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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숙청과 남북의 적대적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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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646회 작성일 13-12-1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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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틀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장성택이 처형됐다는 것이 있겠지요. 다른 이들은 이걸 보면서 역시 북한은 왕조다, 혹은 이게 김정은의 호전성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을 보겠지만, 저는 이걸 보면서 어쩌면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 정치 보복이란 게 남이나 북이나 다 조선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에서 변한 게 없는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불어, 북한에서 남한에 대해 조금 이해하고 협력하자는 시각을 갖자는 비둘기파를 다 거세하는 모습에서 이런 분단 모순속의 남북의 적대적 공존이 계속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우울합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의 정치가 민주화되고, 그것을 통해 국력이 강화돼야만 북한의 민주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토대가 생긴다는 겁니다. 햇볕정책을 통한 북한의 빗장 열기는 우리의 국력이 안정되고 국방력이 분명히 강력했을 때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얼마전 국정감사때 조보근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북한과 전쟁하면 진다는 발언, 우리가 국방비가 무려 북한보다 34배가 높은데도 이런 발언이 나오는 꼴을 보며 북한이 남한을 어떤 상대로 볼 지는 뻔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 이루어낸 평화, 우리가 약하면 이런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겁니다. 강력한 국력이 바탕이 되고, 그것을 통해 북한을 적절히 압박하면서도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야만 먹힐 수 있는 겁니다. 우리의 국방력이 약해졌다면, 그것은 이명박 정권 5년과 박근혜 정권의 첫해를 보내 오면서 보여진 군대에 대한 실질적 복지 감축 같은 데서 비롯된 겁니다. 군이 군대에 피복과 신발을 제대로 지급 못하고, 서해를 지키는 군함에 연료가 많이 드니 배의 무게중심을 잡는 물을 빼라고 하고, 군에 지급하는 우유의 양을 줄이겠다는 황당한 발상들을 보면, 정말 우리가 전쟁나면 바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군은 사기입니다. 그리고 그 사기는 군에 대한 복지에서 시작됩니다. 최신 장비들을 들여오면 뭐 합니까. 군의 정신력도 그들의 창조성이 보장될 때, 민주화가 보장될 때 시작됩니다. 군을 무조건 굴리고 일제 때처럼 운용하는 것은 군 내부에도 흉흉하게 살아 있는 일제의 망령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유신을 거쳐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독재는 진정한 강군을 만들어 낼 수 없었지만, 민주정권 10년동안의 군대는 북한과의 두 번의 해상 교전에서 보여줬듯 강한 모습의 군대였습니다. 

 

그러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을 때 군대의 꼴이 어떻게 됐습니까. 천안함은 북이 공격했다고 말해 놓고, 그 가정 하에서라면 경계부터 추격까지 모두 실패한 군 지휘자들에겐 포상을 하고, 연평도에 포격을 맞았을 때는 자주포들이 제대로 메인터넌스(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제때 반격도 못했고... 그리고 지금은 남한과의 경협이나 기타 다른 협력사업들에 우호적이었던 북한 내 세력들은 모두 숙청당하고, 남과 북은 다시 7.4 공동성명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 버리지 않았습니까. 

 

지도자를 어떻게 선출하는가가 매우 중요한 것이라면, 아예 그 과정을 송두리째 도둑질해 자기들의 권력만 다지면 된다고 생각한 것들이 지도자인양 앉아 있는 것, 그것 자체가 사실은 안보에 있어서 감점 요인이 됩니다. 뭐, 김정은으로 요약되는, 북한의 지배세력들은 지금의 이 상황을 좋아할 수도 있겠지요. 그들 역시 "남조선의 정정이 불안하니 언제든지 도발해 올 수 있다. 그러니 우리의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자기들의 집권 과정에 보이는 이 숙청의 잔인한 드라마를 정당화할 명분을 우리가 제공하고 있을 테니.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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