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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조국 방문기 55. 청춘남녀의 사랑과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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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7건 조회 31,967회 작성일 15-04-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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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다시 찾은 북부조국 방문기 55

청춘남녀의 사랑과 결혼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를 떠나 평양으로 향하면서 원산 시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비교적 깨끗하고 넓은 거리에 아직은 더운 날씨의 오후라서인지 행인들은 적다.  길가의 건물들은 주로 아파트들인데  제법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들로부터 현대식 건물까지 다양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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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원에서 원산 시내로 돌아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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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원산 시가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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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을 떠나오면서 차안에서 찍은 사진들



몇 시간 동안 다시 차를 달려서 어둠이 내린 후에야 평양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그런 장거리 여행을 하는 동안 노길남 박사님이 이제 서로 친해진 김미향 안내원과 리영호 운전기사 동무에게 서로 터놓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자신의 옛날 이야기를 하셨다.  이야기를 들은 값으로 각자 자신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 그런 이야기들은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것이니 내 방문기에 올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렇지만 한편 나의 방문기를 읽는 독자들은 북에선 어떻게 남여가 서로 만나고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궁금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들은 북을 너무도 알지 못하였던 이유로 북에선 사랑도 결혼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사회로 여겨오진 않았는가?  남녀 사이의 짝도 위에서 정해주는대로 두말 못하고 만나서 결혼하여 사는 사회로 생각하진 않았는지?  반공세뇌교육으로 북을 지구상 최악의 독재의 나라로 믿고 살아왔다면 그곳 청춘남녀의 결혼에 관한 부분마저도 그렇게 오해하는 것이 무리는 아닌 것이다.  


우리 일행이 달리는 차 안에서 나눈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북부조국 인민들이 그곳 사회주의 제도 속에서 나고 자라나  사람답게 살아가는  참 모습을 드러내어 주었고, 나 자신의 궁금한 점도 많이 해소시켜준 대화였기에 이번 방문기에 그 대화를 간단하게나마 기억나는대로 나누려 한다.  나의 통일을 위한 이 글을 북부조국의 두 동포가 널리 이해해주길 바란다.


김미향 안내원은 사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서도 자신에게는 할만한 이야기가 없다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현재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있는 여성으로서 아무 할 이야기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요청하자 마지못해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말해주었다.


김미향 안내원은 명문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20대 후반이 될 때까지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학창시절엔 열심히 공부만 하였고, 직장에서는 열심히 맡은바 일만 하면서 지내면서 이성에 관하여서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고 하였다.  북부조국 여성들이 모두 그렇진 않겠지만 개인적인 것보다는 공동체를 위한 일에 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살기 때문인가?  사춘기가 되면 이성에 눈을 뜨게 되는 우리들과는 이 부분은 비교가 될만하다.  


그러다가 어떤 남성을 소개받았는데 그렇게 두 사람이 만나면서도 그 남성에게 특별히 마음이 끌리지 않고 무덤덤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그  남자는 아주 적극적이었다.  퇴근시간이 늦어지기가 일쑤인데도 늦은 밤까지 그가 사무실 앞에서 기다렸다가 집에까지 바래다주곤 하였는데 가끔은 바쁘다면서 만나주지 않고 일에 푹 빠져 있기도 하였다.


그날은 억수같이 비가 쏟아진 날인데 아무 생각없이 동료와 함께 늦도록 일을 하고는 캄캄한 밤이 되어 사무실을 나오니 그 장대처럼 쏟아지는 빗속에서 우산도 들지 않고 그 남성이 몇 시간째 흠뻑 비를 맞으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때서야 그녀는 어떻게 이리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내가 여지껏 모른척하고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대해왔던가하는 반성과 함께 그 남자를 새로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더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열고 사귀게 되어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리영호 운전기사 동무가 지금의 미향 동무의 남편인 그 남성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성격이 좋은데다 훤칠하고 잘 생긴 미남자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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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향 안내원과 리영호 운전기사.  평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한편 리영호 동무도 운전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여기서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는 인민군대에서 10 년을 복무하면서 어떤 인민군인 여성과 친하게 지냈는데 서로 복무기간이 달라 그 여성이 먼저 제대를 하게 되었다.  한동안 소식이 없어 애태우다가 두어 해 후에 제대를 하고는 그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니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만날 수조차 없었다.  자신을 기다려줄줄 알았던 여성에게서 배신을 당한 아픔에 많이 괴로워했고, 이후에 주위에서 중매로 선을 보라고 해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떤 친지가 권하여 한 여성과 맞선을 보게 되었다.  서로 대화하는 동안 그 여성이 리영호 동무에게 대학을 못가게 되었다고 들었다는 한마디를 하기에 그는 마음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을 보러 나왔는데 거기다가 상대 여성이 자신의 아픈 곳을 찔렀다고 생각했다.  이 여성은 내가 대학을 못가게 된 것으로 나 자신을 판단하는 사람이로구나.  그렇다면 나 또한 그런 여성에게 마음을 줄 이유가 없다하고 생각하고는 그날 이후로 그 여성은 잊어버리고, 다른 여성과도 더이상 선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고는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에 그 여성으로부터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는 가운데 다시 만나서 대화하게 되었다.  자신이 대학을 나오지 못한 사람인데 왜 만나자고 하느냐고 묻자 그 여성은 영호동무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해서 실망한 것이 절대로 아닌데 오해하였나보다면서, 사실은 대학을 가지 못하게 되었다기에 자신도 안타까워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는데 첫 만남에서 그런 말까지 모두 다하지 못하였을뿐이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한마디에 영호동무의 그 여성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그 여성을 다시 보게 되었고 그의 마음이 열렸다.  


영호동무는 그 여성을 만나 서로 사귀게 되면서 실연의 아픔을 잘 극복하고는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부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보니 평양에 자동차를 빌려주는 회사가 생겼는데 그 회사에서 일한다고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하는 셈이다.  


우리가 평양에 도착하니 이미 캄캄한 밤중이다.   장거리 운전과 동행에 고마움을 표하면서 내일이 추석이라 집에서 많이 기다릴테니 영호동무에게 어서 퇴근하도록 하였다.  우리의 안내 때문에 집으로 퇴근을 못하고 호텔에서 지내던 미향동무도 이날은 집으로 귀가하길 바랐는데 그날도 귀가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다음날 아침에야 알게 되었다.   미향동무의 남편이 워낙 호인인데다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며 너무도 이해를 잘해주신다고 하였다.  며칠 동안을 귀가하지 못해 아무 준비도 할 수 없었던 추석날 아침 차례상도 시어머니가 잘 해결해주었다고 한다.  그런 남편과 시어머니를 두었다하니 미향동무는 큰 복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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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서의 우리 일행들


김미향 안내원과 영호동무의 이야기는 북부조국으로 내가 들어가던 날 고려항공의 승무원 한성심 동무에게 질문하였을 때를 생각나게 해주었다.  그때 21세의 한성심 동무가 결혼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한 일이 없다고 말해주었는데 나중에 대화를 계속하면서 상대 남성으로서의 중요한 점은 다른 어떤 것보다 그 사람의 인격, 즉 사람 됨됨이로 여긴다고 하였고, 아주 훌륭한 결혼관으로 내가 감동을 받았다면서 칭찬하였다.   그런데 내가 직접 듣게된 이 두 사람의 배우자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 또한 둘 다 다른 어떤 무엇보다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준 그 성품 때문이었던 것이다.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이 서로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다.  그런데 그 사랑이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가는 서로가 살아가는 사회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상대방이 갖춘 사회경제적인 배경으로 그 사람에게 끌리기도 한다.  또한 돈이 많은 사람과는 사랑이 생겨나지 않아도 결혼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한편 상대방이 아주 훌륭한 인격은 갖췄지만 돈이 없는 사람과의 결혼은 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어 결혼하게 되면 서로가 고생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북부조국의 사랑과 결혼은 돈과는 상관이 없다.  돈이 있어야 결혼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혼하여 살아갈 집을 나라에서 주고 태어날 아이들의 교육도 무상이니 미리 결혼자금을 준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가니 직업과도 상관이 없다.  나를 사랑해주는 상대방의 인격에 매료되어 사랑이 생겨나고, 그렇게 사랑하면 결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인격이고 성품이다.  


그렇게 사랑 하나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라면 참 좋은 세상이다.  귀중하고 고상한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질되게 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젊은이들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결혼할 수 있는 북부조국의 사회와 제도는 이미 크게 변질되어버린 지금의 우리 사회와 젊은이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들지 않는가?



페이스북 통일그룹 '우리는하나'로 통일을 꿈꾸는 민중을 초대합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Koreaisone/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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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용님의 댓글

갯가용 작성일

아주 참으로 되새겨볼만한 내용의 글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새가 그들이 몸담아 사는 사회의 여건에 부응하고
따르게 됨을 본 글을 통하여 새삼스레 다시 알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일단 돈을 많이 가져야 함이 막연히 가장
큰 덕목으로 되어있습니다. 즉 인격이 높고 고매하며 사회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해도 막상 생활이 가난하면 무언가 부족하고 결여된
인격체로 간주되게 됩니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하면 개인이 설령 독립운동이나 사회운동을 한다해도
가난하게 살면 아예 사람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뜻까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앞가름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얼어죽을 독립운동이냐는 것이지요.

그간의 글쓴이의 묘사를 근거로 할때  북은 최소 그런 사회는 아닌 것으로
여겨집니다. 

돈이나 경제력보다는 사람이 무슨 정신으로 어떤 일을 하느냐를 보다  중시
한다는 의미겠습니다.

어떤 사회가 보다 인간적이며 건전한 사회이겠는가는 아무래도 개인별
인식이나 성향,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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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갯가용 님,  이 글은 북에서 상대방의 인품을 보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고 결혼한다고 하였는데 그건 북에서 이미 오래전에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인품은 있는데 돈이 없는 것은 북에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편, 인민군대에 나갔다가 실명을 하였다거나 불구가 되어 제대를 한 사람의 경우 그런 사람의 아내가 되어 평생을 돌봐주겠다는 그런 혁명정신으로 결혼을 하는 여성들의 일화도 참 많습니다.  스스로 조국을 위해 나섰다가 다친 것에 그 일생을 함께해주는 동지애는 남여간의 사랑이라기보다는 어떤 숭고한 아가페적인 사랑으로 볼 수 있겠지요.  그런 사랑이 있는 높은 차원의 사회를 어떻게 우리가 감히 재단하고 판단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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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우님의 댓글

황진우 작성일

한마디로  사람 사는 세상입니다.

사람다운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주어 사람답게 사는 나라-----  조선입니다.

어찌 금수산궁전에 참배하고 경배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 정신이 아닌, 사람같지 않은것들만 종교에 기웃거리고 조국을 버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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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용님의 댓글

갯가용 작성일

그런 수준높은 사회를, 헐벗고 굶주리며 폭압에 시달린다는 식으로
우리가 사는 사회 잣대의 눈으로 평가하게 된 것은 결국 무엇때문일까요.

그것도 가방끈이 긴 사람들일수록 더욱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인식 형성의 구조를 다시 한 번 재점검 해보아야 한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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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황진우 님, 사람 가운데 참사람들이 사는 나라이지요.  우리 조국의 절반이 이런 나라라는 것은 참으로 자랑스런 일입니다.  온 세상이 알아줄 날이 곧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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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갯가용 님, 남한의 세뇌교육이 참으로 무서운 것이지요.
진실을 거꾸로 가르치는 나라.  이보다 더 위험한 것이 어디 있을까요?
그것으로 전쟁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그걸 헤아릴 줄 알아야 하는데
가방끈 긴 사람들이 더욱 세뇌된 바보들이고 그것이 문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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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님의 댓글

작성일

이해가 됩니다.
시끌벅적하지않는 사라얘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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