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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을 뽐내다 바보가 되고만 방문길 (황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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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379회 작성일 16-03-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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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다른 방문길 (1)

 

《유식》을 뽐내다 《바보》가 되고만 방문길 

 

사실 내가 이번에 처음으로 북을 방문하게 된데는 나름대로의 속생각이 있어서였다.

이 행성에 어지럽게 떠도는 북의 《인권문제》설과 그에 강력히 반박해나서는 북, 이를 놓고 같은 동포이지만 객관적립장에서 내딴의 《기준》과 《원칙》으로 평가하고 합당한 결론을 내리고싶었던것이다.

허나 뜻밖에도 이번 려행길은 인권문제에서는 식견이 있다고 자부했던 나를 《바보》로 만든 계기로 되고말았다.

부끄럽기도 한 일이지만 그 이야기를 몇자 적으려 한다.

훌륭히 개건된 평양국제비행장 항공역사에 도착해서부터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것은 북에 가면 몹시 지치고 수심에 잠긴 모습들을 대하게 되리라던 미국과 서방세계의 선전과는 달리 내 눈에 보이는사람들의 얼굴은 《기아》에 시달리는 표상이 아니였고 활력에 넘친 모습들로 가득찬 거리와 도시에서는 《붕괴》의 자그마한 기미도 전혀 찾아볼수 없었기때문이였다.

그리고 그들의 말대로라면 평양의 다리밑이라든가 지하철도들에는 집이 없어 방랑하는 로숙자들이 많았어야 했다. 하여평양체류기간 옥류교며 대동교, 청류다리를 비롯하여 다리밑이란 다리밑은 다 찾아가보고 지하철도의 매 역전들을 쉬임없이오르내렸건만 내가 찾는 그런 모습은 전혀 볼수가 없었다.

 

 

오히려 북주민들의 활기에 넘친 얼굴들과 만발한 화원과도 같은 거리들은 나로 하여금 미국과 서방세계가 어째서 《북붕괴》설과 《인권문제》를 그처럼 요란하게 떠들어댈가 하는 의문만을 가지게 하였다.

어느날 나는 북의 인권실상을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이른 새벽 평양고려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대동강반에 나가거기에서 아침운동을 하는 몇몇 주민들을 직접 만나보기도 하였다.

그들과 함께 아침운동을 하면서 통성을 한 후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슬며시 세계인권선언의 내용을 설명하기시작하였다. 그것은 세계인권선언을 들으며 북주민들이 자신들의 인권실상을 스스로 터놓도록 함으로써 서방세계가 주장하는 북의 《인권침해》설의 정확성여부를 확인해보자는 의도에서였다.

그런데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북주민들은 저마다 웃는것이였다. 그 모든것은 자기들이 사는 제도가 다 보장해주는것이고 또 누구나 누리고있는 권리이여서 구태여 긴 설명이 필요없다는것이였다.

순간 《유식》을 뽐내려던 나는 북주민들이 누리고있는 초보적이고도 응당한 권리도 모르는 《무식한 바보》가 되여버렸다.

제도가 모든것을 보장해준다? 한생을 자본주의사회에서 살아온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

옥류아동병원을 찾았을 때 나는 또다시 《바보》가 되였다.

건물, 의료시설, 봉사성 어느것에서나 다 훌륭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더우기 놀라운것은 입원치료를 받는 아이들을 위해 나이별로 유치원과 학교에서와 꼭같은 수업을 하는것이였다.

 

 

 

소학교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실을 돌아보던 나의 입에서는 《치료비에 학비까지 합하면…》 하는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자본주의사회에서 모든것을 돈으로 계산하던 타성이 저도모르게 살아났던것이다.

《치료비? 학비?》 무심결에 흘린 나의 말에 아이들은 의아한 눈길로 일제히 나를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학습을 방해한것이 미안하기도 했지만 나는 한 어린이에게 이렇게 물었다.

《네가 입원할 때 부모들이 돈을 얼마나 물었는지 아느냐?》

《돈이요? 우리 엄만 내 출생증만 보였는데요 뭐. 아저씬 그런것도 모르나요?》

그애의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렇다. 나는 몰랐다.

출생증 하나면 병원도 학교도 문을 활짝 열고 어서 오라 반기는 놀라운 현실, 어린이들을 나라의 왕으로 떠받드는 북의사회제도의 현실을 나는 너무도 모르고있었던것이다.

북의 무상치료, 무료교육의 혜택이 집약된 옥류아동병원의 실상을 직접 보면서도 나는 이것이 현실이 아닌 꿈처럼 느껴졌다.

내가 모르고있은것은 그뿐만이 아니였다. 북주민 누구나 자기들이 누리는 행복이 자본주의사회 같으면 얼마나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것인지, 집값이며 치료비는 얼마인지, 아이를 낳아 키워 대학까지 보내자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일자리없는 고통, 세방살이의 설음이라는것이 어떤것인지 그 말조차도 모르고있다는것을 나는 그때에야 비로소 알게 되였다.

북의 주민들은 바로 그런 제도에서 태여났고 그 제도속에 자랐으며 그 제도를 노래하며 살아가고있었다. (계속)

재중동포  황 인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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