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야 계획의 부활과 한국의 전체주의화, 전쟁의 망령과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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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아픔이 대한민국 전체를 아프게 누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여당과 그 추종 세력들, 그리고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새정치연합 내 2중대들은 합작해서 여러가지를 이 어수선함 속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이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전혀 이견 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국회의원 겸직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였고, 야당의 무능함을 한껏 드러내 준 기초연금 수급에 관한 법률의 통과, 그리고 무엇보다 이명박 정권 때에도 통과하지 못했던 한일 군사정보 교류 협정의 통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한인간의 관계가 고려된 듯 '한미일 삼국간'이란 수식어로 바뀌긴 했지만, 실제 한미간엔 이미 군사정보교류협정이 되어 있었으므로, 이것은 한일간 군사협정교류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의식한 듯 '미국'만 살짝 끼워 넣은 것이고, 이미 이것이 양해 각서 형태로 체결됐다는 것 자체가 실질적으로는 이미 군사정보의 교류가 물밑에선 활발히 있어 왔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미국이 앞장서서 다시 60년대의 미쓰야 계획을 부활시켰고, 여기에 한국과 일본은 동조해 주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일단 이것은 중국을 크게 자극할 것입니다. 미쓰야(三矢) 계획 원본 자체가 미국이라는 궁수가 일본이라는 활에 한국이라는 화살을 걸어 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소모품으로 전락한다는 것을 미리 전제하고 작성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 있어서, 한국은 그저 전장이며 소모될 수 있는 대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전략의 실체인데도 이른바 '보수 애국 세력'을 참칭하는 친일부역세력과 그 후예들은 그들의 친일과 친미의 역사 자체를 감출 수 있다는 면에서 이 계획에 대한 아무런 문제 제기도 없이 그냥 수용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정세와 남북한의 대립 정도, 그리고 사회경제적인 제반 환경들을 여기에 엮어 보면, 지금 우리는 어쩌면 지금까지의 어떤 상황보다도 가장 위험한 시기를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왜 우리가 지금 가장 위험할 수도 있는 세상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추론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는 가설 혹은 소설에 불과하다는 전제를 우선 해 둡니다.
며칠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이 무인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적반하장 운운하며 북한을 자극한 적이 있습니다. 이미 북한은 무인기는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자기들의 소행이 아니며 필요하다면 공동조사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측은 이것이 '범인이 스스로 수사를 하겠다는 꼴'이라며 일축해 버리며 모욕적 언사와 합성 화면 등을 동원해 북한을 자극했습니다. 짧게 보면 이것은 세월호 정국을 타파하기 위한 여당과 보수 측의 전형적인 프레임 만들기와 뒤집어 씌우기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림을 조금 더 크게 보면, 여기엔 한국 정부의 뭔가 그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숨어 있습니다.
그 자신감의 실체가 미국과 일본의 비호라면, 그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미국과 일본의 목적은 또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그들의 현재의 주적인 중국을 견제하려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세계 제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으면서 독자적인 움직임을 걷고 있는 중국, 또 북한을 뒤에서 후견해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 북한을 현재의 시장 체제로 강제로라도 끌어들이는 것은 중국의 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지금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는 형국. 최근 서해에서의 빈번한 한미간의 해상훈련은 물론 유사시 북한의 움직임을 막기 위한 것일수도 있으나, 중국의 동쪽 바다를 봉쇄하는 훈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정세는 중국과 미국의 대립보다 훨씬 더 커다란 소용돌이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분쟁을 보면, 지금 정세가 마치 역사상의 특정 시기를 방불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크림 반도를 다시 자기 수중에 넣는 데 성공함으로서 민족주의 시대의 질서를 재편해냄과 동시에 다시 동방 패권을 쥘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러시아의 민족주의적 패권주의 때문에 일어난 일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은 러시아도 뭔가 지금의 상황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길을 찾아나선 것이라고 봅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공연한 패권주의의 발현과 압박은 우크라이나가 바로 세계의 곡창이라고 불리울 만큼 엄청난 양의 밀을 생산하는 지대이기 때문입니다. 구소련 하면 생각나는 통밀빵, 보드카, 면화, 감자는 바로 우크라이나라는 천혜의 곡창지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즉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전체를 먹여살렸던 곡창이며 소련이 식량무기화를 할 수 있었던 바탕이었습니다. 러시아가 크림과 그 밖의 우크라이나의 자치주들에 대한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엔 이런 것들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또 지금은 독립한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가혹한 탄압과 공격 역시 바쿠의 석유 유전을 놓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른바 '체첸 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갈등들이 일어나고 있는 핵심원인은 역시 제한된 자원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자본주의가 무한 생산과 무한 소비로 이어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결과이지만, 지금의 세계가 지금의 시스템으로 맞아야 하는 필연적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주의 자체도 21세기엔 다시 19세기의 자본주의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이윤의 증가가 소득의 증가율을 넘어설 때, 자본주의는 특정 세력만이 세습해 자본권력을 행사하게 되는 상황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는 길은 자본에 대한 철저한 과세인데, 지금은 자본 자체가 권력이 되는 시기가 되었고, 권력은 자본에 타협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뭐 굳이 다른 나라의 예를 들겠습니까. 대한민국이 바로 삼성공화국인것을.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미국은 이제 다시 세계적 자원의 무기화를 바탕으로 대제국을 건설하려는 짜르 푸틴과, 푸틴의 러시아의 야욕을 알면서도 이들이 쥐고 있는 식량과 에너지(러시아는 유럽연방에 대해 엄청난 양의 천연개스를 팔고 있습니다)라는 실질적 권력 때문에 입지랄만 하고 있는 유럽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뭔가 액션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가장 만만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중국에 대한 압박일 겁니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지금까지의 대립 상황을 조금조금씩 드러내고 협력적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이들이 지금 전략적으로 다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동맹과 맞서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저들의 의도대로 화살이 되어 버린다면... 그 결과는 파국일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지금 있는지 없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핵무기를 들고서 끝까지 버티는 이유는, 그나마 핵무기가 없어졌을 때 자기들이 이라크나 우크라이나 꼴이 될 것임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경우 한반도는 바로 전장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핵과 생물학 화학 무기를 동원한 전쟁이 될 것이며 지금 남한에 산재한 핵 시설들에 대한 파괴 같은 끔찍한 경우가 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전쟁은 피해야 하는 가장 끔찍한 갈등의 수단입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 상황은 영 우리에겐 불리합니다. 이 상황을 넓게 보면 볼수록,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세월호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전체주의화 및 병영화의 재도래는 이 사회가 전쟁을 준비하는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단순한 시위에 대해서도 삼진아웃을 적용하겠다는 식의 법적용, 노란 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도 통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찰의 모습, 그리고 국민과의 충분한 소통도 없이 일본과 군사협정을 체결해 버리는 군... 이것은 분명히 국가가 뭔가 전체주의로 경도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입니다. 세월호 사건 역시 그런 식으로 경직된 사회에서 책임을 피하려고만 하는 자들, 그리고 실제로 책임이 뭔지를 모르는 자들과 탐욕이 끝간데 모르는 자본이 모두 만나 생긴 참사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루즈벨트 같은 대통령이 나와 자본을 확실하게 단속하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즉, 국민이 스스로 '뒤집겠다'는 자각이 없는 한... 이 사회는 끝간데 없는 절망의 노래만을 부르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게 우리에게 닥친 가장 큰 재앙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제발 깨어 있읍시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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