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야전렬차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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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 회
19
김정은동지께서는 사장의 안내를 받으시며 인민군창작사의 천정이 높은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 화실로 향하시였다.
정초에 자신께서 지적한대로 창작사에서는 위대한 장군님의 태양상형상을 젊은 화가에게 맡겨 5개월만에 드디여 새롭게 완성하였다. 어제밤 사진과 함께 장군님의 태양상형상정형을 보고받으신 김정은동지께서는 한시바삐 원화를 보시려고 나오신것이였다.
화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는 첫순간에 그림대에 정히 모셔놓은 장군님의 태양상에 확 마음이 끌리시였다. 장군님께서 환히 웃으며 반겨맞아주시는것 같은 초상화작품의 기이한 형상적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공감되시였다. 외국방문의 머나먼 길을 떠나시면서 웃으며 자신의 건강을 맘놓으라고 하시던 장군님의 모습이 방불하시였다.
크기가 작지 않은 초상화작품의 구도와 선, 색, 형상, 세부묘사에서 거의나 흠잡을데가 있을상싶지 않았다. 화가가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고 세밀하게 그렸는지 붓질자리를 찾아볼수 없었다.
《실감이 나오, 실감이.… 종전의 굳어진 형상을 깼습니다. 장군님의 웃으시는 모습이 아주 진실하게 형상되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화가의 류다른 창작적재능에 감탄하시였다.
《사장동무, 〈처녀바이올린수〉를 그린 동무에게 맡겼다고 했지요. 화가를 데려오시오.》
《리성영동무가 저기 있습니다.》
사장이 널직한 화실의 한쪽구석에 겸손하게 서있는 젊은 화가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아, 내가 화가동무를 미처 알아보지 못했구만.》
김정은동지께서는 반달음으로 와서 거수경례를 붙이고 어줍어하는 리성영의 손을 반갑게 잡아주시였다.
회색작업복차림 그대로인 화가의 옷에는 군데군데 색감이 묻어있었다.
《화가동무, 옹색해하지 마시오. 내가 불시에 나왔으니 동무가 언제 작업복을 갈아입을 새가 있었겠소. 나도 그전에 손이나 옷에 색감을 묻히며 그림을 적지 않게 그려봤습니다. 색감냄새가 구수하게 느껴져야 화가가 되구 그림이 되지요.》
김정은동지께서는 사장이 가져다놓은 접이식의자에 앉으시여 한팔을 의자등받이에 얹으시였다.
《마흔살이면 화가로서야 젊은 나이지요. 재간있습니다. 정중성과 존엄성을 기본으로 하던 종래의 수령형상미술작품의 굳어진 화풍에서 벗어나 대담하게 형상의 진실을 추구했습니다.》
배허벅에 두손을 모두어잡은 사장이 한걸음 나섰다.
《대장동지께서 우리 창작사에 여러차례 오셔서 가르치심을 주신 덕분…》
김정은동지께서는 손을 쳐드시여 창작사 사장의 말을 제지시키시였다.
《창작지도일군은 가만있으시오. 난 화가와 이야기하고싶습니다. 붓질을 생업으로 삼는 미술가는 원체 말이 적은 법인데 성영동무가 말 좀 해보시오. 모름지기 다섯달동안 초상화작품을 완성하느라 이 창작실에서 밤을 패며 살다싶이 했겠는데… 탐구를 하고 정열을 쏟아붓고 피나는 노력을 바친 사람의 말은 값나가는 법입니다.》
리성영의 어진 우물눈에 당황한 빛이 어렸다.
《들어봅시다. 초상화작품형상에서 아주 혁신적화법을 구사했는데 경험이랄가… 형상에서 모지름쓰게 된 경위가 있으면 터놓고 말해보시오. 난 오늘 장군님의 태양상형상때문에 품을 놓고 왔습니다.》
《저… 존경하는 대장동지, 저는 대장동지께서 위대한 장군님의 태양상을 절대로 미화분식하지 말고 실재한 모습을 진실하게 형상하라고 하신 귀중한 말씀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리론도 실천이 있고야 빛이 납니다.》
《대장동지께서 특별히 내려보내주신 장군님께서 환히 웃으시는 진귀한 사진문헌이 있었기에… 저는 그 사진문헌에 담겨진 영상을 그대로 형상해내려고 애썼을뿐입니다.》
《미술대학은 통신으로 나왔다지요?》
《예.》
《그림공부는 언제부터 했습니까?》
《아버지가 화가여서 어렸을 때부터 그림그리기에 취미를 붙였습니다. 학교미술소조에 다니면서 방학때는 직관원으로 일하는 아버지네 공장에 가 살다싶이 하면서 그림을 배웠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군사복무를 하면서부터는 시간이 많지 못해 짬짬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에 소질이 있었구만. 그런데 미술가의 재능은 결코 짬시간을 리용해 얻어지지 않습니다. 화가의 재능이 성숙기에 이르자면 고심어린 탐구와 온넋을 바치는 비상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거지요. 남보다 배가의 노력이 없이는 군사복무시절에 그렇게 우수한 그림재간을 련마해내지 못합니다.》
리성영은 가슴이 뭉클하였다. 누구도 그의 지나온 미술공부의 자취에 대해, 고민과 분투의 흔적에 대해 알아준 사람은 없었다.
《대장동지… 저는 중학교때 붓질에만 신경을 쓰다나니 입대한 후에 팔힘이 약해 분대장이 철봉, 평행봉을 시키면 매달려 옴짝 못했습니다.》
리성영은 어려움도 잊고 그이께 추억의 갈피에 떠오르는대로 토막이야기를 해드렸다.
식당근무를 서면서 분대가마에 쌀을 안치고는 병실토방에 앉아 소묘에 정신을 팔다나니 밥이 새까맣게 타버렸다. 행군이나 훈련도중의 쉴참에 의례히 종이와 연필을 꺼내들고 분대병사들의 모습을 속사했다. 병실에 사관장의 취침구령이 내리고 병사들이 잠들면 살그머니 일어나 초불을 켜놓고 낮에 그린 속사를 완성하거나 이미 봐두었던 골짜기풍경이나 인물초상을 그리군 하였다. 새벽녘까지 그림그리는데 정신을 팔다나니 너무 피곤이 몰려 화구를 치우지 못하고 그대로 지쳐자다가 사관장에게 들켜 호되게 추궁을 받은적도 드문했다. 병사시절이 끝나가던 해 겨울 300리 눈길강행군훈련을 할 때였다. 성영은 행군도중의 짤막한 휴식참에 여느때처럼 종이와 연필을 꺼내들고 소묘를 할수 없었다. 시간도 짧았고 령하 20도가 넘는 강추위여서 손이 곱아들어 연필을 제대로 움직일수 없었다. 그래 그는 나무가지를 꺾어쥐고 흰 눈판우에 그림을 큼직큼직 그렸다. 벌지대를 통과하면서는 나무꼬챙이를 구할수 없어 손가락으로 눈우에 그리기도 하였다. 기묘한 형태의 바위와 나무숲, 여러가지 짐승들, 군무생활의 재미있고 특징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병사들의 모습… 그가 하얀 눈판우에 정신없이 그려낸 그림들의 주제와 생활령역은 다양했다. 강행군훈련이 끝나고 대대전원이 정렬했을 때였다. 훈련총화를 짓고난 대대장은 300리행군과정에 눈우에 그림을 그린 사람은 대렬앞으로 나서라고 하였다.
성영은 군사규률을 위반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에 머리를 숙이고 몇걸음 나섰다. 뜻밖에 대대장은 리성영이 눈판그림을 멋지게 그려 강행군에 힘들어하는 병사들을 즐겁게 하고 힘을 주었다고 칭찬했다.
그후부터 대대장은《대대의 그림신동》에게 아량을 베풀었다. 대대의 직관사업을 맡아보게 하였고 그림그리는데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면서 성영이가 원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수 있도록 시간을 보장해주었다.
군부대미술창작실에 추천되기 전까지 성영은 대대의 거의 모든 군관들과 하사관들의 얼굴을 그려주었다. 습작삼아 그리지 않고 아예 인물화작품을 창작한다는 립장에서 성격과 얼굴세부특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진지하게 그리군 하였다. …
《화가동무의 옛 대대장이 미술의 가치를 잘 아는 좋은 사람이였구만.》
김정은동지께서는 나직한 음성으로 긍정하시고나서 고심짙은 노력으로 재능의 탑을 쌓느라 마흔살나이에 비해 그닥 젊어보이지 않는 미술가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시였다.
《화가동무는 미술에 정열이 대단했습니다. 정열은 화가로서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정열이 재능을 낳습니다. 거의나 독학으로 그림공부를 했는데 매 그림마다 자기에 대한 요구를 높인다는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미술에 온넋을 바치고 미술로 조선의 인재가 되겠다고 결심한 화가만이 그렇게 무서운 정열과 투지를 가지고 그림에 달라붙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접이식걸상에서 일어나 장군님의 태양상작품앞으로 몇걸음 다가서시였다.
《성영동무, 내곁에 가까이 오시오. 장군님의 태양상작품을 다시 잘 살펴봅시다. 아까는 내가 장군님의 웃으시는 모습이 실감이 나게 형상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작품이 우리 인민이 그토록 우러러 받드는 위대한 장군님의 영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신중한 자세로 서있는 사장을 돌아보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구도도 명확하고 색조도 선명하고… 환하게 웃으시는 장군님의 모습이 안겨오지만 형상의 진실이라는 회화적세계의 깊이에는 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말하자면 장군님의 밝은 웃음속에 장군님께서 체현하고계시는… 만민의 어버이로서의 자애로운 풍모와 고매한 덕성, 온 세상을 쥐락펴락하시는 담대한 배짱, 강철의 령장으로서의 산악같은 기상이 잘 안겨오지 않습니다. 화가동무, 내가 너무 높은 요구를 제기한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아, 아닙니다.》
《우리 장군님의 그런 위인상, 인간상이 원만히 형상되지 못한 원인이 어데 있겠습니까. 나는 아까 화가동무가 그림공부를 하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줄곧 이 태양상작품의 형상요소에서 부족점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화가동무는 대담한 인물초상기법을 구사하여 종래의 수령형상미술작품에서 굳어진 형상의 울타리를 벗어났습니다. 우리 나라 미술계에 파문을 일으킬 성과입니다. 그러나 태양상이 장군님의 실재한 위인상의 경지에 오르자면 화가동무가 위대한 장군님의 숭고한 정신세계, 내면세계를 철학성있게 그려내야 한다고 봅니다. 인물초상의 본질은 성격과 내면세계를 그려내는것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말했지요. 〈훌륭한 화가는 두가지 중요한것을 그려야 한다. 그것은 인간과 그의 마음이다.〉 미켈란젤로의 회화특징은 힘과 박력이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특징은 심리묘사라고 할수 있습니다. 사람의 외모를 통하여 그의 정신세계, 마음을 그리는것은 화가들이 일생동안 탐구하고 노력을 경주해야 할 심오한 창작의 령역일것입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추억깊은 어조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화가동무도 우리 장군님의 위인적인 풍모와 령장의 배짱과 기상에 대해 많은걸 알고있겠지요. 지금은 고난의 행군시기를 옛말처럼 입에 올리지만… 사람들은 그 어려운 나날에 당과 국가와 인민의 운명을 한몸에 걸머지신 장군님의 심리적고충, 아픈 마음에 대해 다는 모를것입니다. 어버이수령님을 잃은 상실의 아픔을 겪으시던 장군님께서는 어느날 아침 나에게 지난밤 꿈에 수령님을 뵈웠다고 말씀하시였습니다. 번개가 치고 우뢰소리가 진동하더니 수령님께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시더랍니다. 손에 드신 커다란 돈자루를 장군님께 주시며 이걸로 나라를 구원하라고 말씀하시더랍니다. 사람의 마음속 상처는 꿈에 반영되기마련입니다.
장군님내심속에 텅빈 국고와 숨죽은 공장, 기업소들, 식량난에 시달리는 인민이 얼마나 가슴아프고 사회주의조선을 지켜내야 한다는 갈망이 끓었으면 그런 꿈을 다 꾸시였겠습니까. 조국과 인민을 위한 장군님의 헌신의 로고속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산허리에 구름이 감겨도는 오성산초소를 비롯해서 최전연군부대의 여러곳을 시찰하신 장군님께서는 군부대장이 사령부식당에 점심을 차려놓았다고 가시자는걸 거절하시였습니다. 최고사령관이 왔다고 잘 차리느라 했겠는데 그걸 병사들에게 대접하라고,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있는 지금 병사도 지휘관도 인민도 일군도 다같이 허리띠를 조이고 난관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습니다.
장군님께 점심 한끼도 대접하지 못했다면 병사들이 얼마나 서운해하겠는가고 군부대장이 눈물을 삼키며 말씀올렸지만 장군님께서는 우리한테 줴기밥이 있다고, 가다가 먹겠으니 걱정말라고 하시였습니다. 한낮이 기울어 바람세찬 등판에 이르렀을 때 장군님께서는 늦은 점심이라도 먹자고 야전승용차를 멈추게 하시였습니다. 난처해진 수행일군이 죄송스러운 낯빛으로 줴기밥도 꽈배기도 다 떨어졌다고 말씀올렸습니다. 〈다른 먹을만 한게 없소?〉라고 하시는 장군님의 물으심에 수행일군은 무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거 괜찮구만. 무우를 먹기요.… 무우가 어드래서, 터밭 인삼이 무우라는 말이 있소. 이곳 세포지구등판은 옛날부터 무우가 잘되는 고장이요. 맛이 좋을거요. 무우를 어서 깎소.〉 장군님께서는 수행일군들을 둘러앉히고 한쪼각씩 차례지는 무우로 요기를 하고 또다시 전선시찰의 길을 떠나시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몇걸음 뒤로 물러서 태양상을 이윽토록 살펴보시면서 이야기를 계속하시였다.
《연평도포격전이 있은 직후였습니다. 오바마는 미국무장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국가정보국장관 같은 고위당국자들이 참가하는 아프가니스탄전시때를 방불케 하는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하고 야단을 치고있었지만, 온 세계가 끓고있었지만 장군님께서는 태연자약하신 표정으로 나에게 연평도포격전에서 우리의 손실이 어떤가고 물으시였습니다. 내가 무도방어대에 있던 소가 포탄파편에 다리 하나가 부러진것뿐이라고 말씀드리자 장군님께서는 집무실이 쩌렁 울리게 호탕하게 웃으시였습니다. 그리고나서 송수화기를 들어 외무성책임일군을 찾아 말씀하시였습니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 일부 국제기구당국자들은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기도 전에 무턱대고 그 누구를 비난하려드는 악습을 버려야 한다, 남조선이 제편이라고 하여 뻔히 죄지은 일을 두고도 무원칙하게 두둔한다면 그것은 오직 붙는 불에 키질하는것으로 될뿐이다,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귀중히 여기는 우리는 지금 초인간적인 자제력을 발휘하고있지만 정의의 수호자인 우리 군대의 포문은 아직 열려있는 상태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령장의 기상이 서리발치고 화약내가 몸에 푹 밴 장군님의 모습을 화가동무가 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화가동무에게 세상을 굽어보시는 장군님의 호탕한 웃음소리도 쟁쟁히 들려주고싶은것이 나의 심정입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음성을 한결 낮추시였다.
《그러면 화가동무가 태양상형상의 세부묘사에서 어떤 점들을 류의해야 하겠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좀 더 대담하게 완전무결하달 정도로 진실에 접근해야 하겠다는것입니다. 화가동무는 머리모숨이 검은색이 짙고 윤택이 흐르게 그렸는데 종전의 수령형상창작에서 나타난 과장수법과 별로 다를바 없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일찌기 수령님을 보좌하실 때는 물론이고 선군장정의 머나먼 길에서 강추위와 눈비와 무더위를 가리지 않으시고 인민군부대들을 시찰하시고 공장, 기업소들과 농촌을 현지지도하시였습니다. 자신의 체력소모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시고 밤과 낮이 따로없이 무리하게 일해오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 머리모숨의 윤기는 사라지고 성글어지셨습니다. 화가동무는 태양상의 머리모숨의 형상에 이런 조국과 인민을 위해 정력을 깡그리 바쳐가시는 장군님의 인생관, 철학관을 담아야 합니다. 눈부위의 주름살도 대담하게 진실하면서도 세밀하게 형상해내여 장군님의 한생의 로고가 비끼게 해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화가동무.》
《존경하는 대장동지, 눈이 번쩍 뜨입니다. 가책됩니다. 대장동지의 귀중한 말씀을 들으니 이제껏 제가 화가로서 탐구심이 너무도 부족한채 붓을 들었습니다.》
《화가동무가 그렇게 받아들이니 나도 기쁩니다. 좀 더 이야기합시다. 잠바옷색갈문제인데… 우리 인민이 보아온 장군님의 잠바옷색갈은 이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윤택이 나는 새 잠바옷처럼 형상되였는데 나는 장군님께서 새로 지은 잠바옷을 입으신것을 거의나 보지 못하였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새옷을 입는것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회색야전솜옷도 그렇고 잠바옷도 늘 입던것을 즐겨 입으셨습니다. 련속되는 강행군현지지도로 언제 차림새를 달리할 시간조차 내는걸 아까워하셨습니다. 폭양과 눈비와 바람을 맞은 장군님의 야전잠바가 우리 인민의 눈에 익은 옷차림입니다. 최전연길의 포연에 그슬리고 바람과 볕에 바랜 잠바옷색갈은 어떤 빛이겠습니까.》
《대장동지… 장군님의 잠바옷색갈이 안겨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리성영의 자신있는 대답에 만족하신듯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마감으로 말하고싶은건 회화기법입니다. 화가동무가 유럽풍의 회화기법을 멀리한, 아주 섬세한 붓질로 선과 색채, 명암의 형상적밀도를 보장하고있는데 젊은 화가의 개성적인 탐구적자세가 엿보입니다. 장군님의 태양상을 실재한 모습그대로 생동하게 형상해내자면 종전의 회화기법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한테는 대상을 선명하고 간결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는 전통적인 조선화기법이 있습니다. 조선화를 보느라면 산뜻하게 조화되는 채색형상, 민족적정서로 하여 깊이 사색하게 되고 정갈하고 우아한 화풍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화가동무가 명실공히 깨끗하고 섬세한 조선식회화기법에 의거할 때만이 인민의 령도자이신 장군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완성해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가지고오신 서류가방에서 크지 않은 사진을 한장 꺼내여 리성영에게 넘겨주시였다.
《내가 장군님을 가까이에서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화가동무가 참고하시오.》
그이께서는 팔목시계를 들여다보시고 놀라와하시였다. 태양상형상지도에 심취하시다보니 시간이 예정보다 많이 흘러간것이였다.
《화가동무, 그럼 수고해주시오. 성공을 바랍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리성영의 색감묻은 손을 잡아주시고 사장에게 돌아서시였다.
《사장동무, 화가를 잘 도와주시오. 창작에만 심혈을 쏟느라면… 줄곧 서서 붓질하다나면 허리병이 생기거나 소화도 잘 안될수 있습니다. 밥은 화가동무의 안해가 화실에 날라오군 했다는데 잘된 일이 아닙니다. 창작사집단의 성의와 방조가 있었겠지만 약한것 같습니다. 화가동무의 얼굴색이 창백한걸 보시오. 잠 못 자고 밥맛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이께서는 청사밖에 나오시여 세워둔 승용차쪽으로 가시면서 사장에게 말씀하시였다.
《장군님의 태양상형상이 다 되면 알려주시오. 또 나와보겠습니다. 장군님의 탄생 70돐때 온 나라 가정들에 태양상을 모시자면 날자가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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