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의 정치탐사] 눈 뜨고 볼 수 없는 윤석열의 조공선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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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의 정치탐사 제45화
눈 뜨고 볼 수 없는 윤석열의 조공선납
2023년 4월 20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2023년 4월 19일 영국의 로이터즈 통신에 윤석열의 해괴망측한 대담기사가 실렸다. 대담에서 윤석열은 비리성적인 망언과 악담을 다채롭게 늘어놓으며 좌충우돌했다. 좌충우돌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자.
누구나 아는 것처럼, 대만문제는 중국이 핵심리익 중의 핵심리익으로 여기면서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국의 내정문제다. 그러므로 대담 중에 대만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중국의 내정문제인 대만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는 대만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바란다"는 식의 중립적 언사로 답변하고 넘어갔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대만문제가 단순히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남북문제처럼 역내문제를 넘어서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껄여댔다. 이것은 중국의 내정문제인 대만문제를 중국의 내정문제가 아니라고 우기는 미국의 내정간섭 망언을 복창하면서 중국을 극도로 자극한 망언이다.
윤석열의 망언 복창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윤석열은 대만해협의 "긴장상태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므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절대로 반대한다"고 목청을 돋구었다. 이 발언을 해석하면,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여 령토완정위업을 실현하려고 하기 때문에 대만해협에 긴장상태가 조성되었고, 따라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중국의 령토완정위업을 절대반대한다는 뜻이다. 대만문제에 관한 윤석열의 발언은 중국의 령토완정을 반대하고 저지하려는 미국의 내정간섭 망언을 복창하면서 중국을 극도로 자극한 것이다.
윤석열의 망언 복창은 중국에서 로씨야로 확대되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우크라이나전쟁은 로씨야가 가장 중시하고,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국가안보문제다. 그러므로 대담 중에 우크라이나전쟁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우크라이나전쟁이 종식되어 평화를 되찾기 바란다"는 식의 중립적 언사로 답변하고 넘어갔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로씨야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하거나, 국제사회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을 하거나,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인도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머무르면서 그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목청을 돋구었다.
로씨야군이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민간인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국제법을 중대하게 위반한다는 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기 위해 상투적으로 늘어놓는 반로씨야 악담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미국이 로씨야를 중상비방할 때마다 써먹는 악담을 복창하면서, 한국이 미국을 적극 추종하여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로씨야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목되는 것은, 윤석열의 반중국 망언과 반로씨야 악담이 무의식적으로, 즉흥적으로 내뱉은 실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중국과 로씨야의 외교보복을 예상하였으면서도 악담과 망언을 사전에 생각해두었다가 대담에서 꺼내놓은 것이다. 윤석열의 그런 행동에 깔려있는 의도는 무엇일까?
지금 윤석열은 일생일대의 중대사를 앞두고 있다. 다음 주 월요일에 그는 제국의 수도를 방문하게 된다. 실무방문이 아니라 최상급 국빈방문이다. 윤석열이 이번에 미국의 반중국 망언과 반로씨야 악담을 복창한 것은 그가 최상급 국빈방문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저지른 행동이다.
윤석열은 백악관의 국빈초청이 자기에게 평생 딱 한 번만 주어지는 소중한 기회라는 사실을 안다. 그는 백악관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기에게 국빈초청이라는 엄청난 선의를 베풀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또한 그는 백악관이 국빈초청에 상응한 대가를 요구한다는 사실도 안다.
백악관이 국빈초청의 대가로 윤석열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백악관의 요구는 변함없는 복종과 다함없는 충성이다. 다시 말해서, 하수인을 국빈으로 우대해주는 은덕에 감지덕지하면서 미국에 복종하고 충성을 바치라는 것이다. 백악관은 미국과 한국의 주종관계를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재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백악관의 그런 의중을 헤아려 살핀 윤석열은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에 자신이 미국에 복종하고, 미국을 위해 충성을 바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해야 했다. 로이터 통신에 실린 윤석열의 대담은 국빈초청에 상응한 대가를 미리 바쳐야 하는 하수인의 조공선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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