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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42]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 어느 길로 나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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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8,238회 작성일 23-06-13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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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 어느 길로 나아가나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노동계급이 반정부 투쟁에 나섰다

2. 정전 이후 다섯 차례의 민중항쟁

3. 주시해야 할 2023년도 프랑스 민중항쟁

4. 민중항쟁이 돌파해야 할 커다란 장애물


1. 노동계급이 반정부 투쟁에 나섰다

2023년 6월 8일 오전 10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순간부터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의 폭압에 맞선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1961년에 창설된 이후 지금까지 ‘어용노조’의 신세를 면하지 못한 한국노총이 반정부 투쟁을 선포한 것은 노동운동의 방향을 바꿔놓을 중대 사변이다.

한국노총을 반정부 투쟁으로 떠민 충격 사건이 있었다. 2023년 5월 31일 오전 5시 20분경 경찰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 있는 높은 철탑에 소방용 고소작업차 2대를 걸쳐놓고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머리를 곤봉으로 마구 가격하는 폭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그를 질질 끌어내려 인근 병원으로 보냈다. 그보다 하루 전, 김준영 사무처장을 철탑에서 끌어 내리려고 고공농성 현장에 나타난 경찰은 농성 진압을 저지하는 김만재 금속노조 위원장를 둘러싸더니 그의 목을 짓누르고 뒷수갑을 채워 끌어가는 폭행을 저질렀다.

고공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저지른 야만적인 폭행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생존권 투쟁을 짓누르기 위해 미쳐 날뛰는 윤석열 정권의 몰골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었다. 그래서 ‘어용노조’라는 비판을 들어온 한국노총이 반정부 투쟁에 나선 것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들어보자.

“윤석열 정부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개념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상대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적당히 구슬리거나, 그도 아니면 두들겨 패서 정부의 뜻을 관철시키고, 그것을 법과 원칙의 승리로 자평하는 정권이다. 노동계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철저히 배제하는 정부를 향해 대화를 구걸하지 않겠다. 이제 한국노총의 윤석열 정권 심판투쟁은 끈질기고 집요하게 전개될 것이다. 반드시 끝장을 보겠다.”

윤석열 정권이 경찰을 동원하여 한국노총 고공농성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바로 그날, 서울 한복판 세종대로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35,000명이 총력투쟁대회를 진행했다. 총력투쟁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렇게 연설했다.

“지금까지 이런 정권은 없었다. 전두환 정권의 폭력과 탄압, 독재와 비교를 해보아도, 기업 친화를 외친 이명박 정권의 친기업 반노동 정책과 비교를 해보아도,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부패, 독선과 비교를 해보아도 윤석열 정권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철저하게 못된 정권이다. (중략) 우리 민주노총이, 우리 노동자가 희망이 되어 투쟁하자.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독주를 막아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몫이다. 피로 쓴 민주주의의 역사를 지켜야 한다.”

민주노총을 반정투 투쟁으로 떠민 사건이 있었다. 2023년 5월 1일 전 세계 노동자의 기념일인 국제노동절(International Workers' Day) 아침,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회동 제3지대장이 윤석열 독재정권의 구속영장 발부에 저항하여 “건설노조 탄압을 중단하라”라고 외치며 분신하였다. 전신 화상을 입은 그는 이튿날 두 아이를 이 땅에 남겨두고 생을 마감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윤석열의 검찰독재 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윤석열 정권은 이미 2022년부터 화물연대 파업을 강경하게 탄압하고, 건설노조에 대한 ‘200일 전쟁’을 선포하는 등 집중 공격을 퍼붓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노동개악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권은 경찰을 동원하여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 14개소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감행했고,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노동자 1,000여 명을 소환조사했으며, 그 중에서 16명을 구속하는 반민주적 폭거를 자행했다. 독재자 윤석열은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리고 하면서 민주노총을 위협했고,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우익언론매체들은 건설노조를 ‘건폭(건설폭력배라는 뜻)’이라고 모욕했다.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2023년 5월 4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자 5,000여 명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 집결하여 ‘윤석열 정권 퇴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023년 5월 10일에는 민주노총 대표자 1,150여 명이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단위사업장 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선포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2023년 6월 5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회장, 이경민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4인은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전개하기 위한 범국민기구를 결성하자는 제안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제안문에서 “가장 고통받고, 가장 분노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범국민적 항쟁으로 준비해 가자”라고 제안하면서 오는 6월 27일 정권 퇴진 투쟁에 동의하는 각계각층 사회단체들과 개별인사들이 결집해 ‘퇴진 투쟁 공동기구 제 단체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 3일부터 15일까지 총파업 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총파업 마지막 날인 7월 15일에 ‘윤석열 정권 퇴진 제1차 대회’를 개최할 것을 각계각층 사회단체들과 개별 인사들에게 제안했다.

2. 정전 이후 다섯 차례의 민중항쟁

정권 퇴진이라는 말에서 ‘퇴진’은 퇴임을 뜻한다. 퇴진이라는 말은 사퇴 또는 하야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다시 말해서, 정권 퇴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즉각 퇴임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권 퇴진 투쟁은 대통령을 강제로 퇴임시키려는 반정부 투쟁인 것이다.

이전에 일어났던 반정부 투쟁에서는 정권 퇴진이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았는데, 2008년 2월에 출범한 이명박 정권 이후 정권 퇴진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하였고, 2013년 2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이후에는 정권 퇴진이라는 말이 반정부 투쟁의 대명사처럼 널리 쓰였고, 실제로 박근혜는 자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 수감되었다. 대통령을 탄핵, 수감시킨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의 전개 과정을 되짚어 보자.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을 불러일으킨 기폭제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중적 공분과 2016년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 대한 대중적 공분이었다. 당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탄핵을 찬성하는 응답자가 81%에 이르렀을 정도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중적 공분과 반감이 강했다.

이처럼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각계각층 민중이 거리와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으니, 그것이 바로 2016년 10월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제1차 촛불집회였다. 2016년 11월 9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결성되었다. 이것은 1,533개의 사회단체들이 참가한 한시적 공동투쟁체였다.

100,000명 이상의 군중이 모여 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계속하는 가운데, 2016년 12월 3일 230만 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군중이 참가한 제6차 촛불집회 직후인 12월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을 선고했다.

위의 서술한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 경험에서 주목되는 것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와 2016년 10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가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폭발력을 안겨주었다는 사실이다. 만일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가 없었다면, 박근혜 정권 퇴 진투쟁은 폭발력을 갖지 못한 채 촛불집회를 몇 차례 진행하다가 막을 내렸을 것이다.

2023년 6월 현재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벌어졌으나, 세월호 참사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태 같은, 대중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과 다른 경로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해준다.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과 다른 경로는 어떤 것인가?

2023년 6월 5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회장, 이경민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4인이 발표한 제안문이 다른 경로를 암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 4인은 “가장 고통받고, 가장 분노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범국민적 항쟁으로 준비해 가자”라고 제안했다. 이것은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민중항쟁으로 전환되는 발전경로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모두 다섯 차례의 민중항쟁이 일어났다. 1960년 4월 민중항쟁, 1979년 10월 부산마산민중항쟁, 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1987년 6월 민중항쟁, 1991년 5월 민중항쟁이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는 민중항쟁이 아니었다.

민중항쟁은 반정부 투쟁이 격화되어 진압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는 폭동 상태로 전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재정권은 민중항쟁을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파괴하는 집단폭력’이라고 비방하면서, 항쟁 군중을 ‘폭도’라고 모욕했지만, 민중항쟁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주화를 실현하는 정의의 투쟁이며, 항쟁군중은 ‘폭도’가 아니라 민주투사들이다.

1987년 10월 29일에 개정된 현행 헌법 전문을 보면,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라고 명시되었다. 이것은 현행 헌법이 민중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인정한 것이다. 헌법을 개정하였던 1987년 10월 29일 당시는 독재자 전두환이 아직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던 시기였으므로, 부산마산민중항쟁, 광주민중항쟁, 6월 민중항쟁을 헌법 전문에 넣지 않고 4.19 민중항쟁만 계승한다고 했다. 하지만 4.19 민중항쟁 이후에 일어났던 네 차례의 민중항쟁은 4.19 민중항쟁과 동일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다섯 차례의 민중항쟁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피를 흘린 정의의 항쟁인 것이다.

3. 주시해야 할 2023년도 프랑스 민중항쟁

시야를 넓혀, 최근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을 살펴보자.

2022년 3월 15일 인디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Sri Lanka)에서 민중항쟁이 일어났다. 부패와 폭정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스리랑카 독재정권은 민중항쟁을 폭력으로 짓눌렀으나, 항쟁의 불길은 더욱 격렬하게 타올랐다. 궁지에 몰린 스리랑카 독재정권은 2022년 5월 11일 군대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항쟁 군중에 대한 발포 명령은 붕괴위험에 빠진 독재정권의 최후 발악이다.

그러나 독재정권의 발악은 민중항쟁을 가로막지 못했다. 2022년 7월 9일 항쟁 군중은 대통령 관저와 정부 청사를 점거하기 위한 진격 투쟁을 단행했다. 폭동 진압 경찰은 곳곳에 임시방책을 설치하고 최루탄을 난사하였으나, 항쟁 군중은 저지선을 뚫고 진격하여 대통령 관저를 점거했다. 스리랑카의 독재자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는 대통령 관저에서 황망히 빠져나와 공군 수송기를 타고 이웃 섬나라 말디브(Maldives)로 피신했고, 거기서 싸우디아라비아 여객기로 갈아타고 싱가폴(Singapore)로 도주했다. 8개월 동안 계속된 스리랑카 민중항쟁에서 항쟁참가자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250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6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2023년 6월 1일 아프리카 세네갈(Senegal)에서도 민중항쟁이 일어났다. 사흘 동안 계속된 격렬한 민중항쟁에서 항쟁참가자 14명과 폭동진압 경찰관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500여 명이 체포되었다.

국제적인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프랑스 민중항쟁이다. 프랑스 민중항쟁을 폭발시킨 기폭사건은 독재자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이 정년퇴직 연한을 62살에서 64살로 올리는 연금 개악을 감행한 것이었다. 프랑스 국민 80%가 연금 개악을 반대했다. 프랑스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내부모순이 심화되어 민생경제가 쇠락했고, 그에 따라 노동자, 농민, 서민의 생활은 힘들어졌는데, 그런 실정에 더하여 연금 개악까지 감행했으니 어찌 민중의 공분이 폭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분노한 프랑스 민중은 2023년 1월 19일 마침내 항쟁에 돌입했다. 그날 프랑스 전국 200여 지역에서 200만 명이 항쟁에 참여했다. 주목되는 것은, 프랑스의 8개 노동조합이 총파업 투쟁을 벌여 항쟁을 주도하였다는 사실이다. 2023년도 프랑스 민중항쟁의 전개 과정은 다음과 같다.

1월 19일 제1차 민중항쟁 - 200만 명 참가

1월 21일 제2차 민중항쟁 - 참가인원 미상

1월 31일 제3차 민중항쟁 - 280만 명 참가

2월 7일 제4차 민중항쟁 - 200만 명 참가

2월 11일 제5차 민중항쟁 - 250만 명 참가

2월 16일 제6차 민중항쟁 - 160만 명 참가

3월 7일 제7차 민중항쟁 - 140만 명 참가

3월 11~12일 제8차 민중항쟁 - 36만8,000명 참가

3월 15일 제9차 민중항쟁 - 178만 명 참가 (제9차 민중항쟁은 프랑스 철도운수노조, 교원노조, 공항노조, 항만노조, 도시가스노조, 쓰레기 수거노조가 10일 동안 벌인 총파업 투쟁과 함께 일어났다. 노동조합들이 10일 동안 벌인 총파업 투쟁으로 프랑스 산업 전반이 거의 마비 상태에 빠졌다. 프랑스공산당 전국 비서 파비앵 루쎌(Fabien Roussel)은 프랑스공산당이 항쟁 군중과 함께 중단 없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3월 16~23일 제10차 민중항쟁 - 연일 200만 명 이상 참가 (항쟁 군중은 “마크롱 사퇴하라! 무기를 들어라(Aux armes)!”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들은 은행, 상점, 버스 정류소를 들이부수고, 곳곳에 임시방책(barricade)을 설치하고, 폐타이어와 간판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으며, 각목을 휘두르고 깨진 보도블록을 던지며 격렬하게 싸웠다. 대통령궁 앞에 집결한 군중은 “마크롱을 참수하라!”라고 외쳤으며, 마크롱 허수아비를 불살랐다. 항쟁 군중은 낭뜨 시청을 점거했고, 리용 시청에 불을 질렀고, 대형 상가를 점거했다. 진압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난사하면서 항쟁 군중을 무차별 연행하였다. 항쟁 군중은 날마다 늘어나 3월 23일에는 전국적 범위에서 350만 명에 이르렀다.)

3월 28일 제11차 민중항쟁 - 200만 명 참가

4월 6일 제12차 민중항쟁 - 참가인원 미상

5월 1일 제13차 민중항쟁 – 230만 명 참가

국제노동절을 맞은 그날, 프랑스의 항쟁 군중은 처음으로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항쟁 군중의 공격은 경찰서와 정부 청사에 집중되었다. 항쟁참가자 291명이 연행되었고, 진압경찰관 108명이 부상당했다.

4. 민중항쟁이 돌파해야 할 커다란 장애물

민중항쟁은 누가 선동한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민중항쟁은 객관적 조건과 주체적 조건이 성숙 되었을 때 일어난다. 독재정권이 부패와 폭정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면, 그것이 민중항쟁의 객관적 조건을 성숙시키게 된다. 여론지표를 보면, 정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율이 5% 수준으로 급전직하하였을 때 민중항쟁의 객관적 조건이 성숙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11월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의하면, 박근혜 정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율은 5%로 떨어졌다. 이런 여론지표는 당시 민중항쟁의 객관적 조건이 성숙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2023년 5월 2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의하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대중의 지지율은 36%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중항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민중항쟁에서 객관적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체적 조건이다. 민중항쟁의 주체적 조건은 반정부 투쟁의 정치적, 조직적 역량이 충분히 준비되는 것이다. 반정부 투쟁의 정치적 역량은 진보당에 의해 준비되는 것이고, 반정부 투쟁의 조직적 역량은 민주노총에 의해 준비되는 것이다. 만일 진보당과 민주노총이 반정부 투쟁의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민중항쟁의 주체적 조건은 성숙되지 않는다.

2023년 7월 3일부터 15일까지 총파업 투쟁을 벌일 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 마지막 날인 7월 15일에 ‘윤석열 정권 퇴진 제1차 대회’를 개최하자고 각계각층 사회단체들과 개별 인사들에게 제안했다. 진보당은 민주노총의 제안에 적극 호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은 사실상 윤석열 정권 타도 투쟁이다. 정권 타도 구호는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민중항쟁으로 전환되는 결정적 시기에 자연적으로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총파업 투쟁이 반정부 투쟁을 강하게 안받침하면, 투쟁상황은 급변하게 된다. 프랑스 민중항쟁이 그런 사실을 보여준다. 총파업 투쟁이 안받침하지 않는 반정부 투쟁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총파업 투쟁이 안받침하는 반정부 투쟁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민중항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23년 7월 15일 이후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차츰 격화되는 과정에서 어떤 기폭사건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고, 그로써 반정부 투쟁이 민중항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견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민중항쟁으로 전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격화되어 민중항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윤석열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 프랑스 민중항쟁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프랑스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민중항쟁이 13차례나 계속되었건만 마크롱 정권의 붕괴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1960년부터 1991년까지 30년 동안 일어난 다섯 차례의 민중항쟁도 독재정권을 붕괴위험에 빠뜨리기는 했으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1960년 이승만 독재정권은 민중항쟁으로 붕괴되지 않고, 미제국의 비밀공작으로 퇴진되었다. 이승만 축출 음모를 꾸민 미 제국은 1959년 여름 밀사를 경무대에 파견하여 이승만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미 제국은 민중항쟁이 진행 중이던 1960년 4월 25일 주한 미 제국 대사를 경무대로 보내 이승만에게 사퇴를 강박했고, 강박에 굴복한 이승만은 4월 26일 사퇴 성명을 발표했다. 이승만이 사퇴를 번복할 것을 우려한 미 제국은 5월 29일 이승만 부부를 미 제국 중앙정보국(CIA) 전용기에 태워 하와이로 끌어갔다.

민중항쟁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민중항쟁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실현하려면, 커다란 장애물을 돌파해야 한다. 그 장애물은 다음과 같다.

1) 독재정권의 마지막 버팀목인 계엄군을 물리칠 압도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반정부 투쟁이 민중항쟁으로 전환되어 독재정권이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면, 독재정권은 민중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한다. 민중항쟁이 맞닥뜨릴 첫 번째 강적은 계엄령이다.

이를테면, 한국군 수뇌부는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계엄령을 발동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그들의 음모가 수록된 비밀문서에 의하면, 한국군 수뇌부는 제30기계화보병사단 예하 2개 여단과 제9공수특전여단을 출동시켜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광화문 일대와 언론기관들을 전격적으로 점거하고, 전투병력 4,800명, 공수특전부대 병력 1,400명, 전차 200대, 장갑차 550대를 출동시켜 청와대, 국회의사당, 헌법재판소, 정부 청사, 국방부와 합참본부를 특별경비하고,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여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인사들을 대거 체포, 구금하려는 폭압 계획을 수립했다.

2) 종미우익 양당 체제를 유지하려는 미 제국의 내정간섭 비밀공작을 파탄시켜야 한다.

민중항쟁이 맞닥뜨릴 두 번째 강적은 미 제국이다. 미 제국은 민중항쟁과 무관한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는 정반대다. 미 제국은 민중항쟁으로 종미우익 양당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심히 우려하기 때문에 민중항쟁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미 제국의 내정간섭 비밀공작이다.

이를테면, 1987년 6월 민중항쟁 당시 전두환 일당은 군사 정변을 한 차례 더 일으켜 계엄령을 발동하고 독재정권의 잔명을 연장해보려는 음모를 꾸몄다. 그런 정보를 파악한 미 제국은 전두환 일당의 군사 정변 음모를 차단하기 위한 비밀공작을 감행했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시작되었을 때, 한국군 수뇌부는 계엄령을 발동하여 촛불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하려는 음모를 꾸몄는데, 그때도 미 제국은 한국군 수뇌부의 계엄령 발동계획을 저지하는 비밀공작을 감행했다. 2016년 12월 25일 주한 미 제국 대사가 채널A 텔레비전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미 제국이 한국군 수뇌부의 계엄령 발동계획을 저지하는 비밀공작을 벌이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제국의 비밀공작은 종미우익 양당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내정간섭이다. 미 제국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간판’만 바꿔 달며 번갈아 집권함으로써 종미우익 양당 체제가 유지되어야 제국주의 지배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종미우익 정권이 계엄령을 발동하여 반정부 투쟁을 유혈적으로 진압하면, 유혈진압이 기폭 작용을 일으켜 민중항쟁이 일어날 수 있다. 미 제국은 반정부 투쟁이 유혈진압을 계기로 격화되어 민중항쟁이 일어나는 경우, 75년 묵은 종미우익 양당 체제가 붕괴위험에 빠질 것으로 우려한다. 그래서 미 제국은 종미우익 정권의 계엄령 발동과 유혈진압을 바라지 않으며, 종미우익 정당들이 번갈아 안정적으로 집권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승리하더라도, 정권 퇴진은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탈환으로 귀결되고, 종미우익 정당들끼리 ‘간판’만 바꿔 다는 종미우익 양당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승리가 진보적 정권교체로 귀결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진보당과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승리하여 윤석열 정권이 퇴진해도, 진보적 정권교체가 실현되지 않고, 종미우익 정당들끼리 ‘간판’만 바꿔 다는 종미우익 양당 체제가 계속 유지되면, 그것은 ‘죽 쒀서 개 주는 격’이다.

죽을 쒀서 개에게 주지 않으려면 진보당과 민주노총이 힘을 합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주도함으로써 비록 진보적 정권교체는 실현하지 못하지만, 종미우익 양당 체제를 3당 체제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이 승리하여 진보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 3각 체제로 맞서는 새로운 정치 구도가 수립된다면, 진보당과 민주노총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75년이 지나도록 실현해보지 못한 희망, 그것은 노동자, 농민, 서민이 바라는 진보적 정권교체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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