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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전야 혹은 역사의 변곡점 - 국정원과 새누리, 스스로 무덤을 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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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632회 작성일 13-06-25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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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야가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국정원이 최근 저지른 짓들을 보면, 일단 선거 부정개입 문제도 그렇지만, 국정원 자체의 존폐 문제까지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개 정보기관이 자체 존립의 준거가 되는 법을 어기는 것은 예사고, 여기에 그 상위법까지도 무시하며 스스로 비밀문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에 대한 기밀 해제 문제까지도 스스로 결정짓는다는 것은 도저히 말도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삼권분립의 원칙을 깨고 선거에 개입한 큰 죄도 그렇지만, 법적으로 기밀문서로 분류된 것을 스스로 공개하고,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더 이상 기밀이 아니다"라는 식의 황당한, 배째라 식의 유권해석을 스스로 내리는 것은 그들이 마치 모든 법보다 상위에 있다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이런 면에선 과거 안기부, 중정 시절의 모습과 지금의 국정원이 본질적으로 독재권력의 하수인이며 그 독재권력을 지키기 위해선 어떤 잘못도 정당화 해 왔던 모습에서 한 발짝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야당이 일단 국정조사에 대해 받아주긴 했지만, 요즘처럼 김대중 대통령이 그리운 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야당 전체를 지도해 줄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있었다면, 아마 지금 민주당은 저렇게 원내에서 머물러 있을 때가 아니란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이에 걸맞는 '액션'을 보여주며 국민과 호흡을 같이 했을 테지만, 이건 이들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스스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참 아쉬운 노릇입니다.

 

그나마, 이번에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저는 상식이란 것이 언젠가부터 무시되기 시작했고, 그것이 일상이 되니 아무리 황당한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그런 지경이 되진 않았는가 하는 걱정이 그간 솔직히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학생들이 어떻게 시국을 인식하고 있는지, 또 이와 관련되어 새누리당의 NLL 관련 문건을 꺼내드는 대응을 보면서, 이래저래 우리에겐 아직도 희망이 있구나 하는, 그런 낙관적인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저들이 이번에 NLL관련 비밀문건을 꺼내든 것은 자기들이 얼마나 다급한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나마 그것도 사실 관계를 왜곡해서까지 내 놓은 것은, 이들이 지금 어떤 식의 코너에 몰리고 있는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모든 것이 거꾸로 흘러갔을망정,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된 답답한 시민들의 저항이 눌리고 눌린 용수철처럼 튀어오른 것이 바로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저항하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인식한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하게 된 것이지요.

 

결국 한국 정치의 중요한 고비고비 때마다 그랬듯, 국민은 모든 정치행위의 중심에서,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스스로를 정치의 전면에, 그리고 역사의 전면에 내 놓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멘툼들은 지금까지 한국의 역사의 물길을 크게 트는 변곡점이 돼 왔습니다. 2013년 6월, 다시 '그때 6월'의 느낌을 받으면서 한국의 역사가 어디로 흐르게 될 것인가를 다시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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