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자 워싱턴 포스트 기사에 국정원에 관련된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대한민국 국정원을 '정치적 선동꾼' 또는 '앞잡이'에 해당하는 단어를 써 가며 이들이 보수세력의 선동꾼 노릇을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에서도 해당 기사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문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7082240155&code=970201
WP “한국 국정원은 정치 앞잡이…보수파 목적 위해 활동”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사건과 뒤이은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서로 얽힌 두 사건을 꿰어주는 실이 있다. 일각에서 얘기하듯 국정원이 정치적 앞잡이(political provocater)가 돼 보수파의 목적을 위해 활동하고 당파적 분열을 키우는 데에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7일(현지시간) 국정원 댓글 사건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거론하며 국정원 논란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최근 논쟁에서 정보기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정원이 야기한 두 사건이 한국의 분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지난 대선 때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사이에는 사회·대북정책 이슈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뒤 국민 통합을 약속했지만 6개월이 넘도록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국정원 논란이 한국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한국 정치분석가들은 2007년 회의록 공개보다도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더 큰 문제로 본다”고 보도했다.
또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학생들의 저항을 분쇄하는 데에 정보기관을 활용했던 역사를 소개하면서 “정보기관이 그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라고 전했다.지난달 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들며 “한국에서는 정보기관이 누설자(leaker)”가 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원문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washingtonpost.com/world/asia_pacific/in-south-koreas-latest-controversies-spy-agency-takes-a-leading-role/2013/07/06/8b610c74-e3ca-11e2-aef3-339619eab080_story.html
In South Korea’s latest controversies, spy agency takes a leading role
By Chico Harlan, Published: July 6 E-mail the writer
SEOUL — During last year’s presidential election, a team of South Korean intelligence agents allegedly flooded the Internet with several thousand political comments, including some describing left-leaning candidates as North Korea sympathizers.
Then, while that scandal continued to play out, another drama unfolded. The spy agency last month declassified a 2007 transcript that showed then-President Roh Moo-hyun, a liberal, pressing to create a peace zone along a maritime border disputed with the North....
(이하 중략, 링크를 참조하세요. )
한국의 국정원 사태에 대해 미국 신문들이 연달아 이런 부정적인 기사를 계속해 내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미 뉴욕타임즈, 월스트릿 저널 등도 한국의 국정원이 문제를 만들고 있고, 정보를 보호하기는커녕 누설한다고 비난한 바 있지요.
워싱턴 포스트나 다른 미국 신문들의 시각이 국정원에 이렇게 비판적인 이유는, 국정원이 민주주의의 근본인 삼권분립을 훼손한 것에 대한 지적임과 동시에, 지금 미국이 가진 일종의 불쾌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중국을 주적으로 상정하고 한미일 삼각동맹을 맺으려 하는 미국이, 현재의 한국 정보기관 수준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일종의 불만도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미국의 지금까지의 구상으로는 기존 한미일 삼각동맹의 오래된, 지금은 이제 비밀이라고도 할 수 없는 '미쯔야 구상'을 어느정도 21세기의 상황, 즉 주적을 과거의 소련이 아닌 중국으로 바꿔 상정하고, 이에 맞춰 어느정도 동북아에 긴장을 조성한 후, 계속해 미국의 방산 산업이 경기와 상관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을겁니다. 이에 따라 어느정도 의도된 긴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사실 지금 미국의 경기 상황, 예를 들어 시퀘스터 발동으로 인해 예산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국방예산이 가장 큰 수입원인 군산복합체들조차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동아시아에서 계속해 무기 시장을 유지하려면 이 '일정한 긴장 상황'은 미국의 당연한 선택일 겁니다. 강정 해군기지의 건설이 미국의 입김 아래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나 일본이나 한국에서 우경화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어느정도는 이런 미국의 계산이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은밀히 움직이면서 안보를 지켜야 할 국가의 정보기관이 국내 정치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심지어는 그 사실이 들키기까지 하는 것, CIA 나 NSA같은 거대 안보 정보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고, 한국의 현재 정보기관으로 과연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것들이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겠지요. 미국의 이런 저런 불쾌감이 위의 기사 같은 일종의 '경고'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이런 추론에 의거한 것입니다만.
국내 정치 망친것도 망친 거지만, 이렇게 해외에 망신살 사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네요. 도대체 원칙을 잃은 저 기관은, 이제 동맹국의 신뢰까지도 잃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가 많은 것을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그 미숙하고 이기적인 정치인들의 입김은 국정원이란 기관을 이렇게 망가지게까지 만드는군요. 정작 본연의 임무인 국가 보안과 해외 공작은 실수 투성이에 댓글 놀이는 치졸하기까지 한.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