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칼럼] 민통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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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칼럼] 민통선편지
[민족통신 편집실]
민통선 마을
25년前 이 작은 오지 마을에 들어와
동네 땅을 빌려 내손으로 벽돌 건물을 짓고
민통선 아동복지 사역
애기봉 등탑해체운동
미군추방 분단해체 운동 등
항미 통일운동을 한지 20여년이
넘었다
헌금이라는 말이 일상화된 시대에
헌금 한푼 거두지 않았고
목사 사례비 한푼 받은적 없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서
직장생활하며 자급자족 했고
구걸하는 목회를 해 본적이 단 한번도 없다
올망졸망 자라던 아이 두명도 이제는 다 커서
직장 잡고 내 품을 떠났다
통일목회 30여년 세월에 어언 칠십이
다 되었다
남은건 민통선에 들어온후에
생긴 신식민지 조국이 덕지덕지
붙여준 전과 딱지뿐ᆢ
20여년 동안 년세를 주며 썼던
이 건물 땅도 되돌려 주든지 돈주고
사라고 한다 자본주의에서의
당연한 주문이다
투기성 부동산을 한번도 사본적도 없고
헌금을 한푼도 받은적이 없으니 교회재산을 증식 시킨적도 없다
교회는 재산이 없는것이 당연한 인간 해방의 신학노선으로 여겼다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변함 없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수 있는데
20년 넘게 걸어온 자본 증식 없는 나의 목회길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
그러므로 비워주어야 하나 ? 사야 하나 ?
자본주의에서 흔히들 하는것 처럼 은행에서 빌려 땅 사서 소유하고
빚쟁이가 되어 쫓기듯 살아야 하나 ?
貧한 목회자라도 빚 한푼 없이 살았는데ᆢ
자본주의에서의 민중해방 목회는
자본 없는 실패를 전재로 하는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치열한 싸움터의 자욱한 먼지만 가득하다
농성장을 떠나 모처럼
혼자 머무는 민통선마을의 밤
숲속에는 먹물 같은 진한 어둠만이 일렁이고 짙은 어둠은 소소소
탄식이듯 긴 한숨을 토해낸다
글, 사진 : 이적 목사 (통일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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