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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뉴스를 통해 본 한국의 집배원 처우와 정규직 확충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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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1,661회 작성일 14-01-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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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 데이 연휴를 마치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니 역시 많은 양의 편지와 소포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러나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신년 연휴의 '배달의 지옥'을 거쳐 나온 터라 이건 뭐. 그냥 내가 알아서 하겠으니 헬퍼 붙이지 말라고 수퍼바이저에게 이야기해 놓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거 오늘 하루 열 한시간 일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면 세 시간 오버타임, 그중의 한 시간은 더블이 될 테니 그냥 돈 더 받는 걸로 위안을 삼자 하고 우편물을 챙겨 길로 나섰습니다. 

 

점심 시간, 여느때와 똑같이 좋아하는 카페에 들러 아내가 싸 준 샌드위치를 끌르고 갓 내린 커피를 주문하여 따뜻하게 마시며 인터넷 서핑하는 순간 딱 들어온 기사가 있었습니다. 한겨레인데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20826.html?_fr=mt3

 

 

등록 : 2014.01.21 20:28수정 : 2014.01.21 22:46

설을 열흘 앞둔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동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이 소포를 배송처별로 분류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설 우편물 특별 소통기간으로 비상근무 체체에 들어간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소포와 택배 물량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1370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특별 소통기간’ 휴일도 없이
새벽 5시~밤 11시까지 일해
낙상·오토바이 사고 잇따라
올 들어 벌써 2명 의식 잃어
연대 모임, 최문기 장관 고발
혹한·폭설 때 배달 금지 요구

“설 한번 지나가면 한두명은 꼭 다친다.”

 

집배원 문아무개(49)씨한테도 ‘차례’가 왔다. 20년 경력의 문씨는 올해 ‘설 우편물 특별 소통기간’을 병원 침대에서 맞고 있다. 발가락뼈 3개가 부러졌다. 지난해 12월 우편물을 나르다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졌다. 의사는 석달간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내가 할 일을 다른 동료들이 나눠 져야 해서 걱정스러워요.” 그는 마음이 불편해 보였다. 문병 오는 동료들에게 “이번 겨울에는 죽지 말라”고 농반진반 충고를 던지는 것도 부담 때문일 것이다.

 

문씨의 동료 정아무개(49)씨는 “오늘 100개 넘는 물량을 배달해야 한다. 아침에도 빙판길에서 넘어질 뻔했다. 다친 동료가 안타깝지만 동료가 빠진 부분을 인력 충원 없이 메우려니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집배원 이아무개(41)씨도 “어제 눈이 왔지만 밤 9시까지 일했다. 물량이 몰리고 인력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1년 전 문씨는 복대를 차고 우편물을 날랐다. 배달하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삐끗한 뒤로 무거운 짐을 들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병원에 갔더니 뼈에 금이 갔다고 했다. 복대로도 통증은 가시지 않았지만, 위에서는 “인력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우편물 특별 소통기간, 그는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휴일 없이 복대를 찼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배송은 마쳐야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설 우편물 특별 소통기간을 17~30일로 잡았다. 설 연휴기간 소포 접수 물량은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1370만개로 예상했다. 문씨 같은 집배원은 1만8000여명이다. 1인당 소포는 평균 761개, 하루에 54개 이상을 한 사람이 날라야 하는 셈이다. 우정사업본부는 보조인력 2100여명을 투입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내부에서 분류작업을 맡고 있다.

 

과중한 업무에 큰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지난 4일 전남 함평우체국 소속 집배원인 50대 초반의 서아무개씨는 업무 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다. 6일 경남 함양우체국의 40대 중반 김아무개 집배원은 오토바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쳤다. 둘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다.

 

김동근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1월에만 벌써 집배원 두명이 의식을 잃었다.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과 시민사회단체의 제안을 거부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집배원 중대재해 해결을 위한 연대모임’(집배원 연대모임)은 인력 충원, 폭설·폭우 시 배달 금지, 영하 7도 이하 혹한 때 배달 자제 등을 우정사업본부에 요청했지만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집배원 연대모임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산업안전보건법 24조 보건조치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이 법은 사업자가 ‘단순 반복작업이나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들은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특별감독 요청서’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유성규 노동건강연대 노무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명절기간이면 80시간이 넘는 주간 노동시간을 견디며 일하는 집배원들이 건강하긴 어렵다. 이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우정사업본부를 고발하고 고용노동부의 특별관리감독을 요청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주 80 시간? 저는 1주일에 60시간만 일해도 바로 주정부의 고용노동부에서 튀어나와 "네가 원해서 일한 것인가, 페이는 적정하게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았는가, 어떤 압력으로 일했는가" 등등을 물어보는데, 주 80 시간? 최근에 가장 많이 일했던 것이 지난 11월 초. 새로운 라우트에 적응하느라 일주일에 65시간 정도 일했던 게 가장 많이 일한 거였고, 평소에 내 이전 라우트에서는 일주일에 40시간이 안 되게 일한 적도 있고, 요즘 배달구역이 강제로 바뀌고 나서는 어쨌든 일주일에 48시간에서 50시간 정도 일하는 것 같은데, 이것도 말도 안된다고 하는 상황인데... 게다가 우리는 모터사이클이 아닌 '우편물 트럭'을 배정받아 다니기 때문에 안전도에서도 훨씬 낫고... 한국의 동종 업계 종사자들이 겪어야 하는 고생을 보니 이건 가슴이 짠할 수 밖에 없네요. 

 

사실, 어떤 면에서 미국 우체부들이 한국 우체부들보다 가장 나은 것은 '사회적 기여 인정도'일 것입니다. 물론 오토메이션의 진행으로 인해 앞으로 제일 전망없는 직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것이 우체국이긴 하지만, 배달은 사람 손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기에 우체국에서는 그나마 제일 오래 버틸 수 있는 직종입니다. 그런데, 이 우체부에 대한 인식은 한국에서의 그것과는 매우 틀립니다. 미국 일반 공무원중에서 우체부의 연봉은 상위측에 속합니다. (참조: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5649&code=114) 따라서 이직률도 가장 낮은 편이고, 사회적 인식이 틀립니다. 제가 이곳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우체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있습니다. 직업 자체가 전망이 없는 것은 지금 정규직을 고용하지 않고 계약직만으로 신규 채용을 하며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에 기인하지만,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 속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또 충분한 급여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사람 값이 저렴한 것이 절대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없는것이, 아무리 어떤 나라의 경제가 수출의존도가 높다 하더라도 결국은 충분한 내수가 지탱해 줘야 합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많은 상품들의 싸이클이 기가 막힐 정도로 짧은 것은,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미지를 심어대기 때문입니다. 결국 충분한 상품이 팔리고 돌아가야만 생존할 수 있는 한국의 환경은 그 자체로는 충분한 내수를 만들어낼 수 없기에 상품에 '이건 꼭 가져야 한다'는 식의 환상을 입혀 판매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은 결국 '임금'이 충분히 지급돼야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가 못하니 신용구매라는 수단을 통해 구매력을 억지로 늘리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이번에 보여진 것 같은 신용카드 정보유출 같은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할 겁니다. 

 

결국 내수 소비를 진작하고 이것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당장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깝고 이른바 '투자자에 대한 배당'을 위해 사람을 자르거나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의 고용을 확대함으로서 '코스트'를 줄이려 합니다만, 이건 결국 부메랑으로 자기들의 뒷머리를 때리게 될 뿐입니다. 이 뻔한 쳇바퀴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우리의 경제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올바로 나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람값이 저렴한 사회에서 진정한 성장이 있을 수 없습니다. 결국 분배와 성장은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우체국들이 적극적으로 정규직을 늘려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전체 사회에서 정규 일자리가 늘어나야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가 쉬워지고, 돈을 쓰기도 더 쉬워지고, 그것은 결국 생산을 독려하게 되고, 그 때문에 고용을 더 해야 하는 선순환이 기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우정 공무원 분들, 그리고 함께 열심히 일하는 계약직 여러분, 안전하게 일하시길 바라며, 또 힘내시길 멀리서 응원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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