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녀학생의 일기 (4 & 5)
페이지 정보
본문
한 녀학생의 일기(4)
주체105(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울음으로 변한 공연》
10월 20일 우리 야영생들은 드디여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에 도착하였다.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 선생님들, 종업원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떨쳐나 친부모, 친형제의 심정으로 우리를 열렬히 환영해주었다.
둔덕우에 오구구 몰려 《우리 학교가 물에 잠겨요!》라고 발을 동동 구르며 울던 아이들이 오늘은 아버지원수님께서 마련해주신 행복의 꽃수레에 실려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야영소로 왔다고 꽃목걸이도 걸어주고 꽃보라도 뿌려주었다.
입소식에 이어 국제친선소년회관의 극장에서는 야영소가 생겨 가장 큰 귀빈으로 맞이한 1 000여명 야영생들을 위한 야영소교직원들의 환영공연이 진행되였다.
선생님들이 명랑하게 불러주는 아동가요에 야영생들이 좋아라 연신 박수갈채를 보내는데 이번에는 실화이야기 《우리 아버지》종목이 무대에 올랐다.
관람석은 대번에 물을 뿌린듯 조용해졌다. 무대의 이야기는 다름아닌 야영생들이 금방 떠나온 함북땅에서 실지 있은 사실, 내가 공부하고있던 회령시 송학고급중학교에서 벌어진 일이였던것이다.
그날은 8월 31일이였다.
무섭게 들이닥친 큰물사태에 내가 공부하고있던 송학고급중학교가 삽시에 휘말려들었다. 선생님들의 숨가쁜 목소리가 교실과 복도마다에서 비상종소리처럼 다급히 울렸다.
《얘들아, 빨리 학교에서 빠져나가거라!》
그러나 운동장에 나온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책이나 가방이 아니라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초상화들을 품에 소중히 안고있었다. 허리를 치는 물살을 헤치며 맨 앞장에 선 부교장선생님을 따라 9명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용감하게 물속에 뛰여들었다.…
우리 학교의 야영생들속에서 흐느낌소리가 울려나왔다.
부교장선생님, 국어선생님, 주영동무!…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초상화를 목숨으로 지켜낸 우리 학교 부교장선생님의 아들인 국진동무도, 국어선생님의 아들인 철성동무도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였다.
나는 그 동무들에게 조용히 속삭이였다.
《국진동무, 철성동무, 우리 다같이 저 노래를 따라부르자.》
우리는 목소리를 합쳐 노래를 불렀다.
학교도 잃고 사랑하는 선생님들과 동무들도 잃고 아버지와 어머니마저 잃은 학생들, 태여나 가장 큰 불행과 슬픔을 당한 아이들이 목메여 부르는 《우리 아버지》노래가 온 극장안에 울려퍼졌다.
새 집과 새 학교를 일떠세우도록 해주시고도 우리 아이들의 마음속상처를 두고 가슴아파하시며 그를 하루빨리 가셔주시려 천만자루 품을 들여 따뜻이 안아주시는 아버지원수님을 생각하며 우리 야영생들은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이것이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의 첫날에 있은 이야기이다. (다음호에 계속)
회령시 송학고급중학교 1학년 한 명 순
한 녀학생의 일기 (5)
주체105(2016)년 10월 21일(금요일)
《생일날에 부른 노래》
나는 오늘 분단동무들과 함께 료리실습실에서 료리실습을 하였다.
야영생들은 야영기간에 하루 한끼는 자체로 밥을 지어먹게 되여있다.
앞치마를 무릎아래까지 드리우고 모자를 쓴 남동무들과 우리들이 승벽내기로 료리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오리고기볶음 3점!》 하는 지도교원의 웃음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만든 오리고기볶음을 맛보던 지도교원선생님이 얼굴을 찡그리며 아마 명순학생은 고추가루가 열국자 있었다면 그것을 다 쏟아넣었을것이라고 웃음속에 이야기하실 때 나는 쥐구멍에라도 찾아들어가고싶었다.
지도교원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오리고기볶음료리방법에 대하여 차근차근 이야기해주고나서 방금전 료리실습을 할 때 무슨 생각을 했는가고 물었다.
그때 동무들의 입에서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피해지역의 가정들마다에 보내주신 옥백미와 고기,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가 너도나도 쏟아져나왔다.
료리실습실과 잇닿은 생일식당에서는 생일을 맞는 야영생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고있었다.
얼핏 세여봐도 료리가지수는 20여가지, 생일상을 차려놓고 앞에서 보고 옆에서 보며 지성을 다하는 료리사어머니들을 보는 순간 나의 눈앞에는 해마다 생일상을 푸짐하게 차려주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날에 진행된 생일축하무대의 주인공은 나와 우리 학교 초급반 2학년생인설향이였다.
동무들은 나와 설향동무의 생일을 축하하여 노래도 부르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우리들은 밤늦도록 웃고떠들며 노래를 불렀다.
《세상에 부럼없어라》, 《우리 아버지》…
이 노래들은 고향에서 떠나올 때에도 부르고 렬차에서도 부른 노래, 아침에도 부르고 저녁에도 부르는, 아무리 부르고불러도 또 부르고싶은 우리 야영생들의 행복의 주제가이다. (다음호에 계속)
회령시 송학고급중학교 1학년 학생 한 명 순
- 이전글빌 乞 걸 16.11.02
- 다음글우리가 원하는 것은 '반정'이 아니라 '혁명'이다 (김갑수) 16.11.0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