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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보기관 수장이 국외도피라니” 시민들 공항 출동 ‘부릅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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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0건 조회 1,603회 작성일 13-03-2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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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3.24 20:32수정 : 2013.03.25 11:51

행방 묘연한 전 국정원장 불법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혐의로 고발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도피성 출국’을 막기 위해 태블릿피시에 원 전 원장의 사진을 담아 온 시민이 2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앞에 서 있다.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출국금지 못믿겠다” 감시 활동
온라인선 원세훈 수배전단까지
국격 훼손·정보유출 위험 지적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출국을 막으려는 시민들이 직접 감시 활동을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정보기관 수장이 퇴임 직후 ‘도피성 출국’을 시도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를 막으려 시민들이 공항에 진을 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국가정보원의 국내정치 개입을 지시한 원세훈 전 원장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는 보도(▷ 원세훈, 24일 미국행…도피성 출국 의혹)가 나온 23일 저녁부터 법무부가 원 전 원장을 출국금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미 출국한 것 아니냐”, “출국금지 보도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등 야권은 23일부터 일제히 성명과 논평을 내어 법무부에 즉각적인 출국금지를 요구했다.

24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에는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참여연대 회원 및 일부 시민들이 3층 국제선 출국장에 모여들었다. ‘원 전 원장이 출국한다면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원 전 원장이 예약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행 항공기는 이날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에 몰려 있었다.

이들은 트위터 등으로 공항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출국 게이트별로 조를 나눠 감시 활동을 벌였다. 원 전 원장의 사진을 태블릿피시에 저장해 인천공항에 나온 시민 윤수만(40)씨는 “트위터에서 오늘 원 전 원장이 출국할 수도 있다는 얘길 듣고 도피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는 원 전 원장에 대한 시민들의 ‘자체 수배전단’이 돌았다. 한 트위터 사용자(@Bohemi****)는 “미국으로 도주하려는 전 국정원장 원세훈을 찾습니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은 뒤 원 전 원장의 사진을 내걸었다. 이밖에 많은 누리꾼들이 ‘원 전 원장의 모습이 공항에서 보이면 즉시 신고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민감한 국가 기밀을 다뤄온 국정원장이 퇴임 직후 장기간 국외에 머물 계획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보를 다루는 정보기관장이 퇴임 직후 출국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못박아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 전 원장의 이번 시도는 국격을 떨어뜨리는 창피한 일이다. 국가의 정보를 담당한 수장이 퇴임 뒤 서둘러 국외로 가게 되면, 국내 고급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결국 원 전 원장은 이날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여론의 악화와 출국금지 조처로 결국 미국행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원장의 행방은 주말 내내 묘연했다. <한겨레>가 23일 찾은 원 전 원장의 서울 관악구 남현동 자택은 굳게 닫힌 채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이웃 주민들은 “지난주에 이미 탑차(이삿짐차)가 와 짐을 몇 트럭씩 싣고 갔다”고 말했다.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진 사실은 이날 오후 늦게야 확인됐다. 원세훈 전 원장의 행방을 둘러싸고 주말 내내 이어진 성토와 소동은 국정원의 파행 운영과 불법 행위가 연출한 슬픈 코미디였다.

정환봉 최유빈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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