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528] 수많은 군기들이 펄럭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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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수많은 군기들이 펄럭이는 소리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열병식에 수많은 군기들이 등장했다
2. 4개 전연군단에 대거 편성된 독립려단들
3. 조선인민군 제2군단과 한국군 제1군단
4. 조선인민군 제105땅크사단과 한국군 제7기동군단
5. 땅크장갑사단이 창설되었다
6. 5개 포병대대가 5개 포병련대로 증편되었다
1. 열병식에 수많은 군기들이 등장했다
혁신의 활력이 느껴졌다. 2023년 2월 8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혁신의 연속이었다. 관행과 답보, 모방과 반복은 허용되지 않았다. 독창적이고, 참신하고, 비반복적이었다.
이를테면, 조선은 열병식을 언제나 대낮에 진행해오던 오랜 통념과 관습에서 벗어나 야간열병식의 새로운 모범을 창조했다. 열병식에서는 의례히 군악대가 군가풍 행진곡을 연주해야 하는 줄 알았던 오랜 통념과 관습을 깨고, 평양의 열병식장에서는 국무위원회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독특한 선율이 울려 퍼졌다. 전투기 기체에 장식물을 달지 못한다는 오랜 통념과 관습을 깨고, 화려한 불장식을 한 전투기들이 열병식장 상공에 나타나 현란한 섬광탄을 터뜨리며 기교 비행의 장관을 펼쳤다. 열병식장에 설치된 다종다양한 장식물들도 전부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어 참신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근본과 원칙을 견지하면서, 혁신과 개변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선에서는 열병식만 혁신적인 것이 아니다. 조직정치생활, 생산활동, 도시경영은 물론이고 식생활, 살림집, 옷차림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서 혁신의 열풍이 불고 있다. 혁신과 개변은 김정은 시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핵심 개념으로 정착되었다.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의 혁신적 분위기 속에서 더욱 돋보인 것은 수많은 군기들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국기가 입장할 때,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각종 군기들이 눈부신 조명을 받으며 입장통로 양쪽에 도열했다. 이전에 진행된 열병식들에서는 열병 대오가 군종기와 군단기를 앞세우고 행진하였는데, 이번 열병식에는 군종기와 군단기는 물론이고 사단기와 여단기도 등장하였다. 수많은 군기들의 펄럭임 소리가 열병광장에 가득 찼다.
군기는 군대의 역사와 전통, 정신과 기백, 사명과 임무가 깃든 상징이다. 그리하여 군대는 결전의 시각에 군기를 앞세우고 진격하고, 최후의 순간에 군기 아래서 두 눈을 감으며, 승리의 환호 속에 군기를 휘날린다.
이번 열병 행진에서 각급 전투부대를 대표하는 열병대오가 각자 자기의 군종기, 군단기, 사단기, 여단기를 휘날리며 행진한 것은 무슨 뜻인가? 2023년 2월 1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의 전략적 사명에 맞게 군기들이 개정되었다”라고 한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수많은 군기들은 이전의 군기들이 아니라, 각급 부대들의 새로운 사명과 임무에 맞게 개정된 군기들이다.
조선인민군 군기들이 새로운 문양과 색조로 바뀐 것은 조선인민군 편제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2월 13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인민군대의 많은 군종, 병종부대들이 확대 개편되고 새로운 정세환경에 맞게 중요 작전 전투 임무들이 부과되었으며 전반적 부대들의 전략전술적 사명이 변화되었다”라고 한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최근 조선인민군 편제를 개편하고 군기를 개정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는 조선인민군 편제가 어떻게 개편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지만, 2023년 2월 8일에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 녹화 실황 영상을 주의 깊게 시청하면, 조선인민군 편제 개편의 윤곽을 감지할 수 있다. 영상화면이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계속 흘러가는 녹화 실황 영상을 시청하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윤곽만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명백한 것은, 조선인민군 편제가 전면적으로 개편되었고, 편제의 전면적 개편에 따라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의 군기도 전부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2. 4개 전연군단에 대거 편성된 독립려단들
조선인민군 4개 군단은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최전방 작전지대에 전진 배치되었다. 이 4개 군단을 전연군단이라고 부른다. 황해남도 서해안에서 강원도 동해안까지 구축된 전선에 4개 전연군단이 전진 배치된 것이다. 배치 구도를 보면, 서부전선에 제4군단이 배치되었고, 중서부전선에 제2군단이 배치되었고, 중동부전선에 제5군단이 배치되었고, 동부전선에 제1군단이 배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개 전연군단은 방어는 모르고 오직 공격만 아는 전투부대들이다.
4개 전연군단에 배속된 총병력은 약 300,000명이다. 한국군 육군 총병력은 110,000명인데, 조선인민군 육군 중에서 최전방에 배치된 병력만 약 300,000명에 이른다. 이런 병력 격차는 한국군이 치명적인 취약성을 지녔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번 열병식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육군은 11개 군단으로 편성되었다. 이번 열병식에서 11개 군단 열병 종대들은 군기를 휘날리며 행진하였다. 11개 군단 가운데서 특히 주목되는 군단은 4개 전연군단들 중의 하나인 제2군단이다. 제2군단 사령부는 황해북도 평산군 멸악산 지하에 있고, 그 군단의 전선사령부는 황해남도 봉천군 주지봉 지하에 있다. 제2군단을 주목하는 까닭은, 결전의 날이 오면 그 군단이 개성-문산-파주 축선을 타고 서울로 직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제2군단은 서울 점령 작전을 수행할 주력부대다. 북에서는 서울해방작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열병식 녹화 실황 영상을 주의 깊게 시청하면, 제2군단 열병 종대가 20기의 군기를 휘날리며 행진하는 특이한 장면에 눈길이 멎다. 다른 군단들은 10~14기의 군기를 휘날리며 행진했는데, 유독 제2군단은 20기나 되는 많은 군기를 휘날리며 행진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인민군 제2군단이 엄청난 규모로 증편되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제2군단 열병 종대가 앞세우고 행진한 20기의 군기가 전부 사단기는 아니다. 그 가운데는 여단기도 있고, 사단기도 있다. 녹화 실황 영상을 주의 깊게 시청하면, 제2군단 행진 대오 앞줄에 선 10기의 군기는 독립려단기이고, 그 뒤에 선 10기의 군기는 보병사단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제2군단은 10개 독립려단과 10개 보병사단으로 대폭 증강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1개 여단 병력은 3,000명이고, 1개 사단 병력은 10,000명이므로, 조선인민군 제2군단 총병력은 130,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인민군 1개 전연군단의 공격 범위는 동서 횡간 60km에 이르는데, 전시에 중무장한 제2군단 130,000명이 60km 동서 횡간에 공격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공격력이다.
그런데 녹화 실황 영상을 주의 깊게 다시 들여다보면, 제2군단 행진 대오 앞줄에 선 10기의 독립려단기들 중에서 저격병려단이라는 명칭이 새겨진 군기와 땅크병려단이라는 명칭이 새겨진 군기를 식별할 수 있다. 저격병려단 군기와 땅크병려단 군기에 가려서 다른 3기의 군기는 보이지 않지만, 기갑보병려단 군기, 포병려단 군기, 공병려단 군기가 함께 행진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제2군단 독립려단은 저격병려단, 땅크병려단, 기갑보병려단, 포병려단, 공병려단으로 편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반 여단과 달리 독립려단은 독자적인 작전 능력을 가졌다.
저격병려단에 대해 알아보자. 조선인민군이 저격전을 중시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는데, 저격병을 얼마나 많이 육성했으면 저격병만으로 이루어진 독립려단을 편성했을까? 다른 나라 군대는 보병부대에 약간의 저격수를 배치하는 게 전부인데, 조선인민군 제2군단은 저격병을 독립려단으로 편성했다.
저격전의 위력은 최근 로씨야의 노보로씨야해방전쟁에서 다시 한번 입증되었는데, 그것은 소수의 저격수들이 전개한 저격전이었다. 저격전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작전 규모가 적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제2군단에는 저격병 3,000명으로 이루어진 저격병려단이 편성되었다. 제2군단만이 아니라 다른 3개 전연군단에도 저격병려단이 각각 편성되었으므로, 결전의 날이 오면 고도로 훈련된 저격병 12,000명이 상상을 초월하는 저격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저격수라고 하면, 망원조준경, 야간투시경, 위장전투복을 장착하고 적진 가까이 침투해 매복하였다가 저격총으로 정밀사격하여 1km 밖에 있는 적병을 쓰러뜨리는 전투원을 말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 전연군단 저격병려단들에는 그런 저격병만 배속된 것이 아니다. 야산 자락에 땅을 파고 들어가 은밀히 매복했다가 적의 헬기, 수송기 같은 저고도 작전기들이 날아오면 ‘화승총-2’(휴대용 지대공미사일)를 발사하여 격추하는 화승총 저격병도 있다. 또한 작전도로 인근에 땅을 파고 들어가 은밀히 매복했다가 적의 땅크, 장갑차, 보병전투차량, 자주포 같은 기갑장비가 다가오면 ‘불새-5’(반땅크미사일)로 격파하는 불새 저격병도 있다. 이런 저격병들이 조선인민군 4개 전연군단에 12,000명이나 있다. 결전의 날이 오면, 그들은 기상천외한 저격전술로 한미련합군 작전 종심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인민군 제2군단에 편성된 포병려단과 공병려단은 다른 나라 육군에도 있는 전투부대들이다. 조선인민군 제2군단 포병려단이 지닌 특징은 바퀴 달린 장갑차량 또는 무한궤도 장갑차량에 각종 포를 탑재해 기동력과 방호력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조선인민군 제2군단 포병려단은 170mm 자행포, 122mm 기동포, 12관 300mm 자행방사포, 22관 240mm 자행방사포, 160mm 자행박격포로 중무장했다.
이런 엄청난 포병 무력은 지난 시기 조선인민군 제620포병군단(제287대련합부대)이 보유했던 것이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제620포병군단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11개 군단에 포병려단으로 각각 편입시켜 군단의 포병무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킨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제2군단 공병려단은 아군의 진격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장애 돌파 작전을 수행하고, 아군의 진격을 가로막는 하천이나 저수지에 부교를 설치하는 도하작전을 수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병려단은 땅크병려단의 진격로를 열어준다.
조선인민군은 땅크전을 중시한다. 조선인민군 4개 전연군단에 각각 땅크병려단이 편성된 것은 그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결전의 날이 오면, 포병려단은 집중적인 선제타격으로 적의 기세를 꺾어놓고, 저격병려단은 다양한 저격전술로 적을 궁지에 몰아넣고, 공병려단은 아군의 진격로를 열어놓고, 땅크병려단은 무쇠철마를 몰고 질풍처럼 달려가 적의 방어선을 돌파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갑보병려단은 장갑차를 몰고 땅크병려단의 뒤를 따라 노도처럼 진격하여 적의 작전종심을 격파하고 적의 주요거점을 점령할 것이다. 그런 연속공격을 파상적으로 가한 뒤에 제2군단 산하 10개 보병사단 100,000명 전투원들이 개성-문산-파주 축선을 따라 총돌격전을 벌일 것이다.
3. 조선인민군 제2군단과 한국군 제1군단
조선인민군 제2군단의 남진 공격을 막아야 할 상대는 한국군 제1군단이다. 결전의 날이 오면, 한국군 제1군단은 개성-문산-파주 축선을 타고 서울을 향해 엄청난 화력과 속도로 진격해오는 조선인민군 제2군단과 격돌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예상한 한국군 수뇌부는 제1군단을 한국 육군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부대로 증편했다. 한국군 제1군단은 보병사단 3개, 기갑여단 2개, 포병여단 1개, 공병여단 1개, 군수지원여단 1개로 편성되었다.
그러나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한국군 제1군단 산하 3개 보병사단이 조선인민군 제2군단 산하 10개 보병사단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양측의 전투력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자.
한국군 제1군단은 1개 경비연대와 1개 특공연대를 군단사령부 직할부대로 편성했으나, 이 2개 연대가 조선인민군 제2군단 산하 저격병려단의 침투저격과 포병려단의 선제타격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한국군 2개 연대는 모두 2,000명이고, 조선인민군 저격병려단과 포병려단은 모두 6,000명이다. 조선인민군 제2군단이 무려 3배나 우세하다.
조선인민군 제2군단에는 1개 땅크병려단과 1개 기갑보병려단이 편성되었고, 한국군 제1군단에는 2개 기갑여단이 편성되었다. 땅크병려단은 전체가 땅크로 편성된 기갑부대이고, 기갑보병려단은 땅크와 장갑차가 혼합 편성된 기갑부대다. 그러므로 2개 기갑여단의 협동작전 능력보다 1개 땅크병려단과 1개 기갑보병려단의 협동작전 능력이 더 강하다. 다시 말해서, 한국군 제1군단 산하 2개 기갑여단은 조선인민군 제2군단 산하 1개 땅크병려단과 1개 기갑보병려단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양측의 화력을 비교해보면 그런 사실을 더 잘 알 수 있다. 한국군 제1군단 산하 제1포병여단은 227mm 다련장로켓포, 155mm 자주포, 155mm 견인곡사포로 중무장했고, 조선인민군 제2군단 산하 포병려단은 170mm 자행포, 122mm 기동포, 12관 300mm 자행방사포, 22관 240mm 자행방사포, 160mm 자행박격포로 중무장했다. 양측의 화력을 비교하면, 조선인민군 제2군단 산하 포병려단의 화력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화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군 제1군단은 산하 제1포병여단에 600mm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올해 말까지 추가로 배치하는 중이다. 하지만 한국군 제1군단에 600mm 지대지 탄도미사일 몇 발을 실전 배치하는 작업이 완료되더라도, 그것으로는 조선인민군 제2군단의 압도적인 화력을 당해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 제2군단에는 600mm 초대형 방사포가 대거 실전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군수공업 부문 노동계급은 600mm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생산목표량보다 더 증산하여 2022년 12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증정했다.
연속 사격 능력에서도 격차가 크다. 한국군이 보유한 600mm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2발을 연속사격하지만,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6발을 연속사격한다.
요격회피 능력에서도 격차가 크다. 한국군이 보유한 600mm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높은 고도로 상승하면서 탄도비행을 하기에 조선인민군 반항공망에 걸려 요격당하지만,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600mm 초대형 방사포탄은 35km 낮은 고도에서 변칙유도 비행을 하기에 한국군이 지대공미사일로 요격하지 못한다.
양측의 화력 격차가 까마득하게 벌어진 결정적인 요인은 따로 있다. 그것은 조선인민군의 600mm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되는 저위력 전술핵탄두(low-yield tactical nuclear warhead)다. 저위력 전술핵탄두 6발을 연속사격하는 600mm 초대형 방사포에 대적할만한 그 어떤 전술무기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전시에 한국군 제1군단은 조선인민군 제2군단의 불우박 화력 타격을 맞고 궤멸될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
4. 조선인민군 제105땅크사단과 한국군 제7기동군단
이번 열병식에 근위 서울 류경수 제105땅크사단 열병 종대가 최신형 주력땅크를 몰고 참가했다. 근위 서울 류경수 제105땅크사단은 북에서 말하는 ‘조국해방전쟁’(6.25전쟁)에 땅크려단으로 참전했다. 당시 그 땅크려단 지휘관이 류경수 려단장이었다. 제105땅크려단은 고속기동전에 돌입하여 개전 72시간 만에 서울에 진입했고, 곧이어 중원의 전략요충지인 대전에 진입했다. 제105땅크려단이 서울에 진입했던 때로부터 73년이 지난 오늘 땅크려단은 땅크사단으로 대폭 증강되었지만, 땅크사단의 작전 임무는 변하지 않았다. 고속기동전으로 신속히 서울에 진입하는 것이 제105땅크사단의 고유한 작전 임무다.
이번 열병 행진에 제105땅크사단 열병 종대가 몰고 나온 땅크는 김정은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로 개발된 최신형 주력땅크다. 나는 2020년 10월 26일 ‘자주시보’에 실린, ‘아는 만큼만 보인다 - 조선의 놀라운 군사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인민군에 실전 배치된 최신형 주력땅크가 얼마나 우수한 땅크인지를 상론하였다. 한국군 기갑장교 출신으로 합참본부 전력발전부장을 역임하고 소장으로 전역한 전차 전문가 형성우 교수는 2020년 10월 29일 ‘싸이언스 타임스’ 취재기자와의 대담에서 조선인민군 최신형 주력땅크에 적용된 기술과 장비가 2018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선군-915’ 땅크에 비해 “무려 수십 년은 앞서 있다”라고 높이 평가했었다.
전시에 서울로 진격하는 조선인민군 제105땅크사단에 맞서 싸울 상대가 한국군 제7기동군단이다. 제7기동군단에는 12개의 전차대대가 편성되었다. 1개 전차대대에 전차 32대가 배속되었으므로, 제7기동군단에 배속된 전차는 모두 432대다. 제7기동군단에 그처럼 많은 전차가 배속되었으므로 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제105땅크사단은 제7기동군단보다 더 강한 공격력을 가졌다.
조선인민군 제105땅크사단 산하 1개 중땅크대대에 배치된 중땅크는 30대, 1개 경땅크대대에 배치된 경땅크는 41대다. 제105땅크사단은 14개 중땅크대대와 4개 경땅크대대로 편성되었으므로, 제105땅크사단에 배치된 중땅크는 420대이고, 경땅크는 164대다. 그러므로 제105땅크사단에 배치된 땅크는 모두 580대다. 땅크 580대를 보유한 제105땅크사단과 전차 432대를 보유한 제7기동군단이 맞붙으면, 제105땅크사단이 이길 것으로 예상된다.
5. 땅크장갑사단이 창설되었다
새로 창설된 전투부대가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에 등장했다. 이 전투부대의 실명은 알려지지 않았고, ‘땅크장갑사단’이라는 비공식 명칭만 알려졌다. 조선인민군 땅크장갑사단은 고속기동전을 전담할 특수기갑부대인 것이 분명하다. 고속기동전을 전담할 근위 서울 류경수 제105땅크사단이 있는데, 조선인민군 중앙군사위원회는 고속기동전을 전담할 또 다른 기갑사단을 창설하고 땅크장갑사단이라는 비공식 명칭으로 그 존재를 세상에 공개했다. 땅크장갑사단이 창설된 배경을 알아보자.
조선인민군 수뇌부는 그들의 ‘조국해방전쟁’ 경험을 회고할 때마다 전쟁 시기에 제105땅크려단 이외에 땅크려단이 한 개만 더 있었다면, 부산까지 진격하여 전쟁을 결속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해왔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의 고속기동전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서울과 부산으로 각각 진격할 두 개의 기갑사단을 요구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전략적 필요성은 김정은 총비서의 결정에 의해 해결되었다. 서울로 진격할 제105땅크사단 이외에 부산으로 진격할 땅크장갑사단이 별도로 창설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10년 1월 5일 조선의 언론매체는 김정일 총비서의 현지지도 밑에 제105땅크사단 산하 땅크부대가 땅크기동전술을 훈련한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후계자로 추대된 김정은 총비서는 몸소 951호 땅크의 조종간을 잡고 땅크를 몰아 ‘중앙고속도로 춘천-부산 374km’라고 쓰인 커다란 표지판이 서 있는 눈 덮인 훈련장을 질주하면서 땅크포를 연속사격하였다. 이 극적인 장면을 회상하면, 이번에 새로 창설된 땅크장갑사단은 전시에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고속으로 남진하여 부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는 2022년 6월 27일 ‘자주시보’에 실린, ‘작전지도에 붉은 줄이 그어졌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014년 9월 14일 ‘중앙일보’에 보도된 조선인민군의 ‘2015년 조국통일대전요강’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인용하였다. 나는 그 글에서 결전의 날이 오면 조선인민군은 세 갈래 남진 공격로를 타고 고속기동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서술했다. 그 글에서 나는 조선인민군 기갑사단이 한국군 제3군단과 제1군단의 전투지경선이 맞닿은 경계에 있는 경기도 포천의 광덕산에 뚫어놓은 전략 갱도에서 지상으로 나와 중앙축선 남진 공격로를 타고 부산까지 최단거리를 단숨에 질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덕산 전략 갱도에서 지상으로 나와 부산까지 질주할 고속기동전 전담 부대가 이번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땅크장갑사단이다.
한국군 제7기동군단이 개성-문산-파주 축선을 타고 남진하는 조선인민군 제105땅크사단의 집중 공격을 받으며 고전하고 있을 때, 조선인민군 땅크장갑사단은 광덕산 전략 갱도에서 지상으로 나와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까지 단숨에 질주하게 될 것이다. 조선인민군 땅크장갑사단의 작전 임무는 부산에 진입하는 것이므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진할 때 한국군 전투부대와 교전하지 않고 무조건 부산까지 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6월 22일 평양에 있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최고위급 군사 지휘관들과 함께 진행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부산지역이 표시된 대형 작전지도를 앞에 놓고 작전계획을 수정하였는데, 당시 언론보도 사진에 나타난 대형 작전지도 한복판에는 붉은 줄이 북쪽에서 부산까지 수직으로 그어졌다.
6. 5개 포병대대가 5개 포병련대로 증편되었다
2023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돐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전투부대들 가운데는 기계화보병사단도 있다. 제425기계화보병사단, 제108기계화보병사단, 제815기계화보병사단, 제806기계화보병사단 순으로 행진하였다. 조선인민군 기계화보병사단은 명칭이 사단이지 실제로는 군단급 기동부대다. 조선인민군 1개 기계화보병사단은 5개 기계화보병려단으로 편성되었는데, 이제까지 1개 기계화보병려단에 1개 포병대대가 배속된 것으로 외부에 알려졌었다.
그런데 2023년 2월 8일 열병식에 참가한 4개 기계화보병사단 열병 종대들이 앞세우고 행진한 군기 중에는 포병대대 군기가 아니라 포병려단 군기가 있었다. 이를테면, 제108기계화보병사단 열병 종대는 5기의 포병려단 군기를 휘날리며 행진하였다. 이런 정황을 보면, 1개 기계화보병사단 산하 5개 포병대대가 5개 포병련대로 대폭 증편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1년 6월 18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6월 11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조선인민군 편제를 핵보유국의 위상에 맞게 개편하라고 지시하였는데, 그에 따라 확대회의에서 “땅크와 장갑차를 운용하며 공격전을 수행하는 기동군단”을 지금보다 더 확대하는 계획이 논의되었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 나오는 기동군단 확대계획은 군단급 기계화보병사단의 5개 포병대대를 5개 포병련대로 증편하는 계획을 말한다. 5개 포병련대는 1개 포병사단으로 편제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국방부가 2023년 2월 16일에 펴낸 ‘2022 국방백서’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기계화보병사단과 포병사단(5개 포병련대)을 통합하여 기계화포병사단을 편성했다고 한다. 기존 기계화보병사단의 5개 포병대대가 5개 포병련대로 증편되었다는 ‘2022 국방백서’의 서술은 틀리지 않지만, 그렇게 증편된 사단을 기계화보병사단이라는 기존 명칭으로 부르는지 아니면 기계화포병사단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부르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2023년 2월 8일 열병식 녹화 실황 영상에서 해설원은 기계화보병사단이라는 기존 명칭을 사용했다.
조선인민군 기계화보병사단의 5개 포병대대가 5개 포병련대로 증편됨으로써 기동사단의 화력이 대폭 강화되었다. 그처럼 화력을 대폭 강화한 4개 기계화보병사단이 결전에 대비해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강원도 통천으로 이어지는 사리원-통천 동서횡단축선 이남 전방지대에서 총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결전의 날이 오면, 조선인민군 4개 기계화보병사단은 조선인민군 전략군과 협동작전을 전개할 것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글라이더형 극초음속미사일, 원뿔첨두형 극초음속미사일, 2관 이스칸데르형 변칙비행미사일, 4관 에이태킴스형 변칙비행미사일, 5관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6관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동시다발로 집중발사하는 엄청난 선제타격으로 결전에 돌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군 전쟁지휘소, 공군기지, 레이더기지, 통신망, 방공망, 탄약고, 유류저장고, 전력공급망이 전부 파괴되고, 한국군은 치명타를 받을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치명적인 선제타격을 받은 한국군이 의식불명상태에서 휘청거릴 때, 조선인민군 4개 기계화보병사단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물밀 듯이 남진할 것이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3년 2월 19일 담화에서 “우리는 여전히 남조선 것들을 상대해줄 의향이 없다”라고 썼다. 한국군이 “용감무쌍한 척”하지만 조선인민군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조선인민군은 미국군을 적수로 상대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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