례에 따르는 우리의 정당한 립장설명만 가지고는 어림없을것 같소. 미국이 어떻게 하나 의장성명채택을 강행하려고 무모하게 나오는 조건에서 우리도 평화적핵활동권리를 뺏기지 않으려면 초강경으로 대처해야겠습니다.》

그이께서는 동안을 두었다가 이미 예견하고 결심하시였던 방안을 담담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뉴욕접촉선을 통해 미국정부에 통지하시오. 만일 우라니움농축문제가 유엔에 상정되여 우리의 자주권이 침해당하게 되면 불피코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인 초강경대응조치가 뒤따를것이다, 대화재개를 위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6자회담은 사멸을 면치 못할것이라고 전하시오.》

《장군님, 미국에 된매를 안기는 강경립장입니다. 가슴이 활 열립니다.》

한계훈 1부상은 기뻐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례사로운 일이기라도 한듯 미소를 지으시며 그를 앉으라고 손짓하시였다.

《농축문제의 유엔상정이 극한점을 넘어서는 심중한 문제이며 따라서 공화국정부의 으름장이 빈말이 아니라는걸 미국이 실지 깨닫게 해주시오. 그런 아량이야 보여줘야지. 유엔주재 우리 나라 상임대표가 인차 기자회견을 열고 공화국정부의 물리적인 초강경립장을 발표한다는것을 통지하시오. 여론공세의 도수를 높이자는 인터뷰가 아니라 실지 미국을 징계하는 엄한 대응책이라는걸 경고하시오.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기자쎈터에서 하는만큼 삽시에 미국여론은 물론 전세계를 뒤흔들어놓게 될것입니다.

그때 가서 미국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겠는지 흥미있을거요.》

한계훈은 머리를 숙이고 수첩에 조미대결전에서 미국을 수세에 몰아넣을수 있는 장군님의 령활한 외교방책을 열심히 적어나갔다.

《그러면 미국이 어떨것 같습니까?》

《꿈쩍 놀라 뒤걸음칠것입니다.》

《체면을 잃지 않으려고 조선반도에 무력을 투입하며 야단칠수 있지 않을가?》

김정일동지께서는 1부상을 건너다보시였다.

《설사 그렇다 해도 그것은 장군님말씀처럼 세계면전에서 체면을 지키려는 미국의 한갖 허장성세에 불과할것입니다. 우리의 막강한 군사력을 잘 알고 겁을 내는 미국이 아닙니까.》

《옳소. 그런 배짱과 신심을 가지고 외교전을 벌려야 합니다. 힘에 의거한 외교는 미국이 제창하는것이고 불공평한 세상리치지만 우리 또한 강적을 이길수 있는 무력을 다져놓은것만큼 배심이 든든하니 물러서지 말고 당당히 외교의 칼끝을 미국의 목줄띠에 들이대야 합니다.》

힘이 약한 나라들과는 말씨름이 아니라 군사력으로 제압하고 입을 봉하게 해서 먹어치우는것이 미국외교의 본성이다. 결코 외교전의 승부에 자신있다고 해서 미국을 얕잡아보고 각성을 늦춰서는 안될것이다. 연평도의 포격전으로 해서 평화로운 이땅에 전쟁의 짙은 구름이 내리덮였던것이 불과 몇달전의 일이다. 미국은 유엔무대에서 우리 공화국을 고립압살하려는 외교전의 도수를 높이고 조선반도에서는 괴뢰들과 야합하여 대규모전쟁연습을 끈질기게 감행하고있다. 연평도의 불구름이 가셔지지 못했는데 실전을 방불케 하는《키 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이 두달째 접어들어 4월에도 계속되고있다.

경공업을 발전시키고 인민생활을 높이는 대고조진군을 하자면 안정하고도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미국은 우리가 안정된 환경에서 모든 힘을 강성국가건설에 쏟아붓지 못하도록 긴장을 격화시키며 각방으로 훼방질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선반도에 언제 어느때 전쟁의 불길이 타번지겠는가를 깊이 생각하고계시였다. 평화의 보검이 자신의 억센 손에 있고 평화를 수호하려는 자신의 의지와 인내력으로 전쟁이 억제되고있지만 미국과 그 야합세력의 무분별한 도발과 불질이 어느때 일어나겠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은… 이 봄과 올여름, 가을까지도 경제건설을 마음껏 내밀수 있을것이다.

미국은 남조선과 일본을 더 바싹 끌어당기고 중국과 로씨야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조선반도정세를 긴장시키면서 군사연습을 광란적으로 해대지만 감히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것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이란에서 발목을 잡혀있다. 막중한 군비를 걸머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고서야 조선을 넘볼수 있을것이다. 새로운 조선전쟁은 지난 세기 50년대전쟁도 아니고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전쟁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리라는것을 미국은 알고있다. 미국은 우리 군대의 정신적기질을 모르지 않으며 조선이 가지고있는 전쟁억제력이 어느 정도이라는것도 알고있는것이다.

《다음은 미국의 중국견제책동문제인데… 그래 미국이 어떻게 논다구?…》

김정일동지께서는 달리는 렬차의 고르로운 동음에 귀를 기울이시며 창밖에 눈길을 주시였다.

령을 내려와서인지 비에 씻기고 물기올라 봄기운이 완연한 나무숲사이 음달진 곳들에 언뜻언뜻 채 녹지 않은 눈얼음무지들이 보였다.

《장군님, 중국은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에 들어와서도 우리에 대한 지지와 련대성에서 변함이 없습니다. 미국은…》

한계훈은 렬차가 굴간에 들어가 소음이 배로 커지는 바람에 한동안 지나서 목소리를 좀 높였다.

《두어달 움츠리고있던 미국은 꼴롬비아가 유엔안보리사회의장직을 차지하기 바쁘게 대중국외교공세를 강화하고있습니다. 조선이 우라니움을 저농축해서 경수로발전소원료로 쓴다는건 거짓말이고 실제는 고농축해서 핵무기고를 불구고있는데 어떻게 중국이 방관시할수 있는가 하면서 미국은 유엔안보리사회 상임리사국이고 6자회담주최국인 중국이 〈위험계선〉에 도달한 조선반도평화수호에 응당한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박하고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중국을 난처하게 만들고 뒤흔들어서 중국이 우리에 대한 지지와 련대에서 손을 떼도록 하자는건 조선반도위기때마다 미국이 늘 써오는 책략입니다. 일석이조를 노리는 음흉한 외교수법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례사로운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미국은 발전도상나라들이 많은 아시아지역이 21세기국제관계의 전략적중심으로 되고있다는 현실적판단에 기초하여 《아시아복귀》정책에 매달리고있다. 미국의 《아시아복귀》정책의 목적은 사회주의기치를 들고나가는 우리 나라를 압살하고 중국을 약화시켜 세계제패전략을 실현하는데 있다. 미국은 이 정책실현에서 우리의 핵문제와 《중국위협론》을 최대의 구실로, 주패장으로 삼고있다. 조선문제를 떠들어서 중국을 제압하고 견제하면 이중리득을 챙길수 있는것이다.

《그러니 1부상동무는 중국이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원칙적립장을 계속 강도높이 지지하기 어려우리라는거지요?》

《그렇습니다. 흔들릴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책동이 하도 집요하고 주변정세의 복잡성과 당면한 경제적리익으로 해서…》

김정일동지께서는 한계훈의 말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기시였다.

외무성 1부상의 분석이 일리가 있는것이였다. 재작년에 우리가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했을 때 중국은 미국에 밀려 그들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을 반대하지 못하였다.

미국이 조선반도수역에 항공모함까지 끌어들이면서 군사연습을 벌리는것은 기회를 보아 우리 공화국을 침략할 야욕에서이지만 다른편으로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속심도 있다.

이에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후과를 경고하였다. 중미간의 모순과 대결은 앞으로 전략적대결로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미대결은 미국이 《아시아복귀》정책실현에 남조선과 일본을 끌어들이는것으로 하여 구도가 복잡해지고 관계가 팽팽해지고있다.

최근 일본반동들은 미국의 힘을 빌어 조어도문제를 가지고 복잡성을 조성하는가 하면 《중국위협론》을 고취하면서 일본국내에서 반중국깜빠니야를 벌리고있다.

바로 중국은 경제관계를 내놓고서도 자국이 처하고있는 이런 실정으로부터 린방인 조선의 강력한 지지와 련대를 절실히 필요로 하면서도 대립과 대결을 격화시키지 않으려고 조선을 지지하는데서 미국과 주변국들의 눈치를 보는것이다.

세계는 복잡다단하게 변하고있다.

대국들의 리해관계가 불꽃튀는 오늘의 첨예한 정세하에서 아무리 훌륭한 선린관계라 해도 거기에 도움을 기대하고 자기 나라의 운명을 맡길수는 없다.

지정학적견지에서 그리고 령토나 인구수에 있어 비할바없이 큰 나라들사이에 끼워있는 우리 나라가 자주성을 굳건히 지키자면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의 세계적지위를 공고히 하며 하루빨리 경제강국의 령마루에 올라서야 한다.

나라의 존엄과 자주성, 평화는 자기 힘으로 쟁취해야 한다. 조미대결, 외교전에서의 결정적승패가 정치사상적위력과 군사력, 국력에 관계될테지만 친선적인 린방과 우호국가들의 국제적지지를 얻어내는것도 중요하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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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복잡한 동북아시아의 전략적구도를 우리 혁명에 유리하게 만들자면 중국과 로씨야와의 전통적인 친선관계발전을 공고히 하는데 힘을 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조선문제를 둘러싸고 유엔무대에서 맹렬히 벌어지고있는 외교싸움에서 조선의 평화적핵활동권리가 지지받을수 있으며 조선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책동을 저지시킬수 있을것이다.

《불원간에… 내가 일이 바쁘지만 중국의 령도집단을 만나보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중국을 방문해달라는 호금도주석의 초청을 수락할 결심을 굳히시였다.

이웃간에도 사흘 다니지 않으면 멀어진다고 했다. 자주 만나 의사소통을 하고 협력관계와 뉴대를 두터이 해야 한다. 금년은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체결 50돐이 되는 해이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압살책동에 파렬구를 내고 우리 혁명에 보다 유리한 국제적환경을 마련하자면 대외활동의 그 길이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꼭 가야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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