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여 오라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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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여 오라
내 생애 단 한 번만이라도...
예상했던 대로다. 박근혜는 내심 탄핵을 유인했던 것이다. 사태 초기에 청와대 대변인이 차라리 탄핵을 해보라는 식으로 배를 내밀었을 때 충분히 읽혔던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일관되게 탄핵에 반대한다고 했고, 국회에서 가결되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다고 했다. 사실 관심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탄핵에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탄핵은 첫째 시간이 소요되고, 둘째 비박의 동조를 얻어야 하며, 셋째 헌법재판소에 최종 권한을 일임하는 짓이기에 무용하다고 본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박근혜는 방자하고 교활하게도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지켜보면서 자기 할 일을 다 하겠노라고 했다.
촉 없고 깡다구 없는 야당 정치인들은 탄핵이 뭐 대단한 ‘거사’나 되는 양 바람을 잡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휘둘려 탄핵을 갈망하는 분위기로 기우는 것이 안타까웠다. 심지어 더민주당과 국민의 당으로 패가 갈려 서로 삿대질을 하면서 ‘야합’이니 ‘부역’ 이니 악마와 손을 잡느니 마느니 하며 육갑들 떠는 꼴이 보기 싫어 며칠간 외면하며 살았다. 이제는 빠들아, 제발 좀 각성해라.
잘 된 일이다. 박근혜야, 황교안이 끼고 살면서 제발 청와대에서 나오지 말고 더 오래 개겨라. 그럴수록 인민의 분노는 더 커질 것이고 그런 만큼 혁명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니까. 청와대에 들어가 머리채를 끌어내리고, 국회의사당과 새누리당과 헌법재판소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 당 당사까지도 인민의 구둣발이 침범하기를 나는 열망한다.
혁명은 우발적으로 점화, 폭발하는 법이다. 새로운 지도자는 혁명 과정에서 출현한다. 혁명이여, 오라! 갈아엎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우리의 공동체는 이미 재활불능의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지 않은가? 나는 이 사태가 혁명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감을 박근혜 덕분에 가지게 되었다. 조국이여, 내 생애 단 한 번만이라도 그대를, 단 한 번만이라도 그대를 사랑하게 하소서. 바라옵건대 혁명이여, 부디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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